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생긴 길 하나를
세상의 길로 이어보았다 그 길을 따라
집을 벗어나 걷다가 강가에 서서 뒤를 돌아보았다
다시 돌아갈 수 있는 길이 있다
길 끝에 내 생을 이어온 오래된 마을이
어쩌면 내 생의 전부였을 산 아래 몇몇 집들이 가만히 놓여 있다
나의 모든 말들이 한길로 모여 저 마을로 걸어들어서기를
걸어놓은 후회와 낙담과
한 발 늦었을 때 한 발 다시 내어 디디던
절망의 발길에 차인 저녁 이슬이 터지던 울음을 잊지 말자
나는 어제 걷던 길을 다시 걷는다
어디를 가든 어디로 가든
마음을 담은 한 걸음이 한 걸음을 배워
저 마을의 한 걸음에게 간다
[모두가 첫날처럼],문학동네, 2023.
첫댓글 마음을 담은 한 걸음...
가슴에 와 닿은 구절 잘 간직하겠습니다.
좋은 글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