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보니 제목이 낯간지럽다
그렇긴해도 뭐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으니
그만 넘어가자
그렇다 남편은 "참, 특별한 당신"이다
아니 "특이한 당신"인가?
ㅎ ㅎ ㅎ
좋게 말하자면 그는 참으로 '열정적인 사람'이고
좀 나쁘게 말하자면 그는 몹시 '외곬수'다
누군들 가슴속에 품은 뜨거운 그 무엇이 없으랴
하지만 남편의 그 무엇은 레벨?이 좀 다르다
게임의 급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는 무엇이든지 후벼판다고나 할까?
어떤 것에 필이 꽂히면 한동안은 그것외엔 아무것도 보지 않는다는 것
그가 초딩6학년 때
지금 아버님 살고계신 건물2층에 당구장이 세들어왔고
어느날 우연히 거기에 필이 꽂힌 소년은
급기야 중딩시절 믿거나말거나지만 400을 육박했다고
전설같은 이야기를 친구들은 요즘도 전하곤 한다
총각 직딩시절 그는
테니스에 미처
직딩대항대회를 휩쓸고
마침내 자신의 고향과는 전혀 상관없는
시대표로 전국체전에 출전하기도
물론 그결과는 미미했지만 ㅎ ㅎ ㅎ
한때 볼링이 전국민의 레져스포츠로 유행했을 즈음인가부다
내가 볼링장 코치에게서 한쪽 어깨를
안기다시피 폼을 배우며 무거운 공을 '던질 때'
그는 서점에 가서
볼링책을 샀다
그리곤 그책을 통째로 외다시피 독학 텔레비전에 중계되는 프로그램을
녹화하고 새벽까지 독파?하여
참으로 아마추어라고 하기엔 무색하게
280점을 올려 무신 볼링장에서 주는 경품도 받아오고
그러나 그의 폼은 참으로 엉성벌쭘하여
그야말로 '야메 볼링'이었다는 것 ㅋ ㅋ ㅋ ㅋ
안드레아 애거시, 피터샘프라스, 마르띠나 힝기스....
3대오픈에 명성난 이름들이다
특히 피터샘프라스는 그가 몹시 좋아하던 테니스 선수다
드물게 테니스는 그가 두번 미친? 스포츠인데
새벽 다섯시만 되면 동네코트로 달려나가고
말단주제에 칼퇴근하여서 또 코트로 달려나가고
한때 나는
의부증에 빠질 뻔도 했다
혹 테니스장에 이쁜 아주메와 부적절한 관계에 빠진게 아닌가해서 ㅎ ㅎ
그땐 피터 샘프라스의 시속150넘는 강서브를 흉내내느라!
집에 넘쳐나는 게 라켓이요 의자며 식탁이며 모서리진 물건들은 죄다
노란 테니스공을 십자로 찢어만든 보호대?를 쓰고 있었다
그리고나서 그의 광기어린 애정이 다시 시작된 것은
골프였다
작은시숙의 구력이 프로입단 수준이신데
월급쟁이 남편이야 언감생심 꿈도 못꿀 스포츠가 바로 골프아닌가
시쳇말로 "뽀대나고 있어뵈는" 그 스포츠를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맘속에 키우고 있던 그는
마침내 시숙님이 클럽을 새로 장만하시면서 넘겨준
클럽을 품에 끼고 또다시 독학하기 시작했다
책을 사모으고
인터넷을 드나들고
잠자는 시간을 애껴 잭니클라우스의 경기를 보고
그러다 머리를 얹고는 그만 두었다
집안사정이 급박하게돌아가
차마 라운딩비용을 마누라몰래 마련할 수 없었으므로
골프에 대한 미련은 아직까지도 식지않아서
가끔씩 스포츠채널을 보는 그의 눈빛은
각별하고 때로는 애틋하기까지 하다 ㅎ ㅎ ㅎ
최근 들어 그가 미쳐 있는 스포츠는
수영이다
그동안 5년 가까이 혼자 떨어져 살면서
잔소리하는 마누라없으니
제대로 씻지도 않고 밤시간 적적함을
술로 때우던 그에게
마누라와 두딸이 내려준 특단의 조치였다
다행히 이곳 서울은 지방과는 달리
아주 늦은 시각까지 직딩반이 있으니
수영하기엔 좋은 조건이었다
아니나다를까
그는 또 자료들을 스크랩해두었다
(이번에 올라와 쑤셔넣어놓은 것들을
정리하다보니....)
아무튼 그는 수영하러 풀에 들어가면
들어가는 그 순간부터 나올 때까지 한번도
풀바닥에 발을 안 대인다고....ㅎ ㅎ ㅎ
아이들이 과연 우리 아빠답다! 고 한다
같이 운동하는 사람들도 진저리를 칠 정도라고 한다
수영에는 한참 선배인 이 마누라가 볼 때
남편의 수영에 대한 애정을 앞으로도 한 2년여는 더 갈 것이다
지금은 1년반이 지난 시기이므로
수영에 대한 애정이 꽃피는 시기이니까 ㅎ ㅎ ㅎ
그외에도 그에겐 남다른 특별한 '광기'가 많다
점심메뉴로 남편이 지금 6개월이상 파고 있는 것은
낙지비빔밥!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그 집이다
그 이전엔 남원추어탕이었다 내가 알기에 그것도 6개월 이상을 먹었다
또 두어달 전엔 견과류가 치매예방 및 두뇌회전에 좋다는
정보를 어디선가 접하고는 그날로 당장
마트에가서
검정꺠, 참깨, 해바라기씨, 잣, 호두, 땅콩을
정말 기십만원어치를 사왔다
그리고는 하루에 몇술씩 매일 먹는다
(그런데 정말 신통한 것은 일주일이 지나자
트리트먼트를 해도 늘 빨래비누로 머리감은 것 같은 그의 돼지털 머리칼이
참하게 촉촉해졌다는 것!)
하는 수 없이 마누라인 나는
각종 견과류를 다넣은 강정을 만들어줘야 했고
사무실엔 매일매일 고소한 깨냄새가 진동한다
남들이 들으면 무신 신혼야그하냐 혼돈하겠지만
정말 참기름집에 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지금은 또 구기자에 미쳐있다
사무실에서 구기자 달이는 곳은 아마도 대한민국 천지에 없을 것이다
"내 죽는 날까지 이것을 떨어뜨리지마랏!"
그의 광기어린 애정이 시작됐다는 신호다
ㅎ ㅎ ㅎ
카페 게시글
모놀가족 이야기
참, 특별한 당신....
은사시나무
추천 0
조회 387
06.06.01 13:29
댓글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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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ㅎㅎㅎ 최소 6개월은 가니 은사시님 반찬걱정는 없겠수? 짝으로 사다 놓고 해 주면 걱정 없잖수 ㅎㅎㅎㅎ
이론상으로 볼 때 딴은 그런셈이지요^^; 그런데 정말 6개월 후엔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는 참 이상하고도 특이한 식성 ㅎ ㅎ ㅎ 그런데 그 식탁에 뭐 남푠만 앉나요? 옆에서 보기만해도 식구들 다들 질립니다 ㅎ ㅎ ㅎ ㅎ
모놀 답사에 같이 오이소~~그라믄 모놀에 빠져 은사시님이랑 여행 같이 다닐수 있지 않을까요? 카메노도 중2때부터 테니스를 치는데..아직까지..일요일만 되면 월례회,철도테니스 선수로.. 혼자만 즐기는것 같아 안되겠다 싶어 모놀에 가입시켰잖아요!
레오님 그란데 저 광기어리신 매니아께서 수줍음이 많다는 거 아닙니까! 그래서 특히나 아주메들 많은 곳엔 안갑니다... 그나마 다행이지요????? ㅎ ㅎ ㅎ ㅎ
이제야 수면위에 드러 내시고 숨을 쉬시는 군요...누야.잘 지내시죠?애들은요?22일 서울 가요(티월드페스티벌-삼성동코엑스)....뵐수 있기를....
은제 22일? 6월22일? 3주전부터 스케쥴을 잡아주니 내가 무신 스타가 된 것 같구마^^; 그라지뭐 보리문딩이 버서비를 만나야제 ㅎ ㅎ ㅎ
집념과 왕성한 호기심, 멋진 분 같습니다ㅎㅎ
'집념'하나는 끝내줍니다..ㅎ ㅎ ㅎ 다만 가끔 그 집념이 엉뚱한 데로 흘러 여러사람 애먹이지만요 ㅎ ㅎ ㅎ ㅎ
글로나마 만나서 반가워요.^^
구카님 제 무심함을 용서해주세요 ㅠ.ㅠ 하지만 알고 있지요 구카님이 늘 은사시 이뻐라 해주시는 것요 아마 앞으론 자주 뵐 수 있는 기회가 오겠지요
수험생 엄마라 이것저것 힘들죠? 은사시님은 잘 해내고 계신것 같네요. 답사는 못가도 언제 한번 만나서 점심이라도 해요.
저는 ...그심정 정말 백번 이해갑니다.....왜냐하면...울집에두 그 비스그리한 남자외계인이 한명 생존하고 있거든여...ㅡ.ㅡ'''
헉? 관조짝님두요? 설마~~~~
헉! 외계인 맞아요 맞아 정말 딱 맞는 표현이야요^^
오랫만일세 어찌 지내는지 궁금도 했었는데 재밋는 글도 남겨 주니 좋군 자주 나타나시길....
그러게요 달새오라방^^ 바쁘게 잘 살고 계시는 모습만 늘 먼발치에서 뵙고 있네요 답사엘 자주 가야 자주 나타날 명분이 생기는데 ....참 ㅠ.ㅠ
오늘은 은근히 자랑이 많으시네요. 창원에 따로 계실 땐 맨날 웬수, 웬수 하시더니만...ㅎㅎ 지는 거꾸로 창원에 있을 땐 서로가 애틋한 것이 신혼이 새로 왔나 싶더니 막상합치니 웬수 사이가 된 듯합니다.ㅎㅎ 멋쟁이 남편님~~ 은제 얼굴함 보입시더.
ㅎ ㅎ ㅎ '자랑'처럼 보였어요? 그런 맘 눈꼽만치도 없었는데^^; 웬수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맘으로 그냥 봐주고 있습니다. 안봐주면 삐질까봐서요 이양반이 또 '작은마음'(소심)협회회원이라 잘 삐지거든요 ㅋ ㅋ ㅋ
멋진 남편을 두셨네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휘리릭님 자신의 일에만 저토록 미치고 그외에는 절대 거들떠보지 않는 당사자의 말에 의하면 '초연함'이 사람잡습니다 ㅠ.ㅠ
정말 행복하게 사시네요..한가지에 미칠수 있다는거 부럽습니다. 저는 워낙 끈기가 없어놔서...쩝!
그러게요, 끈기 하나는 어디 내놔도 모자라지 않을 것 같아요 그런데 우리 둘째가 그 고집을 고대로 빼다박았어요^^; 강씨부녀의 힘을 날마다 보여줍니다
손자벙법에 나오는가? 삼국지에 나오던가??? 그런 사람을 절대로 적을 맹글어서는 아니된다고...^^* 무섭지만 속면은 참 편안한 멋찐 남편이여요~~ 시동이 늦게 걸리는 저보다야 ㅎㅎㅎ
초시님이 훠얼씬 멋지시옵니다! 제가 바로 그 손자병법인지 삼국지인지 하는 금언 때문에 봐주고 삽니다..... 그런데 이 사내는 마누라의 깊은 뜻을 모른답니다 흑흑
ㅋㅋ 불광불급(不狂不及)...미치지 않으면 미칠 수 없다! ㅎㅎ 매사에 열정적이실 모습이 훤하네요^^
오로지 정민선생이 쓴 그 글에 나오는 옛선인들처럼 멋있어지기만을 바랄 뿐이어요 과연 그리될란지....
ㅎㅎㅎㅎㅎ 언냐 어째..누구 옆에 있는 사람이랑 비슷하요^^; 잘 지내시죠? 궁금하고 보고싶고...경주 아니오셔서 섭섭했고.....잘 지내시는것 같아 좋아보이고....그럼 다음에 꼭 뵈요~
헉 영은아배도? ㅎ ㅎ ㅎ ㅎ 나도 보고잡다, 엿장시도 보고잡고, 경주도 보고잡고, 동해바다도 보고잡고 엿장시는 서울출장 안오나?
가족방에서 은사시님 글 보는게 울매만이노..............집념의 사나이는 운제나 뵈주노?
언냐 글만 맨날 올라오는 거 배아퍼서리 썼잖아 ㅎ ㅎ ㅎ 나는 어제 하나도 안 '띰띰하고' 바뻤는데 생수통싸개인지 하는 거 맹글었어 ㅎ ㅎ ㅎ
그 광기가 은사시님에게서는 6개월이아니고 평생을 갈터이니..참..행복한 당신이네요~ㅎㅎ....난 그런 남자 참 멋지던데..ㅎㅎ........아주메들 많은 모놀에 함 모시고 와보세요~..ㅎㅎ..우리 문화에도 필이 확!....
오우 들녀사! 자기가 몬져 그 늘 팔베개해주는 멋진 남푠 좀 모시고 와봐봐요 그람은 나도 애써볼께유 ㅎ ㅎ ㅎ
요즘에 팔베개도 안해주는 남편이 있나..?..ㅎ 은사시님의 특별한 그이는 책보느라 날밤새니까 그런거지요...모..ㅎㅎ 우리 평범한 그이는 늘 나보다 먼저 자리에 누워 있으니 늘 베게 대령이구~ㅋㅋ
팔벼개 ...가 ...머드래요??...................헐~
팔벼개?..............................................아이구 ~ 더워.
팔뚝에 땀띠나것따.........................에고! 더버라, 더버~^^
삭제된 댓글 입니다.
헉, ㄱ러니까 결론은 버킹검!!! 인건가요? ㅎ ㅎ ㅎ ㅎ
다른 건 다 못 따라해도 먹는거는 쬐끔 따라할 수 있을거 같아요. 왜냐하면 비빔냉면 비빔국수에 빠져서 아침 부터 비빔냉면 먹는 사람은 흔치 않을거라서요. 저 그런 사람입니다. 며칠 그러다가 지금 위장약 먹고 있긴 하지만서두요. 흠~ 일편단심 민들레 같은 남편이시네요. 정말 특별한 남편이십니다요.^^*
ㅎ ㅎ ㅎ ㅎ ㅎ 가능성이 보이시는군요^^ 아니 암만해도 같은꽈이신 거 같어요^^
내가 제일 하지 못하는 것이 끈기인데 부러워요...기좀 나눠 받으면 나한테도 생길려나.ㅎㅎㅎ
청한님 지금 그모습 그대로 충분히 멋있으시고(갠적인 생각이지만 뭐....청한님의 민머리도! 진중해뵈고 멋있으시기만 하던데^^) 젠틀하셔요...더 욕심내면 돌날아가고 '특이해'지십니다^^
ㅎㅎ 며칠전에 느닷없이 소금쥔이 은사시님이 요즘 뭘하시나~~ 하더니..둘이 텔레파시가 통했나봐요..오랜만에 모놀들어온 소금쥔이 젤 방가방가!!!ㅎㅎ
은사시도 그랬지요, 소금패밀리 왕소금 꽃소금 굵은소금가는소금 안부가 궁금했지요, 네식구 해맑은 웃음도 보고잡고^^ 잘 지내고 있지요? 에휴~ 은제나 만날수 있으래나 ㅠ.ㅠ
은사시님......보고 싶고.......부럽고.......기타 등등...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