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가스 가게들이 즐비한 남산 자락, 여명학교라는 간판이 붙은 3층 건물이 있습니다. 북한 이탈 청소년들과 주민들의 자녀들이 다니는 대안학교입니다. 2004년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서 문을 열어, 2008년 이곳으로 옮겼습니다. 2010년 서울시 교육청으로부터 고등학교 과정 학력 인가도 받았습니다.
서울시에서 정규 학력을 인정받는 대안학교는 여명학교가 유일합니다. 지금까지 3백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고, 그중에 서울대는 물론 미국 유학을 간 학생도 있습니다. 북한 이탈 출신들을 대상으로 한 여러 대안학교 중에서도 꽤 이름이 알려진 편이라 한 해 30명 정도 신입생을 뽑는데 어려움은 겪은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사정이 좀 다릅니다. 지난 16일 개교 이후 처음으로 입학 설명회를 열었습니다. 여명학교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내년 2월 계약 만료…서울시, 은평뉴타운 내 대체 부지 선정 여명학교는 현재 입주한 건물 주인과 10년 계약을 맺었습니다. 원래 올해 2월 계약이 끝나는데 내년 2월로 1년 연장을 했습니다. 이흥훈 여명학교 교장은 건물주에 대해 “임대료를 많이 올려달라고 요구하지도 않는 굉장히 좋으신 분”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상업시설이 즐비한 곳에서 언제까지 대안학교에 임대를 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이 교장은 “학교가 입주해 있는 상태에서는 투자 가치가 없어 팔리지 않는다고 한다”면서 "지금까지도 건물주가 여러 차례 좋은 기회를 잃었다"고 말했습니다.
여명학교측은 이전할 곳을 물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조명숙 여명학교 교감은 “서울시에 있는 학교용지는 다 다녀봤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전교생 180명 정도인 여명학교가 입주하기에는 대부분 적당하지 않았습니다. “너무 넓었고, 너무 비쌌기 때문에 저희가 갈 수는 없었다”(조명숙 교감)고 했습니다.
서울시와 SH공사가 선정한 은평뉴타운 내 여명학교 이전 부지. 그래서 서울시에 도움을 청했습니다. 서울시는 SH공사가 가진 부지 중 적당한 곳을 찾았습니다. 은평뉴타운 내 10년째 비어 있는 부지의 절반, 2,144㎡ 넓이의 땅이었습니다. 지금은 3층 건물에 입주해 있다 보니 학생들이 공을 차고 뛰어다닐 공간도 없었습니다. 운동장도 생긴다는 기대에 부풀었습니다.
조명숙 교감은 “‘통일의 상상기지’가 은평구의 정책기조라 우리도 기여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변수가 생겼습니다. 일부 주민들이 강하게 반대하고 나서면서 은평구가 관련 절차 진행을 멈췄기 때문입니다.
‘통일의 상상기지’ 내세우는 은평구…“여명학교는 기피시설”주민들이 반대하는 표면적인 이유는 “편익시설용지에 왜 학교가 들어오냐”는 겁니다. “지금도 은평뉴타운 내 과밀학급 문제가 심각한데 이것부터 해결하라”는 겁니다. 이런 의견이 인터넷 지역 커뮤니티를 통해 강하게 형성되기 시작했습니다. 일부 주민은 청와대 홈페이지에 국민청원도 올렸습니다. 하지만 속내는 결국 대안학교를 다니는 학생, 탈북민에 대한 반감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은평구청도 이를 인정했습니다.
것이다.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여명학교” 문제 같은, 작은
그렇게 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