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성, 집안일(세탁) 22-5, 운동화 빨래방이 있대요
“보성 씨, 이 운동화 좀 빨아야 하지 않겠어요?”
이보성 씨가 신발장에 있는 자기 신발 정리하는 것을 돕다가 말한다.
하얀 바탕에 빨간색 포인트가 들어간 운동화다.
평소 외출용으로 신는 것인데 깨끗이 세탁하면 좋을 것 같아 권한다.
적당히 때가 타야 자연스럽고 멋스러운 신발도 있지만, 이건 깨끗하고 깔끔해야 예쁠 것 같다.
“아니, 왜요? 뭐요? 빨아야 된다고요? 이거 참.”
‘이거 참’하며 난색을 보이는가 했는데,
이보성 씨가 한탄하는 대상이 직원이 아닌 운동화인 모양이다.
조금 전까지 신발장에 잘 놓여 있던 운동화는 어느새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고 있다.
이보성 씨 신발을 한 줄에 나란히 정리한다.
동호회 나갈 때, 기분에 따라 번갈아 신는 흰색과 검은색 운동화 두 켤레,
외출용 흰색과 검은색 운동화 두 켤레.
그중 방금 그 운동화를 종이가방에 담고 외출한다.
“운동화 빨래방이 있대요. 세탁소처럼 운동화 맡기면 깨끗하게 세탁해 주는 곳이에요.”
“아, 그래요? 어디, 어디, 어디?”
“달 카페 옆에 하나 있네요. 여기로 가 볼까요? 검색하니까 바로 나왔어요.”
“가요, 쌤. 아니, 뭐해요? 얼른 안 가고? 운동화. 따라 해 봐요. 운동화!”
세탁하자고 권한 것도, 운동화 빨래방을 찾은 것도 난데 타박도 나에게 돌아온다.
이것 참!
“이보성이요, 이보성. 얼만데요? 얼마?”
“한 켤레에 오천 원입니다. 결제는 어떻게 하실 거예요? 지금 하셔도 되고….”
“자, 여기요. 싸요? 비싸요?”
“싼 것 같은데요?”
“아이구, 그래요? 쌤, 수고!”
접수증에 적을 이름을 물어볼 때부터 이보성 씨가 직접 했다.
꼼꼼하게 가격이 얼마인지, 적당한 금액인지 확인한다.
싼 것 같다고 하니 안심한 듯 카드를 내고 쿨하게 돌아선다.
빨래방에 맡긴 운동화는 며칠 후, 외출해서 지나가는 길에 찾기로 한다.
2022년 6월 10일 금요일, 정진호
직설적인 보성 씨! 신아름
운동화 빨래방, 세탁소 같은 거죠? 이보성 씨가 마라톤동호회 활동하니 자주 찾겠어요. 단골가게 추가? 월평
이보성, 집안일(세탁) 22-1, 따로 하면 어떨까요?
이보성, 집안일(세탁) 22-2, 보성 씨, 살림 잘하네요
이보성, 집안일(세탁) 22-3, 자기 옷이라 그런지
이보성, 집안일(세탁) 22-4, 제가 돕는 거죠
첫댓글 글이 참 재밌습니다.
입주자의 집안일을 돕는다는 건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기 바라는 마음을 담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대신할 수도 있지만 대신하고 싶지 않아 묻고 권하고 부탁하게 되어요. 상황과 사정에 따라 늘 그렇게 돕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놓치고 싶지 않은 부분입니다.
이보성 씨에게도 운동화 세탁을 두고 묻고 부탁하니 "이거 참." 하며 때 묻은 신발을 보고 탄식하네요. 이러한 반응이 실제의 삶이라는 증거라고 느껴요. 그래서 입주자분들께 집안일로 묻고 부탁드릴 때 한숨 쉬거나 탄식하는 반응을 마주하게 되면 왠지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