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와 한화가 ‘라이벌’이라고 한다면? 아마 어느 야구팬이라도 선뜻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기아가 8일 청주구장에서 벌어진 더블헤더를 휩쓸면서 올해 상대전적에서 8승2패2무로 크게 앞서 있는 판국에 ‘라이벌’이라는 단어는 결코 어울리지 않을 테니. 그러나 시즌 초부터 두 팀이 장내 안팎에서 벌여온 신경전을 떠올린다면 어느 정도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 것이다.
기아와 한화는 올해 초 하와이에 스프링캠프를 마련했다.
같은 훈련구장을 사용하는 까닭에 매일처럼 만나 농담을 주고받고 다정한 모습도 보여줬지만 신경전도 날카로웠다.
훈련구장 배정 문제부터 훈련시간의 길이까지 서로 눈치를 보기 일쑤였다.
자연스럽게 연습경기를 많이 가져 ‘하와이안 리그’를 벌였는데 이때도 마찬가지였다. 연습경기 더블헤더까지 벌이는 등 열성은 좋았지만 몸에 맞는 볼을 주고받고 몸싸움과 고성이 오가는 볼썽사나운 모습도 연출했다. 하와이 스프링캠프의 하이라이트는 기아 김성한 전 감독과 한화 유승안 감독이 벌인 ‘입씨름’이었다. 다정한 듯하면서도 말 속에 뼈가 들어 있는 특유의 입담을 서로 과시하면서 벌인 ‘설전’은 하와이안 리그에서 펼친 또 다른 장외경기였다.
두 감독의 설전은 시즌 개막 뒤에도 사그라지지 않았다. 이들은 서로 “내가 감독 가운데 서열 3위”라며 ‘넘버3’ 논쟁까지 불러일으켰다. 기아-한화전이 있는 날은 경기 전 두 감독이 함께 자리한 감독실에서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형성됐다. 김 전 감독이 경질되고 유남호 감독대행이 들어선 뒤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8일 경기 전 두 감독은 반가운 인사를 나누면서도 선발투수 문제로 뼈있는 농담을 주고받았다.
유승안 감독이 “내일(9일) 선발은 마뇽인가요”라고 가볍게 묻자 유 감독대행은 “아직 잘 몰라. 강철민이도 있고. 상태를 봐야지”라고 넘겼다. 이에 유 감독은 “우리는 마뇽이 나오면 송진우 내고 아니면 다른 선수예요”라고 농담을 던졌다. 그러자 “어~그래. 그럼 다른 선수 내야지”라는 답이 돌아왔다. 물론 두 팀은 9일 선발로 강철민과 정병희를 이미 결정한 뒤였다. 한화 송진우는 선발진에서 빠져 마무리 투수를 맡기로 돼있었다.
기아는 9일부터 7경기나 남겨둔 한화전이 4강 진출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설전의 배경이다.
첫댓글 아니..어떻게 두팀이 라이벌이냐고요~ 말두 안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