어느 해 길을 가다가 어느 상점에서 틀어놓은 라디오에서 가수 패티김씨의
"그대 없이는 못살아"라는 노래의 한 소절이 들려왔다.
"사모해 사모해 당신을 사모해 강물이 바다로 흘러가듯이 당신을 사모해.
사모해 사모해 당신을 사모해 장미꽃이 비오기를 기다리듯이 당신을 사모해..."
이 세상 모든 대중가요를 들여다보라. 또 고래로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불멸의 시들을 모아보라.
거의 모두가 연애 노래 또는 연애시다. 심지어 성경 최고의 노래라고 할 수 있는 '아가'서도 연애송가다.
연애는 동서고금 모든 시와 노래의 주제이고 시와 노래에서 이 주제가 빠지면 소위 앙꼬 없는 찐빵이 될 것이다.
누군지 몰라도 사람은 사랑의 대상을 찾고 이 대상을 향하여 끝없이 흘러가려고 한다.
인격적 장애를 가진 자들이건 원만한 인격의 소유자이건 이런 현상은 동일하다.
그들은 이런 욕구를 충족시켜줄 이성을 찾아 연애를 하고 결혼도 한다.
그토록 원하던 것이 성취됐다면 이제 그들은 다른 대상에 대한 어떤 욕구도 없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살아가는 동안 자기의 배우자에게서 점점 신비의 휘장이 벗겨지고
그 익숙해진 상대가 자기 환상 속의 그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는 씁쓸한 순간이 온다.
장미꽃이 비오기를 기다리듯이 사모하던 그 당신이라는 사람이 알고 보니
한갓 결점 투성이의 불완전한 존재라는 것을 직면하게 된 경우다.
이런 경우에 대응하여 몇 가지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아마 사람을 말못 보았을 테니 어딘가 자기 환상의 대상이 있을 것이라는 것,
또는 자기가 갈구하는 대상은 다만 환상일 뿐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
또는 자기가 갈구하던 대상은 인간 이상의 존재일 것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마음속에 상주하던 그 환상적 대상이 그야말로 환상일 뿐일까 아니면 실재하는 것일까.
그 수천만의 시와 노래 속에서 추구되던 연애 대상, 장미꽃이 비오기를 기다리듯이 사모하던 그 대상이
근거도 없이 순전히 인간 마음 속 허망한 장난에 불과한 것이었을까?
그럼 왜 인간은 집요하게 그 허망한 대상을 위해 수천만의 시를 짓고 노래를 하는 우행을 한다는 말인가?
또 단순히 환상이라는 게 밝혀졌다면 이제 그런 작업은 끝내야 한다.
하지만 인간 역사의 시초부터 종말까지 이 작업은 중단 없이 진행될 것이다.
왜 그럴까? 사실을 말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어떤 불가피한 진실 때문이다.
답은 결국 인간이 동경하는 완전한 대상은 실재하는 것이며
인간 내부엔 그 완전한 대상에 대한 반응이 작동하는 것이다.
이것이 상대성의 원칙이다.
즉 세상에 물이라는 게 없다면 인간 안에 목마름이라는 현상이 없었을 것이며,
세상에 음식이라는 게 없었다면 인간 안에 배고픔이라는 현상이 주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무엇인가를 사무치게 동경한다면 그 사무치게 동경하는 대상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타락한 후 그 대상에 대한 인식이 어두워졌기에
인간, 물질, 이상향, 우상 등 각종 우상숭배를 추구하면서 남의 주소를 찾아 헤매는 것이다.
장미꽃이 비오기를 기다리듯이 사모하는 당신, 봄 여름 가을 겨울 비가 오든지 눈이 오든지 노을이 지든지
우리 마음 속 빈 공간에서 그침 없이 일어나는 그리움의 대상은 하나님이다. 주님이시다.
사람이 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그와 연합된 후 언젠가 그는
자기 사모의 궁극적 대상을 인식하고 자기가 비로소 그 궁극적 대상 안으로 들어와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2025. 2. 5
이 호 혁
첫댓글 주님을 늘 사모하는 신앙 갖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