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천화동인 1호에 이재명 시장실 지분”
남욱 “김만배가 자기 지분 49.9%중 37.4%는 李시장 측 지분이라 말해”
野 “尹검찰 특유의 조작수법” 반발
남욱, 석방 후 첫 재판 출석 남욱 변호사가 21일 대장동 사건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이날 0시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된 남 변호사는 이날 오후 동아일보 등 일부 취재진과 만나 “이제 누군가 해야 할 일”이라며 “있는 대로 법정에서 다 이야기하겠다”고 했다. 전영한 기자
대장동 일당의 핵심 멤버인 남욱 변호사가 21일 법정에 나와 “천화동인 1호 (일부) 지분이 이재명 (성남)시장실 지분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최측근 그룹에 대한 폭로를 쏟아냈다.
이날 0시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된 남 변호사는 오전 10시부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 심리로 열린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그는 “(화천대유자산관리의 대주주) 김만배 씨로부터 들어 2015년 초부터 천화동인 1호 (일부) 지분이 이재명 시장실 지분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천화동인 1호는 대장동 사업을 통해 4040억 원의 수익을 배당받은 민간사업자 중 단일 법인으로는 가장 많은 1208억 원을 챙겨간 곳이다. 남 변호사는 지난해 수사 당시 이 대표 관련 진술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대통령) 선거도 있었고 개인적으로 겁도 많아 솔직하게 말씀드리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2015년 2월 김 씨가 자신에게 “내 지분은 12.5%밖에 안 된다. 실제로 (김 씨 몫으로 알려진) 49.9% 중 나머지 37.4%는 이 시장 측 지분”이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천화동인 1호는 화천대유가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어 대외적으론 김 씨의 소유로 여겨진다. 남 변호사는 ‘이 시장 측이 구체적으로 누구냐’는 검찰 질문에 “(김 씨는) 2021년 대화 과정에서 최종 확정된 24.5%가 정진상 김용 (등의 것이라고) 정확히 거론했다”고 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에 이어 남 변호사가 위증 시 처벌을 받는 법정에서 대장동 개발이익에 더불어민주당 정진상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지분이 있다고 증언한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남 변호사가 말도 안 되는 황당한 주장을 늘어놨다. 삼인성호(三人成虎)로 없는 호랑이를 만들어내려는 것이며 예상을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 윤석열 검찰 특유의 조작 수법”이라며 이 대표 등과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남욱 “이재명 시장-지사 선거때 4억이상 전달” 野 “황당무계”
남욱, 법정서 대장동 폭로
“유동규가 3억5200만원 받은뒤 높은분 준다해, 정진상-김용 추정
李 대통령되면 대북사업 언급도”
이날 증언대에 선 남 변호사는 2014년 성남시장 선거 및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자금 지원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 거침없는 폭로를 이어갔다.
○ “2014, 2018년 선거 때 자금 지원”
남 변호사는 이날 2014년 이 대표의 성남시장 재선 선거 때 “이 시장 측에 최소 4억 원 이상이 전달됐다”고 주장했다.
남 변호사는 분양대행업체 대표 이모 씨로부터 22억5000만 원을 받았고, 이 중 12억5000만 원을 김 씨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저희가 위례신도시 사업권을 받는 대가로 선거자금을 약속했고, 이 대표에게 돈을 빌려 제공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2014년 4∼6월 김 씨와 유 전 직무대리를 통해 4억∼5억 원 정도가 전달됐다. 일부는 정 실장에게 가고 일부는 김 부원장에게 전달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남 변호사는 또 정영학 회계사 녹취록에서 김 씨가 ‘너네들이 모르는 돈이 (경비로) 나갔다’고 말한 내용에 대해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때 김 씨가 유 전 직무대리 모르게 정 실장에게 선거 비용을 지급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유동규, 3억5200만 원 형님들 드린다”
남 변호사는 유 전 직무대리가 2013년 4∼8월경 대장동 사업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받은 3억5200만 원과 관련해 유 전 직무대리가 직접 쓴 돈은 2000만 원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김 부원장과 정 실장에게 전달된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남 변호사는 “유 전 직무대리가 본인이 쓸 돈이 아니고 ‘높은 분’에게 드려야 할 돈이라고 했다. 형님들 형제들이라고 했는데 (대상이) 정 실장, 김 부원장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또 구체적으로 2013년 4월 경기 성남시의 일식집에서 유 전 직무대리에게 3억5200만 원 중 일부인 9000만 원을 전달할 당시 “유 전 직무대리가 (돈이 든 쇼핑백을) 받자마자 곧바로 다른 방에 가서 쇼핑백을 전달하고 왔다. (전한 대상은) 형들로 생각했다”고 했다. 또 2013년 9월 정 실장이 김 부원장, 유 전 직무대리와 서울 강남 유흥주점에서 410만 원 상당을 접대받은 혐의와 관련해선 “소위 ‘2차’ 비용까지 부담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 “이재명 대통령 되면 비료 대북지원사업 추진”
남 변호사는 또 2020년 8월 유 전 직무대리가 “나중에 이 시장이 대통령이 되면 대북지원사업으로 자신이 추천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막대한 이익이 생길 것”이라며 자신의 다시마비료 사업에 투자할 것을 권유했다고 밝혔다. 유 전 직무대리는 당시 남 변호사에게 “그걸(대북지원사업) 담당하실 분이 이화영 전 국회의원(수감 중)”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 전 의원은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지내며 쌍방울그룹의 대북 송금 의혹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 민주당 “황당무계한 시나리오”
남 변호사의 증언 내용이 알려지자 민주당은 “황당무계한 시나리오”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대장동 일당과 검찰이 입을 모아 떠들어대도 없는 일이 진실이 되지는 않는다”며 “윤석열 조작 검찰은 대장동 일당을 앞세운 조작 수사와 정적 사냥을 당장 중단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19일 구속된 정 실장은 이날 법원의 구속 결정이 합당한지 다시 판단해 달라며 구속적부심을 청구했다. 심문은 23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다.
김태성 기자, 고도예 기자, 권오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