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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엔 `5G 스마트 양식장`…연어 얼굴까지 인식해 개별관리
한국인들의 입맛 꽉 사로잡은 연어
수입량 절반이 노르웨이산이라며
까다로운 품질관리로 안전하다며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 CEO 레나트 라르센
`연어 여권` 만들어 철저하게 관리
비용 들었지만 고객 신뢰 얻었다
웬만한 뷔페나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면 연어 요리 한두 개쯤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맛있고 영양이 풍부한 데다 가격도 다른 수입산 어류에 비해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라 연어는 한국인에게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NSC)의 `2017 수산물 소비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선호 어종은 연간 소비량별로 △오징어(15만t) △고등어(14만t) △갈치(6만t) △조기(5만t) △연어(3만2000t) △스노크랩(1만2000t) 등이다. 연어는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샐러드, 파스타, 스테이크 등 다양한 요리 재료로 활용되면서 한국인의 입맛을 빠르게 사로잡고 있다.
한국인이 연어를 이만큼 많이 먹는다면 이 식자재가 어디서부터 왔고 제대로 관리되고 있는가 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먹는 연어 중 상당량은 노르웨이에서 수입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으로 들어오는 어종의 수입량 기준으로 연어 시장에서 노르웨이산은 46%를 차지하고, 금액으로는 72%에 달한다. 수입 고등어 중 노르웨이 비중은 수입량 기준 48%, 금액 기준 16%로 노르웨이산 고등어도 상당하다.
참고로 한국인의 1인당 연간 수산물 섭취량은 얼마나 될까. 2013년 유엔식량농업기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는 연간 1인당 58.4㎏의 수산물을 섭취해 세계 주요국 중 1위를 차지했다. 수산업의 나라로 알려진 노르웨이와 일본이 각각 53.3㎏, 50.2㎏을 기록했고, 전 세계 평균은 20.2㎏에 불과했다. 한국은 유엔식량농업기구와 세계보건기구(WHO)의 1인당 권장 수산물 섭취량(50㎏)을 충족하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다. 또 한국의 수산물 섭취량은 2025년까지 10%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수산업 국가들에 주목을 받고 있다.
수산업이 국가 주요 산업인 노르웨이 역시 한국의 수산물 소비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매일경제 비즈타임스는 최근 노르웨이 수산물 수출업자 대변 기관인 NSC의 레나트 라르센 최고경영자(CEO)와 한국에 수입되는 노르웨이 수산물 품질, 노르웨이 수산업 등에 대해 인터뷰했다.
NSC는 노르웨이 통상산업부 산하 공기업으로 어업과 양식 기술 등 노르웨이 수산물 시장의 발전을 위해 1991년 설립됐다.
오로라 관측으로 유명한 노르웨이 북부 소도시 트롬쇠에 본부를 두고 있고, 세계 14개국에 해외지사가 있다.
세계 곳곳에서 시장 개발, 소비자 분석, 평판·리스크 관리 등 노르웨이 수산자원 가치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노르웨이 수산물 관련 정보 제공, 마케팅·커뮤니케이션 활동 등을 하고 있고 노르웨이의 모든 수산물 수출업자를 대변하는 기관이며 수출 수익금 일부를 지원받아 운영되고 있다.
현재 NSC에 등록된 노르웨이 수산 관련 업체는 500여 개에 달하고, NSC는 등록 업체와 긴밀한 소통을 통해 이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다. 또 노르웨이 수산물 원산지 인증 마크인 `Seafood from Norway` 관리를 총괄하고 있다.
라르센 CEO는 "북유럽 끝에 위치한 노르웨이는 차가운 바다에 둘러싸여 있다"며 "사람들이 살기에는 다소 힘든 환경일 수 있지만 연어, 고등어, 킹크랩, 대구 등 여러 생선과 갑각류에게는 완벽한 생태계"라고 말했다.
먹거리라고 하면 일단 위생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이 때문에 라르센 CEO에게 노르웨이 수산물의 위생 관리 상황부터 물어봤다. 그는 "노르웨이 수산물 모니터링은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을 기반으로 수산물 안전 관리 프로그램과 함께 노르웨이 국립해양연구소(IMR), 노르웨이식품안전청(NFSA)에서 진행하고 있고, 수산물 생산·가공·유통 등 전 단계에 걸쳐 적용하고 있다. 수년간 철저한 모니터링 프로그램과 정부 규정이 통합적으로 실행돼 소비자에게 높은 식품 안정성을 보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1991~2017년 기준 노르웨이 수산물 수출액 중 72%는 양식 수산물이 차지하고 있다. 품질 관리가 가능한 양식이 대부분이고, 또 그런 양식에 까다로운 품질관리 기준을 적용하는 만큼 믿고 먹을 만하다는 뜻이다. 라르센 CEO는 "노르웨이 식품 안전·관리 규정은 유럽연합(EU) 규제와 같은 국제 지침을 따르고 있다. 이런 엄격한 시스템을 통해 한국 소비자가 불안감 없이 노르웨이 수산물을 선택할 수 있을 것으로 자부한다"고 말했다.
인구 540만명(2019년 통계청 기준)의 소국이지만 수산물 수출에서는 세계 2위인 노르웨이의 가장 중요한 수출 상품 중 하나인 연어는 대부분 차갑고 깨끗한 해안가에 구축된 친환경적인 양식장에서 길러지고 있다.
라르센 CEO는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양식 관리 시스템을 갖췄다"며 "공신력 있는 기관이 실시한 검사 결과와 다양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친환경 수산물에 부여하는 국제 인증인 `ASC 인증`을 꾸준히 획득해왔다"며 "2019년 2월 기준 ASC 인증을 획득한 대서양 연어 양식장 257개 중 노르웨이 소재 양식장이 151개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ASC 인증은 비영리 국제기구인 `지속 가능한 양식 관리 위원회(Aquaculture Stewardship Council)`에서 친환경 수산물에 부여하는 국제 인증제도로 안전성, 지속가능성, 친환경 제품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라르센 CEO는 "글로벌 시장에서는 국제인증 마크가 안전성을 증명해주는 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글로벌 호텔과 외식 기업이 ASC 인증 제품 사용 의무화를 확대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이케아를 비롯해 ASC 인증 제품을 유통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는 20여 년간 노르웨이 수산물 업계에 몸담으며 수산물 양식업자가 얼마나 제품의 품질관리에 철저한지를 직접 봐왔기 때문에 더욱더 자국 수산물의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노르웨이산 연어는 스마트 양식 시스템으로도 유명하다. 노르웨이는 일찍부터 정보통신기술(ICT), 인공지능(AI) 등 최첨단 기술을 도입해 스마트 연어 양식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 연어 사육부터 가공, 포장, 운송까지 모든 과정이 자동화돼 있고, 이 때문에 대규모 연어 양식장도 9명 정도의 인원이 관리하고 있는 상황이다.
라르센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NCS) CEO는 "최근 노르웨이에서는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 양식장이 시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재작년 말에는 2만여 개의 사물인터넷(IoT) 기반 센서를 장착한 차세대 외해양식용 해상플랫폼 `오션팜 1호(Ocean Farm 1)`가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올해 초 화웨이와 협업해 시범운영 중인 5G 스마트 양식장에는 각종 센서와 5G망, 고화질 카메라가 이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5G 기술의 경우 좀 더 빠른 속도로 연어 등 양식 어종들의 수많은 성장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 이용된다. 이 밖에 양식장 물의 온도, 산소 농도, 산성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제어하는 최첨단 모니터링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연어 양식장을 모니터링하고 수질을 관리할 수 있다. 라르센 CEO는 "사료의 경우 물의 산소 농도, 온도 등에 따라 적절한 사료 양이 컴퓨터로 계산되고 대형 파이프로 자동으로 공급된다"며 "통제실 직원은 수중 카메라로 촬영된 연어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관찰해 사료 공급량을 조절한다"고 말했다. 보통 양식장이라고 하면 작업자들이 큰 뜰채나 통으로 먹이를 던져주던 모습을 떠올리던 것과는 전혀 다른 시스템이다. 노르웨이 연어는 알에서 성체가 될 때까지 3년 동안 성장에 필요한 풍부한 영양분을 ICT를 이용한 시스템을 통해 충분히 공급받는다.
노르웨이 연어양식장들은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듯, 연어의 얼굴도 인식하고 `연어 여권(Salmon Passport)`까지 만들어 한 마리 한 마리 철저하게 관리한다. 라르센 CEO는 "사람마다 지문이 다르듯 연어는 눈과 입, 아가미 주위에 있는 점의 분포 형태가 각각 다르다는 점을 이용해 연어가 부레의 부력을 조절하기 위해 수면으로 올라올 때 3D 레이저 스캐너로 연어 얼굴을 인식해 가상의 신분증을 만들고 신원을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3D 스캐너는 각각의 연어가 `바다 이(sea lice)`에 감염됐는지 확인하는 데도 쓰인다. 그는 "바다 이는 연어뿐 아니라 전 세계 수억 마리의 양식 어류에 감염되며 집단 폐사를 유발해 매년 10억달러(약 1조1600억원)의 피해를 입힌다. 한번 발생하면 빠르게 전염되기 때문에 양식장뿐 아니라 해당 지역을 폐쇄해야 할 만큼 심각한 골칫거리다"며 "3D 스캔으로 바다 이에 감염된 연어를 구별해 격리·치료하면 바다 이의 전염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어 연어 폐사율을 50~75%까지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노르웨이에서 수출되는 모든 연어는 보관 상자 표면에 연어 여권이 부착된 채로 전 세계에 수출된다. 일종의 트래킹 시스템인 연어 여권은 유통되는 양식 연어에 고유 바코드를 부여하고 연어에 대한 여러 정보를 표기해 쉽게 추적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라르센 CEO는 "연어 여권에서는 가공법, 등급(3등급으로 구분), 무게, 생산번호, 포장일자, 보전 기법, 보관 온도, 수출업자 등 연어에 대한 상세한 내용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시스템을 확충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들지만 그만큼 노르웨이산 수산물에 대한 확실한 신뢰가 쌓이기 때문에 노르웨이 정부는 많은 공을 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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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산 연어는 이미 한국 내에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한국으로의 노르웨이산 연어 수출량은 지난해 24% 증가했고, 올해 1~2월에도 전년 동기 대비 23% 늘고 있다. 라르센 CEO는 "노르웨이산 연어를 취급하는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과 음식점이 증가했고, NSC와 수산업 관련 기관·업체 간 협업을 통한 마케팅 확대가 효과를 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한국으로 수출된 노르웨이 수산물 비중은 연어(72%)가 가장 높고, 고등어(16%), 킹크랩(8%) 순이다. 그는 "노르웨이 해안은 차가운 북극물과 따뜻한 멕시코 만류가 만난다. 이로 인해 강한 조류와 차가운 수온이 형성돼 연어가 성장하고 발달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조성된다"며 "이런 환경에서 자란 연어이기 때문에 신선도와 오메가3 등 풍부한 영양소는 물론 풍부한 맛까지 갖춰 한국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게 된 것 같다"고 인기 배경을 설명했다.
NSC는 향후 단순히 자국의 수출 증대보다는 전반적인 한국의 수산물 소비 증대 관련 마케팅에 집중할 계획이다. 아무래도 해외 수산물 수입이 늘어나면 한국 수산업 피해 증대 우려도 커지기 때문에 동반 성장을 통해 서로 `윈윈` 하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라르센 CEO는 "한국산 수산물을 포함해 전체 수산물 소비가 증가할 수 있도록 관련 기관·수산물 업계와 협력을 통해 수산물에 대한 인식 개선, 소비 트렌드 분석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예정"이라며 "올 상반기 내 2019 수산물 소비 연구 보고서를 발표해 한국 수산업계에 유의미한 시사점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NSC는 매년 수산물 소비 트렌드에 대한 시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고, 이 조사는 전 세계적으로 수산물 소비 트렌드 시장조사로는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한국과는 2017년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과 함께 수산물 소비 연구자료 발표 심포지엄을 갖기도 했다. 노르웨이 통상산업부 소속 공기업인 NSC는 통상산업부에 의해 2년 임기의 이사회가 선발된다. 이사회 아래 연어, 고등어, 킹크랩 등 어종별로 담당하는 책임이사들과 TF들이 있어 이들이 노르웨이 수산물업체와 공공기관, 연구기관들의 의견을 수렴해 마케팅 활동을 한다.
“한국 사업가라면 노르웨이에서 한국 관련 어떤 사업을 해볼 만한가”라는 질문도 해봤다. 그는 "식품·요식업 분야에 도전해보고 싶다"며 "한국에는 다양하고 맛있는 수산물 요리법이 많으며 전통적인 노르웨이 수산물 요리와 비교할 때 접근 방식이 매우 다른 것 같아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의 김치를 활용한 고등어 요리를 먹은 적이 있는데 너무 맛있었고 충격적이었다"며 "노르웨이가 수산물 국가이긴 하지만 먹는 요리 방법이 다양하진 않기 때문에 한국 음식 문화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라르센 CEO는 여성에게는 다소 버거울 수도 있는 수산물 양식업과 고기잡이 경험을 어렸을 때부터 해왔다. 섬 전체 인구가 수백 명밖에 되지 않는 노르웨이 북부에 있는 작은 섬에서 자랐다. 그는 "섬 주민 모두가 수산업에 종사했고, 나도 12세부터 어망을 손질하는 일을 시작으로 20년 넘게 수산업에 종사했다"며 "수산업은 집안 선조대부터 함께했기 때문에 이보다 더 큰 만족감을 주고 재밌는 일은 찾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수산업에 오래 종사해온 경영인으로서, 관련 일에 종사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충고를 할 수 있을까. 그는 "전 세계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 속에 미래에는 더욱 많은 양의 식품이 필요할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지속가능한 단백질 생산원을 만들어 내는 수산물 양식업은 미래에 매우 흥미로운 산업군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양한 기술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수산업에 뛰어들기 좋은 시기라고 생각하며 지속가능한 수산업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노르웨이산 연어는 스마트 양식 시스템으로도 유명하다. 노르웨이는 일찍부터 정보통신기술(ICT), 인공지능(AI) 등 최첨단 기술을 도입해 스마트 연어 양식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 연어 사육부터 가공, 포장, 운송까지 모든 과정이 자동화돼 있고, 이 때문에 대규모 연어 양식장도 9명 정도의 인원이 관리하고 있는 상황이다.
라르센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NCS) CEO는 "최근 노르웨이에서는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 양식장이 시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재작년 말에는 2만여 개의 사물인터넷(IoT) 기반 센서를 장착한 차세대 외해양식용 해상플랫폼 `오션팜 1호(Ocean Farm 1)`가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올해 초 화웨이와 협업해 시범운영 중인 5G 스마트 양식장에는 각종 센서와 5G망, 고화질 카메라가 이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5G 기술의 경우 좀 더 빠른 속도로 연어 등 양식 어종들의 수많은 성장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 이용된다. 이 밖에 양식장 물의 온도, 산소 농도, 산성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제어하는 최첨단 모니터링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연어 양식장을 모니터링하고 수질을 관리할 수 있다. 라르센 CEO는 "사료의 경우 물의 산소 농도, 온도 등에 따라 적절한 사료 양이 컴퓨터로 계산되고 대형 파이프로 자동으로 공급된다"며 "통제실 직원은 수중 카메라로 촬영된 연어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관찰해 사료 공급량을 조절한다"고 말했다. 보통 양식장이라고 하면 작업자들이 큰 뜰채나 통으로 먹이를 던져주던 모습을 떠올리던 것과는 전혀 다른 시스템이다. 노르웨이 연어는 알에서 성체가 될 때까지 3년 동안 성장에 필요한 풍부한 영양분을 ICT를 이용한 시스템을 통해 충분히 공급받는다.
노르웨이 연어양식장들은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듯, 연어의 얼굴도 인식하고 `연어 여권(Salmon Passport)`까지 만들어 한 마리 한 마리 철저하게 관리한다. 라르센 CEO는 "사람마다 지문이 다르듯 연어는 눈과 입, 아가미 주위에 있는 점의 분포 형태가 각각 다르다는 점을 이용해 연어가 부레의 부력을 조절하기 위해 수면으로 올라올 때 3D 레이저 스캐너로 연어 얼굴을 인식해 가상의 신분증을 만들고 신원을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3D 스캐너는 각각의 연어가 `바다 이(sea lice)`에 감염됐는지 확인하는 데도 쓰인다. 그는 "바다 이는 연어뿐 아니라 전 세계 수억 마리의 양식 어류에 감염되며 집단 폐사를 유발해 매년 10억달러(약 1조1600억원)의 피해를 입힌다. 한번 발생하면 빠르게 전염되기 때문에 양식장뿐 아니라 해당 지역을 폐쇄해야 할 만큼 심각한 골칫거리다"며 "3D 스캔으로 바다 이에 감염된 연어를 구별해 격리·치료하면 바다 이의 전염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어 연어 폐사율을 50~75%까지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노르웨이에서 수출되는 모든 연어는 보관 상자 표면에 연어 여권이 부착된 채로 전 세계에 수출된다. 일종의 트래킹 시스템인 연어 여권은 유통되는 양식 연어에 고유 바코드를 부여하고 연어에 대한 여러 정보를 표기해 쉽게 추적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라르센 CEO는 "연어 여권에서는 가공법, 등급(3등급으로 구분), 무게, 생산번호, 포장일자, 보전 기법, 보관 온도, 수출업자 등 연어에 대한 상세한 내용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시스템을 확충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들지만 그만큼 노르웨이산 수산물에 대한 확실한 신뢰가 쌓이기 때문에 노르웨이 정부는 많은 공을 들인다.
노르웨이산 연어는 이미 한국 내에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한국으로의 노르웨이산 연어 수출량은 지난해 24% 증가했고, 올해 1~2월에도 전년 동기 대비 23% 늘고 있다. 라르센 CEO는 "노르웨이산 연어를 취급하는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과 음식점이 증가했고, NSC와 수산업 관련 기관·업체 간 협업을 통한 마케팅 확대가 효과를 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한국으로 수출된 노르웨이 수산물 비중은 연어(72%)가 가장 높고, 고등어(16%), 킹크랩(8%) 순이다. 그는 "노르웨이 해안은 차가운 북극물과 따뜻한 멕시코 만류가 만난다. 이로 인해 강한 조류와 차가운 수온이 형성돼 연어가 성장하고 발달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조성된다"며 "이런 환경에서 자란 연어이기 때문에 신선도와 오메가3 등 풍부한 영양소는 물론 풍부한 맛까지 갖춰 한국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게 된 것 같다"고 인기 배경을 설명했다.
NSC는 향후 단순히 자국의 수출 증대보다는 전반적인 한국의 수산물 소비 증대 관련 마케팅에 집중할 계획이다. 아무래도 해외 수산물 수입이 늘어나면 한국 수산업 피해 증대 우려도 커지기 때문에 동반 성장을 통해 서로 `윈윈` 하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라르센 CEO는 "한국산 수산물을 포함해 전체 수산물 소비가 증가할 수 있도록 관련 기관·수산물 업계와 협력을 통해 수산물에 대한 인식 개선, 소비 트렌드 분석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예정"이라며 "올 상반기 내 2019 수산물 소비 연구 보고서를 발표해 한국 수산업계에 유의미한 시사점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NSC는 매년 수산물 소비 트렌드에 대한 시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고, 이 조사는 전 세계적으로 수산물 소비 트렌드 시장조사로는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한국과는 2017년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과 함께 수산물 소비 연구자료 발표 심포지엄을 갖기도 했다. 노르웨이 통상산업부 소속 공기업인 NSC는 통상산업부에 의해 2년 임기의 이사회가 선발된다. 이사회 아래 연어, 고등어, 킹크랩 등 어종별로 담당하는 책임이사들과 TF들이 있어 이들이 노르웨이 수산물업체와 공공기관, 연구기관들의 의견을 수렴해 마케팅 활동을 한다.
“한국 사업가라면 노르웨이에서 한국 관련 어떤 사업을 해볼 만한가”라는 질문도 해봤다. 그는 "식품·요식업 분야에 도전해보고 싶다"며 "한국에는 다양하고 맛있는 수산물 요리법이 많으며 전통적인 노르웨이 수산물 요리와 비교할 때 접근 방식이 매우 다른 것 같아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의 김치를 활용한 고등어 요리를 먹은 적이 있는데 너무 맛있었고 충격적이었다"며 "노르웨이가 수산물 국가이긴 하지만 먹는 요리 방법이 다양하진 않기 때문에 한국 음식 문화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라르센 CEO는 여성에게는 다소 버거울 수도 있는 수산물 양식업과 고기잡이 경험을 어렸을 때부터 해왔다. 섬 전체 인구가 수백 명밖에 되지 않는 노르웨이 북부에 있는 작은 섬에서 자랐다. 그는 "섬 주민 모두가 수산업에 종사했고, 나도 12세부터 어망을 손질하는 일을 시작으로 20년 넘게 수산업에 종사했다"며 "수산업은 집안 선조대부터 함께했기 때문에 이보다 더 큰 만족감을 주고 재밌는 일은 찾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수산업에 오래 종사해온 경영인으로서, 관련 일에 종사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충고를 할 수 있을까. 그는 "전 세계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 속에 미래에는 더욱 많은 양의 식품이 필요할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지속가능한 단백질 생산원을 만들어 내는 수산물 양식업은 미래에 매우 흥미로운 산업군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양한 기술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수산업에 뛰어들기 좋은 시기라고 생각하며 지속가능한 수산업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레나트 라르센 CEO는…
20여 년간 노르웨이 수산업계에서 활동한 수산업 전문가다. 2003~2010년 노르웨이 연어 수출회사인 `리로이 오로라`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했고, 2010년부터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의 CEO직을 맡아 노르웨이 수산업체들을 이끌어 오고 있다. 노르웨이 홀로갈란 극장과 국립보험계획기금 등의 이사회에서도 활동 중이다. 노르웨이 경제스쿨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고, 기업 전략 및 조직 운영 등을 주로 공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