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 물로서 도시에 흘러들어갑시다
도시로 입장하는 문으로서 지붕은
우리를 반겨줄 것입니다
지붕에서부터 우리는 갈라지고 갈라져
도시의 구석구석을 증언하게 될 것입니다
깜깜한 원형의 터널을 끝없이 지나고 있습니다
좁아졌다 넓어졌다가 하는 터널에서
물의 공동체가 겪는 이별과 만남은
세찬 울음도
가만한 호흡도
오로지 앞을 향합니다
맨홀이 들썩거린다면,
물의 시위가 시작되었다는 뜻입니다
지하에 감금되었던 것들이 곧 해방될 것입니다
사라졌다 믿었던 온갖 거짓말과 악행들이
물의 힘을 빌려 도시에 구멍을 낼 것입니다
물의 침묵을 언제나 두려워하십시오
도시에도 장기가 있다면, 이곳은
신장, 이곳에서 저는
열흘째 머물고 있습니다
온갖 영웅담과 신세한탄이 대류하며 뒤석이고
자살과 탄생이 자리를 바꾸는 이곳에서
그저 기도를 드릴 뿐입니다
슬픔의 몸 하나가 담긴 욕조로 나를 인도하소서......
하나의 상수도 가압장이 거느리는 수도꼭지가 총 몇 개
나 되는지,수도꼭지가 사람을 거느리는것인지, 사람이 도
시를 거느리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샤워기 아래 선 한 사람의 고독이 공중에 뿌려질 때,
그것이 동전 크기의 하수구로
졸졸졸 흘러갈 때,
욕실의 커튼과
거울에는
가장 사적인 물의 기록이 새겨집니다
나의 이동좌표를 추적하십시오
도시의 지붕에서 당신의 눈물까지 이르도록
[11시 14분],난다, 2025.
첫댓글 11시 14분인것 같습니다
예, 수정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