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20일 연중 제28주간 금요일
<하느님께서는 너희의 머리카락까지 다 세어 두셨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2,1-7
그때에 1 수많은 군중이 모여들어 서로 밟힐 지경이 되었다.
예수님께서는 먼저 제자들에게 말씀하기 시작하셨다. “바리사이들의 누룩 곧 위선을 조심하여라.
2 숨겨진 것은 드러나기 마련이고 감추어진 것은 알려지기 마련이다.
3 그러므로 너희가 어두운 데에서 한 말을 사람들이 모두 밝은 데에서 들을 것이다.
너희가 골방에서 귀에 대고 속삭인 말은 지붕 위에서 선포될 것이다.
4 나의 벗인 너희에게 말한다. 육신은 죽여도 그 이상 아무것도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5 누구를 두려워해야 할지 너희에게 알려 주겠다.
육신을 죽인 다음 지옥에 던지는 권한을 가지신 분을 두려워하여라. 그렇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바로 그분을 두려워하여라.
6 참새 다섯 마리가 두 닢에 팔리지 않느냐? 그러나 그 가운데 한 마리도 하느님께서 잊지 않으신다.
7 더구나 하느님께서는 너희의 머리카락까지 다 세어 두셨다.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는 수많은 참새보다 더 귀하다.”
교회는 사람들을 감동시켜야
본능적으로 사람의 마음은 항상 의지할 것을 찾도록 마련되어 있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종교도 하나의 의지하는 대상으로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종교가 생명의 문제라고 말하면 비웃는 사람도 있지만 믿고 의지할 그 어떤 것이 없다면 용기나 기운도 나지 않을 것입니다. 옛말에 ‘소도 비빌 언덕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학자들은 정신적인 지주를 자신들의 사고방식이나 지식이나 기술이나 자신이 간직한 가치관에 두기도 합니다.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고 해도 농부들은 여전히 일 년 농사를 하늘에 맡기고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장 종교적 심성이 굳은 사람들을 농부들이라고 하기도 하는데 이는 온전히 하느님에게 의지하여 사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이익을 얻기 위하여 장사하는 사람들은 소비자의 구매에 의지합니다. 그래서 장사를 잘하기 위해서 고객을 감동시키기 위하여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합니다. 경영학에서 경영이란 ‘고객을 감동시키는 일련의 활동’이라고 정의하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입니다. 고객을 감동시킨다는 것은 말로는 쉽지만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오래 전에 흥행에 성공한 ‘왕의 남자’에서는 왕을 감동시키는 것을 주제로 하고 있기도 합니다. 또한 우리가 우리가 흔히 '소비자를 왕이라’고 표현하기도 하고 경영학의 모토(Motto)로 생각하고 대하지만, 일본 사람들은 ‘소비자를 신(神)’이라고 생각하고 있답니다. 소비자를 신처럼 생각하고 그 신을 감동시키는 활동을 하여야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각 사람들과 하느님은 같이 계시기 때문에 사람들을 신처럼 대하는 것은 마땅한 일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돈을 벌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노력하는데 때로는 아주 두꺼운 가면을 뒤집어쓰고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나는 그들의 상술을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상술을 아주 높이 생각하는 것입니다.
일본의 대학교수 한 분과 자별한 교분을 가지고 지낸 적이 있었습니다. 어느 겨울에 그 분이 내가 몸담고 있는 학교에 와서 부산까지 함께 동행 하고 오래된 동백나무 숲에 동백꽃이 만발한 한 40여 그루의 동백꽃을 구경시킨 적이 있습니다. 그때 그분은 그 꽃을 보고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이처럼 아름다운 동백꽃을 보게 해 주어서 너무도 고맙다.’며 감사의 인사를 하며 내게 절을 한 40번은 하였습니다. 나는 너무 우쭐해서 그 인사를 받았는데 다음 해에 그의 초대로 일본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의 집은 아주 조용하고 깨끗한 도시에 있었는데 그 곳에는 60만 그루도 넘는 동백꽃이 만발해 있었습니다. 나는 몇 번을 절하고 감사 표시를 해야 할 것인지 무척 당혹스러웠고 그가 우리나라에 왔을 때 우쭐했던 자신이 참으로 부끄러웠습니다. 나는 일본 사람들의 상술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철저한 상술을 본받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교회에 나오려는 사람이나 평화와 안식을 위해 교회를 찾은 사람들이 신부님이나 수녀님을 보고 형제자매들의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으면 교회에 쉽게 적응하거나 냉담자들도 주님의 품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진심으로 주님께서 가르쳐 주시는 대로 감동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교언영색(巧言令色)<교묘한 말로 사람들을 현혹하고, 억지로 얼굴빛을 고쳐서 사람들에게 겉으로 드러내 현혹하는 행동이나 태도를> 으로 말하지 말고 진심으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어 주님을 사랑하고 사람들을 사랑하게 하라는 것입니다. 고객을 감동시킬 때도 진심어린 마음과 정성을 다하여 고객을 감동시켜야 한다는 것이 주님의 말씀입니다.
바리사이들과 같이 선을 가장하고 자신들의 이익이나 이기적이며 위선적인 심성으로 사람들을 대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또 그들의 세속적인 말을 믿고 따르다가는 영혼을 잃게 된다는 말입니다. 그들은 이와 같이 율법을 해석하고 이용해서 사람들을 자신들의 곁으로 끌어들여 세를 불리려고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누룩을 조심하라는 말씀입니다.
우리가 인간의 영혼을 믿고 맡길 만 한 분은 영혼을 창조하신 분밖에 없습니다. 그 영혼을 책임질 사람은 바리사이도, 율법학자들도 그렇다고 점쟁이도 무당도 아닙니다. 또한 우리를 유혹하는 사탄은 더욱 아니며 세상의 재물도 엄청난 권세도 아닌 것입니다. 우리가 전적으로 의지하고 기댈 분은 오직 사람에게 그 영혼을 부어주신 하느님밖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예수님은 강조하고 계십니다. 그 분은 우리의 머리카락의 숫자도 매 순간 세어두시는 분이시니 모든 것을 의탁할 만한 절대자십니다.
<아브라함이 하느님을 믿으니 하느님께서 그 믿음을 의로움으로 인정해 주셨다.>
▥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입니다. 4,1-8
형제 여러분, 1 혈육으로 우리 선조인 아브라함이 찾아 얻은 것을 두고 우리가 무엇이라고 말해야 합니까?
2 아브라함이 행위로 의롭게 되었더라면 자랑할 만도 합니다. 그러나 하느님 앞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3 성경은 무엇이라고 말합니까? “아브라함이 하느님을 믿으니,
하느님께서 믿음을 의로움으로 인정해 주셨다.” 하였습니다.
4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품삯이 선물이 아니라 당연한 보수로 여겨집니다.
5 그러나 일을 하지 않더라도 불경한 자를 의롭게 하시는 분을 믿는 사람은,
그 믿음을 의로움으로 인정받습니다.
6 그래서 다윗도 하느님께서 행위와는 상관없이 의로움을 인정해 주시는 사람의 행복을 이렇게 노래합니다.
7 “행복하여라, 불법을 용서받고 죄가 덮어진 사람들! 8 행복하여라, 주님께서 죄를 헤아리지 않으시는 사람!”
축일10월 20일 성녀 베르틸라 보스카르딘 (Bertilla Boscardin)
신분 : 수녀
활동 연도 : 1888-1922년
같은 이름 : 베르띨라, 보스까르딘
안나 프란치스카 보스카르딘(Anna Francisca Boscardin)은 이탈리아 비첸차(Vicenza) 근교에서 농부의 딸로 태어났고, 1904년에 고향의 산타 도로테아회에 입회하여 베르틸라라는 수도명을 받고 3년 동안 주방 일을 한 후 트레비소(Treviso)의 어린이 병동에서 간호사로서 일하였다. 1917년의 대공습 때 성녀 베르틸라 수녀는 자신의 환자들을 아주 태연한 자세로 돌봄으로써 코모(Como) 근교의 야전 병원 당국으로부터 놀라운 찬사와 더불어 주목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그녀의 원장은 그녀를 이해하지 못하고 세탁 일을 하도록 명하자, 고위 장상에게 하소하여 어린 환자들을 위하여 일하도록 간청하였다. 마침내 1919년에 그녀는 트레비소의 어린이 격리 병동의 소임을 맡았으나, 갑자기 건강이 나빠져서 모든 활동을 포기해야 하였다. 큰 수술이 필요하여 실시했지만 생명을 건질 수 없었다.
성녀 베르틸라의 생애는 힘든 일로 점철된 극히 단순했지만, 그녀는 어린 환자들에게 위대한 사랑을 베풀어 깊은 인상을 심었고, 그녀의 중재로 수많은 치유의 기적이 일어났다. 1961년 교황 요한 23세(Joannes XXIII)로부터 성인품에 오르던 날, 그녀의 간호를 받았던 당사자와 그 부모들이 구름처럼 시성식장에 몰려왔다고 한다.
오늘 축일을 맞은 베르틸라 보스카르딘 (Bertilla Boscardin) 자매들에게 주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길 기도합니다.
야고보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