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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30일 ... 15km (267km)
8km(매2km ...10'47"/9'40"/10'16"/9'43")
7km ... 37'25"
월말이라 할 일이 많다.
세금이며 정리해야 할 것들 때문에 일찍 집을 나선다.
짝지님은 인터벌을 한다고 한다.
나는 ?
쫓아 해야 되겠지...
2키로 적당히..2키로 빡시게를 3세트.
풀리지 않은 몸으로 달려서 인지 속도가 나지 않는다.
봄날 같은 날씨에 토닥토닥 거리는 발 소리를 들으며 달린다.
햇살이 빼꼼히 퍼져 얼굴에 부딪치고,
앞서 가는 마음의 그림자를 쫓아 열심히 달려보지만 몸은 마음의 그림자를
놓치고 만다.
짝지님은 3세트를 나는 2세트 하고 7키로 달리기로 마무리 했다.
5키로 정도 더 달리고 싶었지만 바쁜 관계로 오늘은 이것으로 끝 !!!
술관리에 실패를 거듭하는 짝지님 ...오늘 부터 적극적으로 술관리에 나서기로 했다.
왜냐면?
.....
11월 29일 ...10km (252km)
엇갈린 시간 때문에 대화에 목말라 하는 큰아이와 원 풀이라도 하는 듯이
밤새 얘기 하던 짝지님은 인사불성이다.
어제 하루 쉬었으니 오늘은 운동을 해야 할 것 같다.
피곤 했는지 아니면 과식 탓인지 얼굴이 너구리가 되어서 몸을 풀어야만 된다는
생각으로 혼자 집을 나선다.
비가 오고 있다.
아니...다시 올라와 팩라이트 자켓을 준비 하여 나가면서 다시 한번 짝지님을 유혹
하지만 전혀 반응이 없는 것으로 보아 아예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잠시 망설여진다.
에이~~비 핑계로 쉴까..움직이지 않으면 오랜 시간 동안 힘들것 같은데...일단 나간다.
차창에 부딪치는 빗방울이 자꾸 마음을 웅크리게 한다.
여기서 우회전해서 그냥 가야겠다. 하면서 핸들을 틀지 못 하고 북한강으로 향하고 있다.
청승맞은 짖 일까 ?
남들이 보면 약간 아니, 무지 이상한 사람이라 하겠지..
그렇지만 달리고 난 다음의 그 행복감을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이 지금의 심정이다.
비도 오고 나무가 많이 흔들리고 강물이 출렁이는 것을 보아 하니 바람도 거센것 같다.
달려 보다가 아니다 싶으면 돌아가야지... 오늘 대회에 나간 사람들도 있는데...이쯤이야
달려도 별 문제 될 건 없을 거야 하는 마음으로 출발한다.
촉촉히 젖어가는 길위를 나는 나와 벗이 되어 달리고 있다.
몇일 동안 읽었던 하루키의 "1Q84"에 나오는 리틀피플이 여기 어디쯤에선가 나타날 것 같은
생각을 잠시 해 본다.
하늘에 달이 두개 떠 있고 숲에는 리틀 피플이 있고 .. 현재와 또다른 공간 속에서 닿을 수 없는
사랑을 갈구 하는 주인공을 생각하게 한다....읽었던 책을 내 나름 대로 정리해 보며 달리다 보니
7키로를 넘어서 10키로를 향하고 있다.
몸에는 땀이 흥건하고 기분은 집을 나설때 기대 했던 기분으로 진입 하고 있다.
이런 기분이야 ~~~
육체의 힘겨움을 참고 용기를 내면 이 처럼 행복해 지는 것을 어찌 게으름 피우고 이불 속에만 있으려 했는지...
자꾸 오늘 대회에 나가신 분들이 걱정이 된다.
회원님들 ... 비와 상관 없이 잘 달렸으리라 생각합니다....힘!!!
11월 28일 ... 휴식
11월 27일 ... 14km (242km)
14km...1:14'22"
남양주 윈드 오케스트라 단원이신 에디쉬님 곰돌이님의 늦은 방문으로
어제밤이 짧았다.
아침 일찍이 날아 들어온 문자 ... 오늘까정 함께 하자고 한다.
곰돌이님 에디쉬님과 북한강에 도착하여 청평쪽으로 한세트를 하기로
하고 각자 페이스에 맞게 달리기로 하고 출발한다.
내 마음과 같이 축~~내려 앉은 날씨다.
왜 이리 심난할까?
달리고 나면 심난함이 사라질까 ?
몸이 풀리려면 한참 걸릴 것 같다.
좀처럼 유연해 지지 않는 몸을 지탱하며 5키로 지점을 통과 한다...27분대.
반환점을 돌아서 돌아 오는 길에는 적당한 리듬을 타며 달려진다.
텅빈 공간을 메우며 흐터진 생각들을 모아 본다.
갑짜기 허무함이 밀려 온다.
삶이 덧없어 진다.
뼛속으로 파고 드는 시린 바람이 온몸을 강타 한다.
오늘 나는 위로 받고 싶다.
허나 ... 내가 나를 위로 할 수 밖에 없음을 알기에 또 다른 돌파구를 찾아야 겠다.
11월 26일 ... 11km (228km)
5km...26'29" (5'44" 5'30" 5'17" 5'4" 4'51")
5km...24'27" (5'7" 5'5" 4'50" 4'41" 4'36")
1km .... 6'2" 마무리
집 나서기가 힘들다.
집만 나서면 하루가 성공인데...
세차게 부는 바람에 용기가 꺽인다.
차문을 박차고 나서야 하는데 자꾸 미적미적 거려 본다.
에이~~~
바람이 모자를 훌러덩 벗기고 만다.
패딩을 입고 뛰어야 겠다.
처음엔 조금 둔하기는 해도 바람이 몸속으로 들어 오지 않아서 좋다.
그런데...
2키로를 넘어서니 땀이 흥건해지고 옷이 엄청 거추장 스럽고 달려지지 않는다.
벗어 던지고 싶지만 특유의 인내로 버텨본다.
버리고 가면 아들놈한테 무지 구박 받을 것 같고 ... 땀복 입고 뛴다고
생각해야지 별수 있나...
이왕 나왔으니
5키로는 더 뛰어야 하지 않나...그렇지...그래도 여름이 좋은 것 같아 <--짝지님왈
민소매를 입고 앞서 달려 가는 짝지님 뒤에서 어기적 거리며 달린다.
1키로 5분 7초...조금 빡시게 달리면 24분대에 들어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바람이 예술이다.
묵직한 바람이 나와 정면 대결을 한다.
그래~~누가 이기나 해봐~~~
에고~~그만 뛸까?
조금만 더 가보고...아니 도저히 더는 못 갈것 같은데...숨이 턱과 코를 넘어 머리까지 찬다.
4키로 19분대...어라 1키로만 5분 이내에 달리면 최고기록이 달성 된다.
으~~아~~~힘들어~~~힘들어~~~에고고고~~~
절대 불가능 할것 같던 24분대에 골인 했다.
24분 27초...주저 앉을 것 같아 쇠말뚝 붙잡고 몸부림친다.
이렇게 달리고 나면 기분 전환도 되고 자신감도 생기는데 아침만 되면 왜 그리도
마음이 나약해 지는지 모를 일이다.
11월 25일 ... 휴식
11월 24일 ... 15km(217km)
14km...1:13'29"
1km...마무리 조깅
단순하고 소박한 삶을 살아 가고 싶은 요즈음 긴 거리를 달리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긴 외로움 속에서 나는 무엇을 찾아 다시 돌아오지 않으면 안될
길로 돌아 오고 있는 것인가 ?
반드시 돌아와야 하고 돌아 올수 밖에 없다는 것이 때로는 거추장
스럽다라는 생각을 한다.
심장박동처럼 울리는 발소리를 들으며 고통은 고통으로 치유 하는 양
더한 고통속에서 희열을 느낀다.
강물 위에 두둥실 물오리떼가 울음 울어 잠시 고개 돌려 바라보게 한다.
탱탱한 몸동아리 신기하게도 물위에 띄우고 어디로 행차 하시는지 ...
그들도 이 곳으로 다시 돌아 올려는지... 아마도 다시 돌아 올거라 생각한다.
출발 할때는 차가웠던 바람이 5키로를 넘어서 부터는 시원하게 느껴진다.
아마도 힘껏 달리고 있는것 같다.
7키로에서 반환...
밟았던 길 다시 밟으며 돌아 오는 길에 짝지님을 만나서 동반주 했다.
2키로 정도를 빡시게 밀어 붙이는 짝지님 덕에 가슴에 파스를 붙인양 쏴~~하다.
물결 만큼이나 많은 반복적인 동작으로 15키로를 마무리 하고 어죽 한사발에 행복 했다.
11월 23일 ... 15km (202km)
5km--- 27'11"/26'38'/26'13'
안개가 자욱하고 음산한 날씨에 밖으로 나간다는 것이 싫어진다.
걍~~따뜻한 이불 속에서 잠이나 푹 잤으면 얼마나 좋을꼬 !!!
그러나 몸은 집밖을 나서고 있다.
간단하게 빵으로 요기를 하고 차에 먹이를 넣어주고 북한강으로 향한다.
적당히 젖어 있는 구불구불한 길이 정겹다.
강물이 멈춘듯 고요하고 인적은 없고 우리 부부만이 요란하다.
짝지님은 매몰차게 나를 버리고 멀어져만 간다.
나를 버리고 가는 님은 10리도 못가 발병이 난다고 했던가?
2키로 지점에서 짝지님은 발병이 났는지 멈추어서서 가질 않는다.
"와요?"
"발병 났어"
"거봐"
나는 5키로 짝지님은 4키로를 달리고...겉옷을 벗고 모자를 바꾸어 쓰고...
다시 출발해서 열심히 달리고 있는데 3키로 지점에서 백구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
어제의 그 백구..나와 백구의 정면 충돌이다.
백구가 이 먼 곳까지 산책을 왔는가?
개는 뛰면 달려든다는데...짝지님 말처럼 돌멩이를 들어 던져 볼까? 아니야 어제 천리마님
얘기로는 공격하지 않으면 물지 않는다고 했지...여러 생각을 하는데 이놈의 백구가
뒤에서 나와 동반주 하고 있다.
간이 콩알이 아니라 좁쌀만 해 졌다.
계속 뒤를 돌아봐도 떨어지지 않고 달려 온다.
1미터 뒤에서...으~~~악 ~~ 백구와 나 밖에 없는데 이놈이 덤벼들면 어쩌나...멈춘다.
멈추자 앞으로 보란듯이 달려서 가로질러간다.
안 달릴수도 없고 달릴수도 없고.... 다시 달려본다.
언덕을 넘어서서 뒤돌아 보니 어디로 갔는지 사라졌다.
이놈이 자기 집까지 가려면 시간이 걸릴텐데 그 시간 동안 더 달려서 마주치지 않아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5키로 지점까지 내 달린다.
1분 정도 쉬었다가 다시 백구를 만나면 떻게 해야 할까 생각해 보고 서서히 달려본다.
제발 마주치지 않기만을 바랄 뿐...
온통 백구 생각에 1키로 2키로를 어찌 달렸는지 모르겠다.
다행히 3키로 정도를 남겨 두고 짝지님을 만났다.
짝지님은 백구를 보지 못했다고 하고...
헉헉 거리며 상황설명을 짝지님에게 하고 마지막 스파트를 해 본다.
1키로 4분 34초...혀가 앞으로 쭉 내밀어진다...그놈의 백구 때문에 ...
백구야~~
나 너랑 동반주 하고 싶지 않으니 제발 나타나지 말아다오 부탁이야..응...!!!
11월 22일 ... 15km (187km)
일요훈련이 있는 날...
8시 35분쯤 북한강에 도착하니 천리마님과 산성님이 나오셔서 벌써
출발 하신것 같다.
8시쯤 출발 하셨을 것이고 5키로 정도 가면 만날 수 있지 않을까 ?
추위를 떨치려 머뭇거리지 않고 바로 출발한다.
길가에 서리발이 즐비하고 시린 나무들이 가지런히 일렬로 서서 더욱 냉기를
뿜어 내는 듯 하다.
메케한 낙엽 타는 내음과 피부에 와 닿는 찌릿찌릿한 차가움이 기나긴 겨울의
늪을 실감 나게 한다.
5키로 지점에 다다랐는데도 앞선님들이 오시지 않아 만날때 까지 가기로 생각코
청평쪽으로 쭉 달려 본다.
쓰러진 출입금지 표지판을 넘어서 7키로 지점에서 씩씩하게 달려 오시는 산성님을
만나고 그 뒤 바로 달려 오시는 천리마님 힘~~~외치고 7.5키로에서 바로 턴 한다.
돌아 가는 길은 항상 짧게 느껴진다 심리적으로...
허허벌판을 편안한 마음으로 즐기면서 달려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힘들다 생각지 말고 작심하고 즐기자 !!!
나에게 주어진 , 아니 내가 선택해서 달리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을 최대한 즐겨 보자.
돌아 오는 길은 언제나 마음이 충만하다.
추운날 이불 속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 터인데... 나는 특별한 사람이다
라고 생각 하면서....거만한 모드로 달린다.
공백상태로 달리고 있는데 뒤에서 터벅터벅 나를 따라 잡으려 달려 오는 소리가 들린다.
누굴까?
산성님이 화장실 갔다가 이제 오시나... 한참을 가는데 너무 긍금해서 참을 수 없어 뒤를
돌아 본다... 5키로 지점에서 만났던 어떤 아찌~~~ 잊어버리고 달렸는데...아 그 아저씨가
달리고 계셨지... 어라 계속 나를 추월 하려 무지 열심히 달려 온다.
추월해서 가실테면 가시고 하다가 에라 ~~ 얼마 남지 않았는데 전력질주 해야지...중간에
백구가 일조를 한다.
멍멍 거리며 덤벼들듯 하고 ..으~~악~~~걸음아 날 살려줘~~~
15키로 1시간 23분 23초...차가움 속에 달렸던 시간들이 더 없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짝지님 왈 "뜨거워도 여름이 좋지 ?"
"아니 여름이 되면 겨울이 좋고, 겨울이 되면 여름이 좋은 것 같아"
지나간 바람은 차갑지 않고, 지나간 더위는 뜨겁지 않고, 오로지 현재의 바람만이 차가울뿐.
11월 20일 ... 12km (172km)
허벅지 통증으로 이번주는 휴식한다는 짝지님이 자전거로 나를 밀어 줄테니
달리라고 한다.
어느정도 대회의 후유증에서 벗어난 듯 하다.
10키로를 달리려 한다.
짝지님은 자전거를 타고 나는 달리고 ... 한폭의 그림 같다.
달리는 나는 국가대표고 자전거 타는 짝지님은 감독이고...ㅋ ㅋ
급수를 해준다며 물까지 준비 하고서 달린다.
그런데 감독이 춥다며 약한 모습을 보인다.
사진이나 찍고 돌아가야겠다고...?
청평쪽으로 달려본다.
다리를 지나 잠수교 입구에 출입금지 표지가 붙어 있다.
아마도 무슨 공사를 하는 듯하다.
돌아 오는 길엔 바람이 제법 불어서 추위를 느끼게 한다.
장갑을 끼었는데도 손가락이 시렵다.
몸에서 땀은 흐르는데 춥다.
마지막 2키로를 남겨두고 속도를 내어 본다.
5분 페이스로 달려졌으면 하는데 아마도 모자랄 듯 싶다.
조깅 하는 짝지님을 만나서" 왜 답답혀요" 하며 살짝 약 올렸다.
1시간 7분 13초 ...
나른 한 몸에 좋은 보약을 먹은 듯 쫙~~~ 풀렸다.
11월 18일 ... 5km (160km)
<Pain is inevitable, Suffering is optional...>
'아품은 피 할 수 없지만, 고통은 선택하기에 달렸다'...
달리면서 '아아 , 힘들다! 이젠 안되겠다' 라고 생각했다고 치면, '힘들다'라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이젠 안되겠다' 인지 어떤지는 어디까지나
본인이 결정하기 나름인것이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무라카미 하루키) 서문에 이렇게
쓰여 있다.
정말로 마라톤에 대해서 가장 간결하게 표현 한 것 같다.
아직 몸 상태가 회복 되지 않음을 알지만 너무나 심심해서 짝지님 옆구리
쿡쿡 찔러서 북한강으로 향한다.
차분한 가운데 헝클어진 거리는 황망하기 이룰데 없고 보석처럼 투명한 강물은
눈이 부셔 똑바로 바라 볼수가 없다.
차가운 님의 손끝 스치듯 스쳐 가는 냉정한 강바람이 저 끝 어디에선 따스한
온기를 느끼게 하겠지....나에겐 냉정할 지언정.
5키로 회복주 30분 20초...
몇일 더 쉬어야 될것 같다.
11월 17일 ... 3km (155km)
고뇌 하는 짝지님을 뒤로 하고 잠시 사색을 즐기고자 산으로 향한다.
조그만 동산 하나 넘는 정도의 거리까지만 갔다 오기로 하고 나선다.
햇살이 깊게 들어와 그리 추울것 같지 않았는데 옷깃 속으로 파고 드는
얼음장 같은 차가운 기운이 겨울임을 다시 확인 시켜준다.
많은 사람들이 밟아서 부서질대로 부서진 낙엽을 나도 밟고 지나간다.
차가운 습기와 낙엽의 버석거림이 신선한 향기를 뿜어 내고 그 향기에
도취되어 흐트러진 삶을 미친 듯이 살아가련다.
11월 16일... 대회 후기 2
11월 15일 ....입동이 지난 날인데 한강변에서 4시간 동안을 달려야 한다는 것이 두렵다..
시간에 묻어 가듯이 그렇게 나의 의지와 별 상관 없이 출발선에 선다.
몸은 뛸 준비가 되었는지 아니 되었는지 모르겠다.
일단 달리다 보면 열이 날것이고 그 열로 인해서 몇시간은 견뎌 줄것으로 생각한다.
생각 보다 잘 달려지고 있다.
아마 이것이 나의 실력의 현 주소 아니겠는가 ?
오버 페이스는 아닌 것 같고...3시간 40분 페메를 앞세우고 갈 수 있다는 것에 자신감이 생긴다.
페메가 조금 답답한것 같아서 앞질러 가기도 해 본다.
뒤에서 같은 속도로 계속 나를 밀고 있다.
언젠가는 그들이 날 추월 할 것 같아진다.뒤퉁수에 자꾸 신경이 쓰인다.
기분은 어느정도 업 되어 있고 다리도 박진감 있게 나가준다.
하프를 통과 하고 여러 반가운 님들과 이러저러한 얘기를 하며 10여키로를 적당하지만
때로는 힘겹기도 하고 ... 남정네 둘은 어디로 갔는지 이내 사라져 버리고 나혼자 댕그만히
스스로의 자만을 앞세우며 앞으로앞으로 향하고 있다.
오로지 내 앞에 펼쳐진 끝없는 길만을 생각하고 달린다.
새차게 몰아치는 바람에 나의 힘겨움을 날려보지만 다시 되돌아 온다.
아 ~~~이곳이 강변이지... 강물이 흐르고 있다는 것도 잊어버리고 달렸다.
강물을 바라본다.
이름을 알수 없는 다리만이 즐비 하고 불어오는 바람에 끝없이 저항하고만 있다.
다리는 찬 바람에 저항 하느라 빨갓게 성나 있고 얼굴은 아마도 쉬렉정도의 형상을 하고 있을 것이다.
많은 주자들을 추월 하며 달려 간다.
조금 미안하기는 하지만 어쩌냐 나는 내 갈길을 가야 하는 현실에 순응해야지 ?
고지가 바로 저기인데... 시간으로 보아서 좋은 기록을 가지고 갈 수 있을것 같아진다.
긴 시간 생각 했던 것들을 정리 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온다.
그 긴 생각들을 정리하고 환희에찬 순간을 만끽 해야 하지 않겠는가.
많은 군중들 사이에 나만이 우뚝 서서 박수를 받는것 같은 기분...
억눌렸던 기쁨의 감정들을 한 순간 쏟아 부어본다.
어디에서도 토해 낼 수 없었던 감정을 4시간 여 동안 축척 하여 내 뿜어 본다.
천하를 얻은 듯 행복하다.
11월 15일 ... 42.195km (147km)
미라톤 대회에 6번째 출전 하는날이다.
목표는 이번에도 서브 4 ...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는 속도로 서브 4를 한다는 것도 쉬운일은 아닌것 같다.
냉냉한 바람에 영하의 날씨...추위에 약한 나는 더욱 움추러든다.
추운데도 제법 많은 달림이들이 모였다.
풀코스 맨 뒤쪽에서 출발한다.
우루루~~~몰려 나가는 달림이들 사이에 한점이 되어 달린다.
출렁이는 강물이 나를 견인 하는 것 처럼 달려진다.
호흡이 힘겹지 않아 오버페이스를 하는 것 같지는 않다.
5키로 ... 26분 11초다.
좋은 기록이 찍힌다.과연 이 속도를 끝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형설공님이 힘~~~하며 서서히 나를 추월해 가신다.
뒤에서 마구 밀려오는 달림이들이 마음을 조급하게 한다.
그렇지만 동요 하지 않는다.
현재의 속도만 유지 하고 가면 되는 것이다.
10키로... 52분대가 찍혔다.
나에겐 더 없이 좋은 기록이다.
3시간40분 페메 뒤에서 달리는데 한 아저씨가 3시간 40분 페메가 너무 느리게
간다고 궁시렁 궁시렁 ~~~~
목표 시간대가 얼마냐고 물어본다.
저요 ... 4시간 이내면 되요 !!!
충분 하네요!!!
언제 헤어졌는지 그와 헤어지고 페메를 추월 하여 달리고 있다.
하프 지점에서 턴하여 돌아오는 선두 주자들....
역시 힘차게 달려 오시는 천리마님 힘~~~한번 크게 외치고
뒤이어 전설님이 달려 오시고 전설님 힘~~~
하프지점 1시간 50분...
약수님 힘~~~ 조금 힘이 드신 듯...
페메가 나를 추월해 간다.
3시간 40분대는 힘들 것 같고 50분대를 생각해 본다.
나에게 남겨진 길을 야금야금 삼킨다.
24~5키로 지점에서 산성님과 한경택님을 만나서 이런 저런이야기 하며
그리 힘들지 않게 30키로를 넘어선다.
산성님왈 "형설공을 잡아야 하는데.."
30키로를 넘어서면 1키로 1키로가 인내의 길이다.
1키로를 넘어서 또 기나긴 1키로를 목표로 한다.
골인 지점이 눈에 선하다.
좋은 기록으로 들어 갈 수 있을것 같다.
좀더 힘을 내서 가보자...함께 달렸던 한경택님과 산성님의 기척이 없다.
몇몇 사람을 추월 하며 갈수 있다는 것이 신기 하다.
냉냉한 바람이 불어와 손이 시렵다.
점점 추워진다.
달려도 달려도 춥다
앞으로 2키로... 이대로 잘 달리면 50분 이내에 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힘이 난다.
옆 사람에게 말을 거는 여유도 있다.
목표로 했던 시간에도 여유가 있다.
길을 잘못 들어서 주춤 거리기를 몇번 하고 마지막 골인 지점 600미터를
남겨 놓고 마지막 스파트를 해본다.
아직 힘이 남아 있다는 것이 신기 하다.
여자 9위예요~~~!!!
두손을 번쩍 들어 환호에 답한다.
마지막 골인 지점을 힘차게 밟으며 최고의 기쁨을 만끽한다.
3시간 46분 44초....잘 달렸다.
이 시점에서 마라톤을 접는다 해도 여한이 없다.
그러나 쭉우욱~~~ 달릴고 있을 것이다.
11월 14일 ... 5km (105km)
내일 스포츠서울 대회에 출전 함으로 오늘은 가볍게 5키로정도를
달리려 북한강으로 향한다.
세차게 몰아치던 바람과 가을비가 거리를 말끔하게 해 놓았다.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한 거리에 간혹 딩구는 늦깍이 낙엽이 정겹다.
햇살이 퍼지기에는 이른 시간인듯 뿌연 안개가 금방이라도 햇살에 밀려
힘없이 사라질 것만 같다.
잊혀진 듯 잊혀지지 않은 물 내음이 싱그럽고 달리고 있는 나 또한
몸과 마음이 싱그러워짐을 느낀다.
상쾌하게 달려진다.
내일도 이렇게 아무런 부담 없이 상쾌 하게 달려졌으면 ....
영하 2도 까지 내려 간다고 하니 추위에 무지 약한 나는 걱정이 된다.
어찌 준비를 해야 하는지...
오늘 정도면 딱 좋을것 같은데...
아무튼 장거리 연습이라 생각하고 잘 달려보자 !!!
11월 13일 ... 2km (100km)
춘마의 악몽을 조금이나마 만회 하려면 대회전 켠디션 조절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 같다는 짝지님이 비가 오는데도 뛰어야
한다고 운동복으로 갈아 입고 나선다.
어제 달렸어야 하는데 김장 때문에 못달려서 조금은 불안한 것 같다.
밖으로 나서니 비를 맞고 뛰기에는 무리인것 같다.
대회전 감기에 걸리면 그것도 문제이고....
지하 주차장에 들어서는 순간 널찍한 주차장에서 달리면 될 것 같다.
이젠 눈에 보이는 것이 마라톤을 할 수 있는 장소냐 없는 장소냐다.
한 바퀴를 달려보니 1분 20초...
둘이서 뺑글뺑글 도는데 웃음이 나오고 씨씨티비에 찍힐 모습이 넘
쌩뚱 맞을 것 같고 간혹 주차된 차를 빼가는 사람들 보기가 민망하다.
미쳐도 단단히 미쳤군 하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것도 같고..
아직 남의 시선에 자유롭지 못함을 느낀다.
12분 정도 달리다 그만 두었다.
가을비 내리는 거리를 짝지님과 드라이브 하면서 달리지 못한 아쉬움을
달랬다.
11월 12일 ... 휴식 (김장)
겨울 준비로 김장이 가장 필수 조건인것 같다.
어미님의 계획에 따라 오늘은 김장 하는데 일조를 해야한다.
동네 어르신들 서너분이 하시는 김장에 상대적으로 젊은 내가
감나라 대추나라 할 순 없고 한쪽에서 식사 준비나 해야 할 것 같다.
김장이 일찍 끝나 주면 10키로 정도 달려야지...
짝지님은 설거지 하느라 힘들고, 나는 식사준비에 배추속 몇개 넣고
나니 만사가 귀찮아진다.
에고~~
오늘 하루 쉬고 내일 뜁시다...
11월 11일 ... 6km 산행 (98km)
창을 통하여 보여지는 건너편 나무들이 요란하게 흔들린다.
오늘은 어제 보다 더 거센 바람이 불고 있는 듯 하다.
그리하여 ...
산으로 가기로 하고 보온병에 뜨거운 물 가득히 담고 혹시나
만날 수 있는 님들 몫 까지 커피믹스 몇개를 넣고 집을 나선다.
짝지님은 빡시게 오른다 하고 나는 내몸이 허락하는 만큼만 가야지...
목덜미로 삐집고 들어오는 바람이 내 몸을 일깨운다.
오늘은 마음껏 이 산을 느끼며 오르자 ~~~
서서히 오름의 재미를 느끼게 된다.
건조한 거리 울긋 불긋한 거리에 거친바람이 윙윙거린다.
거친 바람만이 존재 하고 어디에도 지난 계절의 흔적은 찾을 수 없음에
세월의 흐름을 느끼게 된다.
아~~
님은 그렇게 변해 있었고, 눈에 보이지 않게 변하고 있을 것이리라...
높이를 가름 할 수 없을 정도로 쌓여 있는 낙엽들이 때로는 나를 뒤로
밀쳐내기도 한다.
멀리서 밀려 오는 파도 소리처럼 저 나무 뒤편에서 불어오는 거친 바람
소리에 귀 기울이며 그 바람 속으로 나를 던지고 던져서 다다른 정상~~~
어느 것 부러울 것 없다.
내 생의 정상이 여기에 있는 것만 같다.
그랬다.
이 곳에 있을 것이다.
올망졸망 굴곡진 능선을 넘어선 바로 여기가 그곳이 아닐런지...
아름답다 말하기엔 아린 영상들을 수 없이 가슴에 담고
대롱 대롱 위태롭게 매달린 마지막 잎새를 찾으며 하산 했다.
11월 10일 ... 10km (92km)
5km ... 28'01"
5km ... 25'34"
하늘은 회색빛 구름으로 가득 하고 바람은 세차다 못해 거칠기 이를데 없다.
가을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북한강 .... 강물이 힘차게 출렁인다.
철썩이는 강물이 냉기를 느끼게 한다.
바람이 불어 체감 온도가 낮다.
속에 런닝복으로 입고 겉엔 가볍게 하나씩 걸쳤는데 벗으면 추울것 같아서
그냥 달려야 겠다.
짝지님은 준비가 덜 된것 같은데 ...추워서 먼저 출발한다.
앞으로 치닫는 걸음이 뒤로 밀치고 있다.
앞으로 가지길 않는다.바람은 거세고 다리는 나무 토막처럼 뻣뻣하다.
왜~~~바람에 밀쳐서 ? 왜이리 앞으로 갈 수가 없는 것인가?
모자가 훌러덩 벗겨지려 한다.
찬바람에 눈물이 흐른다.
황량한 사하락 사막의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키로당 20초 정도는 늦어지는 것 같다.
갖가지 꽃들이 피고지고를 무수히 반복 하더니 계절의 변화에 어쩔수 없이
쓸쓸함을 간직한 곳으로 변하고 말았다.
짹짹 거리는 새들만이 부산하다.
까칠한 건풀 속에 할머니 두분이 구성지게 노래를 하며 뭔가를 따고 계신다.
아마도 약이 되는 열매를 따고 계시리라....
바람을 가르며 달려 오시는 형설공님을 스치며 ...힘!!!
겉옷이 거추장 스러워진다.
땀도 살갗을 삐집고 나오고 있고 둔하던 발걸음도 탄력을 받아간다.
5키로 28분 1초.
겉옷을 벗어 던지고 두번째 세트.
저멀리 내가 달려가야 할 길을 바라보며 상념에 젖어보며 힘겨움을 잊으려한다.
세찬 바람에 허리가 꺽기도록 흔들리는 억새...
길 옆 소복히 쌓여가는 낙엽...
텅빈 밭에 딩구는 채소 껍데기가 잠시나마 힘겨움을 잊게 한다.
피치를 올리려 하니 다리가 허공을 휘졌고 심장은 금방이라도 멈출것 같아진다.
가슴팍에 느껴지는 기분좋은 통증이 바람타고 온몸에 전염되고...
세찬 바람 밀쳐내며 마지막 한 순간까지 최선을 다함에 만족 한다.
자동차 위에 내려 앉은 가랑잎이 잠시 내 마음을 빼앗아간다.
11월 9일 ... 21km (82km)
7km...39'28"
7km...38'24"
7km...38'13" (1:56'05")
어제 비가 내려서 훈련을 못 하고 대신 아이들과 오랫만에 느긋한
일요일 아침 만찬을 할 수 있었다.
아이들이 무지 좋아 하는 것을 보며 엄마와 함께 못 했던 시간들에 대해
깊이 생각해 봤다... 시간을 잘 활용해야 할터인데..아이들이 안스럽다.
오후엔 친정 식구들이 와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며 즐거웠다.
혼자 딸아이 둘과 생활 하고 있는 남동생이 짠했다...인생살이가 다 그런거지뭐~
여동생은 딸과 무척 부딪친다고 하고...아이 눈높이에 맞추라고 충고 하지만
자녀 교육엔 정답이 없는 것 같다... 자식이 뭔지 원~~~
11시쯤 북한강으로 향한다.
앙상한 나무들이 스산해 보이지만 간혹 보이는 햇살에 스산함은 사그러지는 듯 하다.
20km를 지속주로 달려야 겠다고 한다.
길게 청평쪽으로 짝지님은 달린다고 하고 나는 7km를 3번 왕복 하기로 한다.
비 내린 흔적들이 여기저기 있고 살랑살랑 바람이 즐겁게 내 몸을 부딪친다.
반환해서 돌아오는 길은 땀으로 법벅이 된다.
첫세트 기록이 신통치 않다.
그렇다고 더 힘을 내서 달릴 수도 없는 것 같고...장거리를 달리는 것이니 속도에
연연해 하지 말고 즐기면서 달려야지 하며 나를 토닥여 본다.
두깨가 있는 운동화를 신어서 인지 발 떨어지는 소리가 둔탁 한것 같다.
바람에 날리는 낙엽처럼 가벼우면 얼마나 좋을까나...
두번째 세트를 반환하고 돌아오는 길에 형설공님을 만나고...힘~~~!!!
마지막 세트
목을 축이고 몸을 살짝 흔들어주고 다시 출발해본다.
한여름 처럼 덥고 햇살이 따갑다.
짝지님은 벌써 돌아오고 있네..힘~~!!!
무척 힘이드는지 인상이 찌그러져 있다....짠하다.
강을 바라보며 음식을 차리고 촟불을 켜고 축원 한다.
무슨 사연이 있길래..백발이 성성한 할머니는 저리도 정성 스럽게 두손 모아 빌고 또 빌까.
그들은 멈춰 서 있고 나는 달리고 있다.
무거운 시간은 길게 느껴지고 가벼운 시간은 짧게 느껴진다는데 촟불이 켜 있는 순간과
내가 달리는 순간은 가벼운 시간이며 짧게 느껴지기를 바래본다.
짝지님은 속도가 형편없어서 짜증이 난다고 궁시렁~~~나는 힘들다고 궁시렁 궁시렁~~
그래도 달렸기 때문에 하루를 잘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오랫만에 긴거리를 달려서인지 달렸던 여운이 길게 남는다.
11월 8일 ... 일요 훈련이 있는 날이였지만 비가 와서 푹~~쉬었다.
11월 7일 ... 7km(61km)
뒷동산 6.5km...59'36"
마무리 조깅 1km...5'29"
춘마 이후 약간의 슬럼프에 빠져 있는 것 같다.
꼭 달려야 겠다는 의욕이 짝지님에게 밀린다.
짝지님은 혼자 가기 싫어서 자꾸 보채고 내 의지와
상관 없이 집을 나선다.
작은 동산이지만 오르내림이 나에겐 부담이 된다.
1세트 2세트는 무리가 가지 않게 천천히 보폭을 줄여서 달리고
3세트 부터는 힘껏 달려본다.
팔뚝 위로 땀이 뚝뚝 떨어지고 다리 근육은 탱탱해져 온다.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느린 동작으로 산책하며 부러운듯
이해 할 수 없다는 듯 슬쩍슬쩍 곁눈질 하며 바라본다.
심한 오르막에선 힘겨움이 극에 달한다.
한 발자욱도 앞으로 갈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평지가 나온다.
오메~~~죽겠네~~~
짝지님은 6세트 하는 동안 나는 5세트 반을 하고 아파트 주변 1키로로
마무리 했다.
언제나 심난한 마음으로 집을 나서지만 훈련을 마치고 집으로 향할때의
마음은 자신감과 충만함으로 가득해진다.
이게 바로 병이다.
달리기병!!!
11월 6일 ... 15km (54km)
15km ... 1시간 25분 26초
새벽녁에 비가 내렸는지 거리는 촉촉하고, 축축한 안개가 시야를 가린다.
운악산을 가기로 했는데 산행때 항상 함께 했던 에디쉬님의 불참으로
뒤로 미루기로 했다.
12시가 가까워지는 시간에 대성리에 도착해서 깊은 호흡으로 몸과 마음을
바로 세워본다.
천클 식구중 누군가가 달리고 있는 것 같다.
아마도 곰돌이님 같다고 예측해 본다.
출발 준비를 하는 동안 곰돌이님이 달려오신다...힘 !!!
8시 30분경 부터 지금껏 뛰셨다고... 20키로를 달리셨다고 하신다.
짝지님은 오늘 스피드를 내어 지속주로 달린다며 나더러는 알아서 뛰란다.
그럼 나도 스피드는 않되지만 지속주로 해야지....
짝지님과 함께 출발 하지만 10미터도 안되어서 뒤로 처지고 만다.
어제 하루를 쉬었지만 몸이 가볍지 않다.
휴식을 해도 가볍지 않고 계속 달려도 가볍지 않고 ... 어쩌란 말인지 알수가 없다.
노란 은행잎을 방석 삼아 까르르 까르르 웃는 세명의 여인이 한폭의 그림과 같다
5키로 지점에는 항상 낚시꾼이 있다.
그들은 무엇을 낚고 있을까?
단순히 물고기를 낚고 있을까 ? 아니면 세월을 ...
좀더 속력을 내어 보려 하지만 오늘은 켠디션이 아닌것 같아 좀더 편안한 페이스를
찾으며 몸의 상태에 맞게 나를 다스리며 달린다.
낙엽 딩구는 소리, 꿩 울음소리 ,내 심장 뛰는 소리만를 벗 삼아 달렸다.
내 몸을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이 어디로 가든 맑고 투명 했으면 한다.
11월 5일 ... 휴식
11월 4일...15km (39km)
어제 뒷동산 달리기가 무리 였는지 양쪽 허벅지 근육 통증이 심하다.
몸은 쉬어야 될 것 같은데 마음은 이미 달려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짝지님이 쉬자 하면 핑계삼아 쉴 터인데 자꾸 가자고 한다.
이불 속에 있어봐야 상념만이 꽈리를 틀 것이고 달리고 오면 기분도
한결 좋아지리라...
허벅지가 출렁 거리며 통증을 안겨다 준다.
500미터를 지나서 부터 달릴만 해 진다.
헌데...
달리기 하면서 처음 느껴지는 가슴 통증이 밀려온다.
뭔가가 심하게 가슴팍을 누르는 듯 통증이 밀여온다.
처음 있는 일이다.
호흡도 그리 무리인 것 같지 않은데 왜일까?
계속 경계를 하며 달려 보지만 사라지지 않는다.
일단 2.5키로 턴 하는 곳 까지만 참고 가보자...
다행히도 2키로 지점에 다다르니 통증이 거짓말 처럼 사리졌다.
이젠 서서히 몸도 달구어 졌고 욕심도 생기고 한다.
이왕 달리는 것 오늘은 청평쪽으로 여행을 떠나 볼까나...
쌩쌩 ~~ 청평 다리 쪽에선 잘도 달려진다.
냉기만이 감도는 길위를 나 홀로 달리고 있다.
청평에서 대성리로 향한다.
빵 한쪽에 의지 해서인지 기운이 뚝 떨어진다.
뒤에서...
"오른쪽으로 추월 하겠습니다"
자전거가 지나간다.
뒤돌아 본다...그는 무슨 생각으로 나를 보았을까 ? 왜 ?
무수한 자전거 부대가 지나간다.
족히 30명은 되어 보인다...신명나게 노래도 부르며 스친다.
내가 가야할 길이 심난해진다.
그래도 왔기에 다시 가야만 된다.
밟기에 조심스러운 노란 은행잎...발 끝에 차이는 낙엽들을
뒤로 뒤로 밀치며 원래의 자리로 돌아 왔네....
마지막 3키로는 조금 빠른 속도로 달린다는 느낌으로 달렸다.
자전거 부대들은 써브3 페이스로 와서 찰칵찰칵 추억을 남기고
나는 써브 4 페이스로 달려와 힘겨워 한다.
투명한 유리 같은 강물 위로 산이 누워있다.
나도 저 산처럼 강물 위에 누워 봤으면....아마도 춥겠지 !!!
11월 3일 ... 7km (24km)
어제의 산행으로 다리 근육이 많이 피곤 하다.
푹 쉬고 싶은데 짝지님은 아파트 뒷동산을 뛰자고 한다.
언덕주를 해야 된다는 고수들의 말을 실천 하려 하는지...
작은 뒷동산이지만 제법 경사도가 심한 곳이 두어군데 있고
흙길이라 충격은 없을 것이다.
오래전 빠른 걸음으로 걸었을때 14~15분 정도 걸렸었는데...
산길을 뛴다는 것이 무척 부담은 되지만 한번 뛰어 보기로 하고
경사진 산길을 오른다
걷는 것도 힘든데... 뛴다라는 생각을 갖고 뛰니 뛰어진다.
뛸 수 없을 것만 같았는데 신기하게 뛰어진다.
급경사진 곳을 오를땐 무늬만 뛰는 것이지 걷는 수준인것 같다.
그러나 뛰고 있다.
수북히 쌓인 낙엽 때문에 미끄럽고 발을 헛디딜까 걱정이 되긴 해도
서서히 몸이 적응해 간다.
경사면을 오를땐 코가 땅에 닿는 듯 하지만 내리막이나 평지가 나오면
날아가듯 달려진다.
항상 평지만 달리다가 이렇게 산길을 달려보니 기분도 업 되는 것 같고
그렇게 지루하지 않고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일주일에 두번 정도는 이곳을 뛰어야 겠다.
11월 2일... 6km (17km) 천마산 산행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은 산행을 했었는데 마라톤에 올인 하느라
산을 등한시 했었다.
들뜬 분위기도 잠재울겸 산으로 향한다.
집을 나서는 순간 발걸음이 날아갈 듯 가볍고 가슴은 빨간 단풍으로
물들어간다.
집나간 며느리 전어냄새 맞고 들어 온다 하더니...
계절 냄새 맞고 나는 산중으로 들어선다.
불어오는 바람에 힘 없이 떨어지는 가랑잎... 그 가랑잎을 밟고 쉼
없이 님의 깊은 품속으로 들어간다.
이미 가을은 떠나 버리고 겨울이 오고 있다.
땡땡한 여인의 가슴처럼 풍만하던 숲속은 엉성하게 서로를 위안 삼아
마주 하고 있다...서로의 나체를 보며 쑥스러워하듯이 그렇게....
애면글면 올라선 산정상!!!
땀으로 흥건한 육신...온몸을 휘저어 놓은듯 하다.
육신의 힘겨움 없이 얻을 수 없는 이 생동감 넘치는 짭짜름한 향기를
잊고 있었다니...
아~~~
님의 품으로 향하여야 하는 것을 ...
하산주 한잔으로 주름진 얼굴은 붉게 단풍들어 가고 있었다.
오랫만에 천마산 정상까지 걸린 시간이 43분 44초가 걸렸다.
아직 기력이 떨어지진 안은 듯하다.
11월 1일 ... 11km
10km ... 52'16"
1km 마무리 조깅
11월의 첫날이다.
일요일인데 훈련 공지가 없어서 이생각 저 생각 하다가
짝지님과 북한강으로 향한다.
어제밤에 내린 비로 물기서린 낙엽들이 추워보인다.
오늘은 10키로 지속주를 해봐야겠다.
짝지님이 초반 부터 여느때와 달리 속도를 내며 달린다.
나도 뒤질세라 열심히 따라가 보려고 한다.
헉헉~~~
습기 젖은 공기가 코와 입을 통하여 온몸으르 퍼진다.
몸안에 웅크리고 있던 사나운 기운들이 밖으로 밀려 나오고.
불가사의 하게 뒤틀린 육신도 차분히 자리를 잡는 듯 하다.
얇은 물 웅덩이가 잠시 멈추게 한다.
리듬이 약간 흐트러져 짜증이 나려하네....
5키로를 적당한 페이스로 달렸다.
시계를 가지고 나오지 않아서 시간은 모르겠고...
짝지님에게 시간 체크를 부탁 하기는 했는데 먼저 턴해서
나보다 많이 앞서기에 알순 없어도 27분 정도에 달린것 같고.
서서히 속도를 높인다 생각하고 달린다.
짝지님은 힘~~~하며 쌕~~~하고 달아나 버린다.
나도 그에 뒤질세라 최선을 다하여 달려보지만 어쩌겠는가
나의 한계가 있는 것을...
10키로 52분 16초에...아마도 10키로 최고 기록인것 같다.
잠시 걷다가 나머지1키로를 조깅으로 마무리 했다.
회색빛 감도는 가을의 끝자락에서 한바탕 신바람나게 달렸다.
첫댓글 10km 최고기록 축하합니다. 가을인데~~기온은 벌써 겨울로 다가가고 있네요. 무사이님 힘
무사이님! 풀코스 멋진 기록을 감축드립니다. 주로에서 만나 너무 반가웠구요. 늘 무사이님의 마라톤 일기로 맑은 영혼을 얻을 수 있어 감사했는데 전하게 되어 더욱 좋았습니다. 산성님, 무사이님과 함께 달리다 체력저하로 끝까지 달리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앞으로도 쭈욱 행복한 마라톤 여정이 펼쳐지시길 기원드립니다.
저 또한 만나서 반가웠습니다...즐런 하세요~~~~힘!!!
날씨가 많이 추워져서 걱정했는데 잘달리셨네요...가을의 전설을 겨울의 전설로 만드셨네요. 기록 단축 또한 축하드립니다. 무사이님~ 전설님~ 힘
주인이 있는 개는 사람을 물려고 하고 주인이 없는 개는 사람을 보면 도망갑니다. 그 백구는 아마도 주인이
없는 듯 보입니다. 안심하고 달려도 괜찮을 거예요. 무사이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