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하대학교 교육학과 황찬호
때는 스무살, 대학교에 입학한 후 첫 종강을 맞았던 저는 매번 친구들과 똑같은 게임, 여행을 즐기는 것이 점점 지겨워졌습니다.
그래서 카카오톡 단톡방에 뜬금없이 #룰렛을 검색한 후 6개로 나눠 지역을 입력했어요ㅋㅋㅋ..
경기도, 강원도,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제주도
이후 친구들은 하나, 둘씩 답장을 하며 어리둥절했고, 강원도가 당첨되었습니다.
"우린 맨날 하나부터 열까지 계획하고 여행을 가니까 그것도 좋지만, 우리가 정말 생각해보지 못한 곳을 한번 가보는 건 어떨까.."하고 조심스럽게 친구들을 설득했고, 다들 재밌을 것 같다며 동의를 해줬습니다.
그 다음 강원도 내 각자 생각나는 지역을 하나씩 입력해서 룰렛을 돌렸고, 최종적으로는 춘천이 뽑혔습니다.
몇몇 친구들은 해안가 쪽을 원했지만, 사전에 합의했으니 딴 말을 못했죠.
거짓말처럼 보일 수 있으시겠지만, 숙소와 이동수단 모두 룰렛으로 돌렸습니다. 숙소는 풀빌라가 나왔고, 결국 춘천까지가서 관광은커녕 유명한 카페 몇 군데 구경하고, 저희들끼리 하루종일 숙소에서 놀았답니다... 근데 정말 우연치 않게도 제가 3년 후인 지금, 아버지 사업으로 인해 춘천으로 이사오게 되었어요. 그리고 그때 유명했던 카페 중 기억에 남았던 한 곳을 가족들에게 소개시켜주고 같이 다녀오기도 했구요.
인스타그램에 실제로 이 과정들이 담긴 내용을 스토리에 보관했었는데, 전역한 이후 인스타그램 계정을 삭제해버려서 남은 것이 없네요.. 그때 갔던 친구들이 처음에는 '이건 좀 아닌 것 같다'라고 했지만, 지금도 가끔 그 친구들과 모이면 이 얘기를 하면서 계획없이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직관적으로 할 때 또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느낀 것 같아요. 저 또한 이렇게 놀러가기 전까지의 과정이 재밌었고 틀을 깨는 것 같았어요. 그 뒤로 또 다시 무작위 여행을 하진 않았답니다..^^ 한 번으로 만족한 것 같아요. 혹시 또 모르지만요..?
그때는 그게 그냥 재밌던 경험이었는데 교수님 수업을 듣고 그 당시를 생각해보니
제 생애 첫 합리모델을 버린, 직관적 여행이었네요. 뜻깊은 추억이 되었습니다ㅋㅋㅋ
첫댓글 룰렛으로 여행지, 숙소 등을 정하는 게 정말 신선하네요. 저도 무계획 즉흥 여행을 해보고 싶었는데, 룰렛으로 정하면 더 재밌을 것 같아요. 좋은 아이디어 감사합니다:)
저는 친구들과 여행을 가고자 할 때면 목적지와 숙박시설만 정하고, 나머진 '그때 가서 꽂히는 곳 가지 뭐~'라는 마음으로 정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엄청 뿌듯해 하면서 '역시 여행의 묘미는 무계획이지~'라고 하는데, 본 글을 읽으니 저는 아직도 합리주의적인 인간이었음을 또 한번 인지하고 갑니당..ㅋㅋ 저도 다음 여행은 모든 걸 랜덤으로 걸어볼까 합니다ㅎㅎ
룰렛으로 여행지만이 아니라 숙소랑 이동수단까지 정하셨다니... 엉뚱한 게 걸렸을 때 무척 당황스러우면서도 너무 재밌으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여행보다 오히려 당황스러웠던 그때의 상황들이 더 기억에 잘 남았을 것 같아요. 저는 항상 계획을 짜서 하는 여행만 다녔었는데, 이 글을 읽고나니 이렇게 즉흥적이고 재밌는 여행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와 룰렛으로 여행 계획을 정하셨다니?...정말 짜릿할 거 같아요!! 저도 이번 방학에 친구들과 각자 가고 싶은 장소를 하나씩 말하고 룰렛을 돌려 결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말 재미있을 거 같아요!! 저도 예전에 제주도에 즉흥적으로 여행을 가 정말 재미있었는데 룰렛 여행이라...꼭 저도 실행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