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족사항 시어머니 진열식(79) 남편 김종안(39) 본인 이미선(24) 딸 윤주(3) 아들 선우(2)
★ 가족사연 이미선씨는 일흔 아홉의 시어머니와 지체장애 3급의 남편... 그리고 세 살 된 딸과 두 살 된 아들의 엄마입니다...
미선씨의 남편은 어렸을 적 입은 화상으로 오른 손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미선씨에게 남편의 장애도 열 다섯 살의 나이차이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미선씨는 남편의 장애 앞에 평생 곁에서 사랑으로 감싸주고 싶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고 합니다...
부족하고 힘든 살림이었지만 더없이 행복했다는 미선씨... 미선씨의 남편은 결혼 후 일자리도 얻게 되었고 조금만 더 고생을 하면 남들처럼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 행복도 잠시... 다니던 회사는 부도가 나고 밀린 임금도 받지 못 한 채, 미선씨네 가족은 살길이 막막해졌습니다. 게다가 남편의 장애는 취업에도 큰 걸림돌이 되었습니다.
결국 노점상을 하기로 결정하고 길거리로 나선 부부... 둘째 아이가 돌도 되기 전, 미선씨 부부는 그 아이를 등에 업고 한 여름엔 상한 분유도 먹여가면서 노점상에 나가 일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남의 돈을 빌려 시작한 노점상이라 하루 벌어 빌린 돈 갚기도 힘겹기만하고... 업친데 덥친격으로 불경기에 장사는 될 리가 없었습니다. 결국 얼마 못 가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마지막 선택은 일용직... 요즘 미선씨의 남편은 매일매일 건설현장에 나가 힘든 노동으로 겨우 생활비를 벌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섯 식구가 생활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할 뿐입니다... 하루는 우유를 사러 동네 구멍가게에 갔습니다. 세 살 된 큰 아이가 쵸콜렛을 사달라고 조르는데 주머니에는 우유값 1,500원뿐... 단돈 500원이 없어 쵸콜렛을 못 사주고 미선씨는 그저 딸아이가 우는 모습을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든이 다 되어 가시는 고령의 시어머니... 요즘 들어 부쩍 다리가 아프시다고 하시는데... 부족한 집에 그것도 장애인 아들에게 시집 온 며느리에게 미안하신지 어머니는 요즘도 남의 논이며 밭에 품을 팔러 다니십니다..
미선씨는 그런 어머님이 안쓰러워 그만 다니시라고 조심스레 말을 꺼내보지만 이젠 나이가 들어 찾는 곳도 없으시다며 오히려 미안해하십니다... 손마디가 다 곱아 거칠고 딱딱하기만한 손으로... 불편하신 다리로... 미선씨의 어머님은 그 지친 어깨에 장작거리를 가지고 오십니다... 아궁이에 불을 지피신다고.. 미선씨는 이 모든 게 속상하기만 합니다...
미선씨는 가족을 위해 지친 하루하루를 보내는 남편과 쌀밥을 차려드려도 밀가루가 좋으시다며 아직도 수제비로 끼니를 때우시는 어머님께 한없이 미안하기만 합니다...
미선씨의 작은 바람은... 어머님께서 여생을 따뜻하고 편하게 주무실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그리고 하루종일 고된 노동으로 지친 남편이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마지막으로 어린 두 아이들이 맘껏 뛰어 놀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하는 거랍니다.
하지만 지금 미선씨가 할 수 있는 일은 넉넉하진 않아도 알콩달콩 웃으며 지낼 날이 올거라 수없이 다짐하는 것뿐입니다...
★ 디자이너 오 석 규
독일 연방 건축사 現 건축디자인그룹 FUV-space works FUV inc 대표 現 성균관대학교 건축대학원 박사과정 現 명지대학교 건축학부 강사
1991. 02 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 졸업 1997. 11 독일 카이저스라우테른 대학교 건축학과 졸업 1998. 01 (주) 종합 건축사 사무소 원도시 건축 1999. 10 (주) 건축사 사무소 양진석 건축연구소 수원대학교, 대림대학교 건축공학과 강사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