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김 성 문
2022년 6월 말경 영천시청에 문중(門中) 일로 가게 되었다. 동대구에서 영천 간 경부고속도로는 편도 3차선으로 확장되었다. 활주로처럼 넓어 보이는 도로로 열심히 달리는데 승용차 앞쪽 편의 장치 중 한 곳에 경고 램프가 들어온다. 영천시청에 도착하려면 5km는 더 달려야 한다. 안절부절못하는 내 마음과는 달리 승용차는 아무런 반응 없이 잘 달리고 있다.
영천 시내에 들어서자 카센터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승용차 수리 직원은 엔진 계통에 이상이 있으면 편의 장치에 이런 표시가 나타난다고 자세하게 설명한다. 약 5년 정도 운행했으니 새것으로 요구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큰일이다. 엔진 계통이면 몸속 어느 기관이 탈이 났다는 이야기이다. 직원은 멀리 못 가지만 약 30km쯤 달려도 이상은 없다고 한다.
오는 길에 혹시나 차가 멈추지나 않을까 걱정이 되어 국도를 선택했다. 단골 카센터로 직행했다. 카센터 직원은 오일펌프 계통에 이상이 생겨서 앞면 편의 장치에 이런 기호가 나타난다고 한다. 오일펌프의 기능은 승용차 엔진 내부로 오일을 순환시켜 부속 기계들의 마찰을 적게 하여 잘 움직이도록 하지 않는가. 승용차의 오일은 기계가 맞닿는 부분의 마찰을 덜기 위한 윤활유이다.
오일펌프는 사람의 심장 기능과도 같다. 심장 박동이 떨어지면 혈액 순환에 이상이 생겨 여러 가지 질환이 오게 된다. 승용차도 오일펌프 기능이 떨어지면 무리가 오고 운행에 위험하다. 오일펌프를 교체해야 한다고 한다. 오일펌프 교체는 약 2일 정도 소요되고 교체 비용도 엄청나다. 안전 운행을 위해서는 교체를 늦출 일이 아니라 지금 교체하기로 했다.
승용차 운전석 앞쪽에는 인공지능으로 수행하는 편의 장치 버튼이 여러 개 있다. 나는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버튼만 알고 지금까지 운행하고 있다. 시동을 걸거나 도어를 잠그고 해제하기, 트렁크 여닫기, 에어컨의 실내 온도 조절, 외부 공기 차단과 유입 등 간단한 버튼만 조작하여 계속 운행했다.
오일펌프 교체를 마쳤다. 평상시처럼 운행하고 있는데 편의 장치 버튼 중 램프가 없었던 곳에 램프가 켜져 있다. 이건 또 무슨 고장인지 놀라서 주변 카센터에 가서 여쭈니 잘 모르겠다고 한다. 아마도 편의 장치 버튼을 잘못 건드려 램프가 켜진 것 같다. 램프가 켜진 편의 장치는 SYNC이다. 평소 운행할 때는 램프가 꺼져 있어서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오일펌프 이상이라는 표시가 나타난 후라서 그런지 또 불안하다.
적당한 곳에 주차한 후 단골 카센터에 문의했다.
“운전석 앞쪽 편의 장치 버튼인 SYNC에 램프가 켜져 있습니다. 무슨 고장인지요?”
카센터 직원의 답변은 간단했다.
“운전석 및 동승석의 실내 온도를 다르게 조절하고자 할 때 사용하는 버튼입니다. 램프가 들어와 있으면 독립 조절이 안 되는 기능입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속담처럼 오일펌프 램프에 혼이 나서 SYNC에 램프가 켜진 것도 놀랄 수밖에 없었다. 편의 장치는 운행 중 운전자의 안전을 위하여 한몫을 한다. 모두가 자동화 시스템으로 인공지능이 처리한다.
인공지능은 무한 속도로 발전되고 있다. 1984년 개봉한 영화 「터미네이터」는 미래 사회를 지배하는 터미네이터라는 인공지능 로봇을 개발했다. 인간을 무차별적으로 죽이는 미래 사회의 모습을 그렸다. 그러나 2000년 개봉한 「바이센테니얼 맨」은 로봇이 인간을 돕고 인간과 조화롭게 화합하는 미래 사회를 그렸다. 「바이센테니얼 맨」은 개봉 당시 미래였던 2005년을 배경으로 했다. 가정용 로봇이 지능과 호기심을 습득해 인간으로 변하고 싶어 하는 스토리였다. 두 영화 속에는 로봇 인간, 나르는 승용차 등 다양한 인공지능으로 움직이는 기술이 등장했다. 개봉 당시에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지만 이제 현실이 되었다.
이미 인공지능은 사회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과일의 맛과 품질을 동시에 잡는 인공지능 선별 시스템으로 맛있는 과일을 맛볼 수 있다. 과일의 중량과 당도, 수분량, 익은 정도까지 측정할 수 있다. 획기적이다. 또 인공지능으로 하수관의 결함을 빨리 탐지하여 미리 큰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신문 기사도 봤다.
로봇은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을 대신해 준다. 로봇으로 수술하면 더 정확하다고 한다. 로봇 인간이 전쟁터의 군사도 된다. 하루는 대형 식당에 갔다. 음식 주문과 배달을 로봇이 한다. 호기심이 있어서 유심히 봤다. 내장된 프로그램으로 사람이 하는 역할을 대신 수행하고 있다.
무인 승용차도 나왔다. 정말 인간이 운전하는 것처럼 주위 환경을 정확하게 판단하여 바르게 운전할 수 있을는지 걱정은 된다.
요즈음 새로 나온 승용차에는 다양한 인공지능들이 존재한다. 타이어 공기압 안내, 차선 이탈 안내, 일정한 주행 속도 등이다. 나는 오일펌프 교체 후 편의 장치 기호가 무엇을 뜻하는지 파악하여 이제야 겨우 사용법을 익혔다.
인공지능의 발전은 인간이 설 자리를 점점 빼앗고 있다. 그러나 어려운 일을 처리하는 데는 인공지능의 순기능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인공지능은 이미 일정 수준 이상이다. 이제는 그 이상이 필요하다. 인간과 공감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할 날이 곧 다가올 것 같다.
머지않아 인공지능 덕으로 도로 위를 나르는 승용차도 기대해 본다.
첫댓글 과학이 인간을 노동에서 해방시키고 자유를 주는 것은 맞지만 "일을 잃어버린 인간이 갈 곳은 어딘가?"의 문제가 남습니다. 오늘 사무실 앞 도로에 담배꽁초를 집게로 줍는 공공 근로자 두 분이 계셨습니다. 모든 것을 인공지능이 다 해버리면 담배꽁초 줍는 일마저도 인간의 몫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니 농촌의 보물 1호가 "일소"였다가 경운기 트랙터가 나오고 나서는 "비육우" 신세가 되어버리듯 인간도 그렇게 쓸모 없게 되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입니다. 생산의 과실을 받을 수 있는 배부기준이 되는 그 무엇을 전혀 가지지 못하는 인간은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무슨 돈으로 구입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도 해 봅니다.^^
좋은 멘트에 감사드립니다. 인간의 영역을 많이 침범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인공지능으로 발전되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생명은 존엄합니다. 한 번 주어진 생명을 오래도록 가질 수 있는 분야로
발전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
앞으로 사람이 운전하지 않아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운전해 주는 자동차도 나온다고 합니다. 적응하기가 어려운 일이 자꾸 많아지면 우리는 쩔쩔매기만 할것 같습니다. 발전한다는 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니더군요.
조 선생님! 더위에 잘 지내시죠?
멘트에 감사드립니다.
로봇이 인간을 능가하는 세상은
영원히 없다고 봅니다.
인간의 두뇌는 우주 세계보다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