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민족의 융합 동이, 북적, 서융, 남만
당신은 지금 터키의 조상들을 아십니까? 이 터키의 조상들은 한때 몽골고원과 중국 황허강 그리고 넓게는 만주 북부까지 호령했던 유목민족입니다. 그리고 이 민족은 현재 중국사에서도 관심 있고 조명 있게 다뤄지는 민족이기도 합니다. 과연 이 민족이 어떤 민족이길레, 중국사, 아니 동아시아사의 한획을 그을 수 있었던 것일까요.
터키의 이전 조상 민족들은 흔히 터키에서는 '투르크 족'이라고 불립니다. 터키어로 번역하면 '투르크'고, 우리말이면 '돌궐족'입니다. 돌궐의 조상은 바로 북흉노이며, 이 북흉노는 분열되기 전 흉노로부터 나왔습니다. 분열 전 흉노는 우리의 조상인 예맥족과 같은 뿌리에서 나온 민족입니다. 따지면 한국의 후손들이 지금 터키의 후손들과 똑같은 피를 가지고 나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그 터키의 할아버지뻘 되는 조상이 바로 동아시아의 최초의 유목 국가, 흉노입니다.
흉노는 여러 유목민족이 한데 합쳐진 유목 통합 체제 국가입니다. 이 국가는 흔히 왕을 선우 (위대한 하늘의 아들)이라 칭하며 독자적인 세력을 형성했습니다. 이 흉노족은 본디 황허강 유역에서 생활하고 있었으나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에 대대적인 흉노 정복활동으로 이들은 황허강 북부지역으로 근거지를 옮겼고 진시황은 황허강 유역을 중심으로 만리장성을 세웁니다. 흔히 중국에서는 이들을 '북적'이라 칭했습니다. (우리 민족은 '동이족' , 지금의 동남아시아계 민족들을 '남만', 그 외 서쪽에 거주했던 티베트 민족을 '서융이라 하여 북적까지 합하면 중국의 4적이라 불렀습니다.)
그리고 얼마 안가 한나라 고조 유방이 직접 흉노를 정벌하기 위해 30만 대군을 이끌고 정벌 전에 나섭니다. 이때 흉노족의 선우 묵특은 한나라와 전쟁에서 이겨 한나라가 흉노족의 신하국이 되고, 형재의 밀약을 맺고 한나라가 매년 조공을 바치는 등의 조약을 맺었습니다.
그러나 이 조약은 얼마 못가 한고조 유방이 죽은 후 100년이 지난 한 무제는 이 계약을 파기시키고, 군사를 일으켜 다시 흉노족과 대대적인 전투를 벌입니다. 약 7차례에 걸친 전투 끝에 흉노족은 패배하여 중국에서의 영항력을 완전 상실하며 고비 사막 북쪽으로 이주하게 됩니다. 엎친대 겹친 격으로 흉노는 남흉노와 북흉노로 갈라지고 얼마 못가 남흉노가 한나라와 연합하여 북흉노를 공격합니다.
북흉노는 서아시아로 이주했고 그들은 몇백 년 후에 다시 돌궐, 유연, 오이아트, 몽골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동아시아사에 재등장 하게 되고, 유럽 역사에는 로마를 멸망시킨 훈족으로 새롭게 등장합니다. 반면 한나라와 연합하여 북흉노를 멸망시킨 남흉노는 후에 한나라에 융화되어 지방행정으로 개편되고(서량)남은 남흉노 민족들은 강, 저, 흉노, 선비, 갈족으로 나뉘어서 후에 중국의 5호 16국 시대를 열게 되는 주역이 됩니다.
이들은 훗날 북위로 통합되었고 한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 중화됩니다. 후에 북조의 뒤를 이은 수나라는 남조를 멸망시키고 중국을 통일하니, 남흉노는 한족 그 자체가 되었다고 봐도 과언은 아닙니다. 이렇게 흉노는 5호 16국 시대를 끝으로 마지막 불꽃을 불태우고, 역사 속으로 사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