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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50년, 인생 70년 가을 나들이
장봉화
첫날(2015. 10.20)
우리 동창들이 인생 70주년을 맞게 되었다. 대학에 입학하여 친구로 함께 어울리고 기뻐한지 50년이다. 우리는 동창회장의 제안에 따라 1박 2일간 가을 여행을 하기로 하였다. 27명이 모였다. 늘 보아왔지만 만나면 반갑고 안 만나면 그립고 정다운 얼굴들이다.
벽송사(碧松寺)
광주에서 9시에 집합하여 버스로 한 시간 반 달려 함양군 마천면에 소재한 벽송사(碧松寺)에 들렸다.
여러 번의 화재로 인하여 사적기(事蹟記)가 없어 창건연대 및 자세한 역사는 알 수 없다. 다만, 현 위치에서 50m 위의 옛 절터에 있는 삼층석탑이 고려 초기의 양식을 보이고 있으므로, 이 절의 창건 역시 신라 말 내지 고려 초로 보고 있다.
조선 중종 시대 1520년 벅송지엄대사(碧松智嚴大師)가가 중창하였으며 서산대사와 사명대사가 수행하면서 도를 닦았다고 한다. 이 절은 인민군이 후송병원으로 쓰던 것을 빨치산 소탕을 위하여 국군의 방화로 완전히 소실된 후 곧 중건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는 슬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
노오란 은행과 샛빨간 단풍이 어우러졌다. 초록빛 소나무 사이로 칡덩굴이 머리털을 늘어뜨리고 붉은 단풍과 섞이어 아름답게 빛났다. 이파리가 떨어진 배롱나무 아래 하얀 꽃들이 한들거리고 꽃무릇이 고스라진 자리에 초록 잎만 길게 자라나고 있었다. 하늘에서 느티나무 단풍잎이 나비처럼 춤추면서 천천히 내려와 사뿐히 앉는다.
절 뒤편에 보호수로 지정된 300년 생 소나무가 둘레 1.2 m에, 35 m의 큰 키를 자랑하고 있었다. 또 한 그루의 소나무는 힘에 겨워 60°로 기울어 쓰러지지 않도록 사다리를 만들어 받쳐주고 있었다.
석탑은 2단의 기단(基壇) 위에 3층의 탑신(塔身)을 세운 통일신라시대 양식을 보이고 있다. 벽송사의 창건연대가 1520년인 것으로 보아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신라양식 탑이라는 점에서 매우 주목되는 작품이다. 꼭대기에는 머리장식으로 머리장식받침인 노반(露盤)과 엎어놓은 그릇모양의 장식인 복발(覆鉢)만 남아있다.
절 앞에 나오니 왼편에 느티나무가 울긋불긋, 오른편에 소나무가 푸르고 더 푸르게 하늘을 향하고 있었다. 대나무 숲에는 빨치산의 혼백이 잠들어 있다가 바람 소리에 맞추어 우는 것 같다. 왼쪽과 오른쪽엔 네 겹의 산줄기가 안개에 덮여 있다. 앞산은 잘 보이고 가운데 있는 산은 희미하며 멀수록 안개 속에 숨어 있어 겹 나발 같이 자리 잡았다.
서암정사(瑞岩精舍)
벽송사로부터 서쪽으로 600여m 지점에 위치하여 천연의 암석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사찰이다. 한국전란으로 인하여 황폐해진 벽송사를 다시 재건한 원응스님이 완성하였다.사찰 입구에 불교진리의 세계로 들어간다는 대방광문이 있고 바위에 조각된 사천왕상을 지나 도량 안으로 들어서면 아미타여래가 주불이 되어 극락세계를 형상화한 석굴법당이 있고, 도량 위편에는 무수한 보살이 상주하는 광명운대가, 그리고 스님들의 수행 장소인 사자굴 등이 있다. 서암정사 일주문을 대신하는 두 개의 돌기둥에 다음과 같은 글이 새겨져 있다.
百千江河萬溪流 (백년강하만계류) 수많은 강물 만 갈래 시냇물
同歸大海一味水 (동기대해일미수) 바다에 가니 한 물 맛이로다.
森羅萬象各別色 (삼라만상각별색) 삼라만상 온갖 모습이여
還鄕元來同根身 (환향원래동근신) 고향에 돌아오니 본래 한 뿌리도다.
돌기둥의 앞면과 뒷면에 새겨진 글귀로 화엄도량 서암정사를 창건한 회주 원응 스님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다.
사천왕문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도 두 개의 돌기둥이 새워져 있다.
摩河大法王 (마하대법왕) 크도다! 법의 왕이시여
調御三千界 (조어삼천계) 온 세상을 조화롭게 거느리시도다.
恒住寂滅殿 (항주적멸전) 항상 적멸의 궁전에 머물러서
常放大光明 (상방대광전) 끊임없이 광명을 발하시도다.
부처님께서 상주하여 설법하고 계심을 일깨워주는 말이라고 한다.
오도재(悟道峙)
예로부터 함양의 마천면에서 함양읍을 넘는 고개로 남해와 하동의 물산이 벽소령과 장터목을 거쳐 경남의 각지로 운송되던 육상교통로였다.
이 길을 오르게 되면 깨달음을 얻는다는 전설이 있으며, 김종직, 정여창, 유호인, 서산대사, 인오대사 등 많은 유학자들과 수행자들이 넘었던 고개라고 한다.
재를 넘어 뱀같이 구불구불하게 난 길은 새로운 명물로서 관광명소로 각광받고 있으며 오도재 정상에서 바로 앞에 지리산 주능선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다. 지리산을 한눈에 바라보고 있으면 속세의 모든 근심을 잊고 호연지기가 절로 생기는 것을 느낄 수 있다.구불구불 기어 올라가는 길, 구불구불 돌아 내려가는 길, 우리들은 보기 좋고 기분 좋은데 운전기사는 제일 힘들어 한다. 키가 큰 감나무에 주홍빛 감이 주렁주렁 달려 있다. 수수밭에서는 수수알이 여물고 계단식 논에서는 나락이 노랗게 익어가고 있다. 굽이굽이 돌고 돌아 내려간다. 고속도로의 나들목을 들고 나는 것 같다. 콩, 고사리, 배추, 조, 고구마, 고추, 밤나무들을 보고 향수에 젖는다.
인산 연수원
삼봉산은 해발 1187m로서 무등산의 높이와 같으며 지리산의 주능선을 모두 볼 수 있다. 죽염은 대나무에 천일염을 넣어 소나무 장작으로 8번 굽고 마지막 9번째 용융처리하여 만든다. 9번 굽는 이유는 소금의 중심부에 열이 들어가게 하려고 즉, 불맛을 보게 하려는 것으로 독소를 완전히 제거한다. 소금에 대한 잘 못된 인식과 가정이 소금을 나쁘다고 한다. 소금은 우리 몸의 균형과 조화를 이루게 하는 필수원소로 구성되어 있다. 물과 불, 나무와 흙이 조화를 이룬 것이 죽염이다.
이곳의 가마솥은 물이 올라가는 방향과 바람이 들어가는 방향을 연구하여 설계 제작한 것이다.
김윤세 회장 강의
김회장의 인생에서 소금은 여의주(如意珠)이다. 기업과 책 또한 나의 보물이다. 정직과 정성을 다 하여 약성의 비결을 유지한다. 선친이신 김일훈 선생의 처방과 의술을 전승하여 국민건강에 기여하고자 통합의료기관을 창립하였으며 나라의 의료수준을 높여 의약부국을 이룩하고자 한다.
현대의료는 사업성을 추구하다 보니 과학적 검증이 미흡한 가운데 의료와 약이 통용되고 있다. 서양의학은 현대 의료의 99.9%를 장악하고 있다. 암 환자의 90%는 약으로 살해되고 있다.
닥터 조웨 월렉(Dr. Joel Wallach)은 1940년 미국 미주리주에서 태어나 미주리주립대학 농업과학분야 학사, 동물영양 및 토양학 전공 수의학 박사과정을 마쳤다. 1991년 노벨 의학상 후보가 되기도 했다. 저서로는 ‘Dead Doctors Don't Lie!(죽은 의사는 거짓말하지 않는다)’가 있다.
그는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미군이 전쟁터에서 사망한 사람이 1년 5,600명인데, 미국에서 의료진에 의해서 살해당하는 숫자가 1년에 30만 명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죽어도 의료기관을 폐쇄하거나 의사가 처벌받지는 않는다.
‘암과 싸우지 말라’
저자 곤도 마코토 近藤誠는 1973년 게이오대학교 의학부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하여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국립 도쿄 제2병원 방사선의학센터를 거쳐, 1983년 임상 동기들 중에서 가장 빨리 게이오 의과대학 방사선과 전임강사가 되었다. 유방온존요법의 선구자로 알려져 있으나 암은 무조건 수술이나 항암제 위주로 치료하는 기존 의학계 입장에서는 눈엣가시라 전임강사에서 ‘출세’길이 막혀버렸다. 정년을 1년 앞둔 2013년에 곤도 마코토 암 연구소를 개설하여 외래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암은 ‘조기발견’, ‘조기치료’로 ‘완치’가능하다는 것이 그동안의 상식이었다. 그러나 저자는 이 책에서 ‘암과 싸우지 말라’며 기존의 통념과 상식을 송두리째 파괴한다. 암을 방치하는 것이 ‘최고의 연명책’이며, 검진을 받지 않는 것이 ‘최선의 건강법’이라고 주장한다.
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
2013년 일본 의학계와 출판계를 뒤흔든 화제의 도서 《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이 드디어 국내에 소개되었다. 40년 동안 의사로 일해 온 곤도 마코토는 이 책에서 ‘병원에 자주 갈수록 불필요한 약이나 과도한 의료행위로 수명이 단축되기 쉽다.’고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이 책은 환자를 상품으로만 취급하는 의료 현실에서 자신보다 환자를 더 사랑한 의사의 진심 어린 고백을 담고 있다. ‘암은 절제하지 않아야 낫는다.’ ‘항암제는 대부분의 암에 효과가 없다.’ ‘건강검진은 백해무익하다.’ 등 의료계의 상식을 뒤엎는 발언들로 의학계의 이단아로 평가받으면서도 환자의 편에서 진실을 말해온 저자의 솔직한 고백은, 과잉 진료로 이어지는 조기 암 진단이나 지나친 건강검진으로 인한 피해를 막아준다. 더불어 잘못된 의학 상식을 바로잡아 주고 약에 의존하는 습관을 없애준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병원과 약을 멀리함으로써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의료도 비즈니스다. 불필요한 건강 검진과 예방 의학에 속아서 돈과 시간, 심지어 생명까지 바치는 병원의 ‘봉’이 되지 말자. 이 같은 위험한 고백으로 의학계에서는 눈 밖에 났지만 환자 중심의 치료를 실현하기 위해 의료정보 공개에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항암제의 독성과 확대 수술의 위험성 등 암 치료에 관한 정보를 일반인들도 알기 쉽게 소개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제60회 기쿠치간상을 수상했다.
'고혈압은 병이 아니다‘
‘고혈압은 전혀 걱정할 게 못 된다. 그냥 내버려두라. 가정용 혈압 측정기를 가지고 있다면 지금 당장 내다 버려라.’
저자 마쓰모토 미쓰마사 씨는 책의 제목 '고혈압은 병이 아니다'처럼 확신에 넘친다. 물론 혈압약을 복용하면 더욱 안 된다고 경고한다. 그의 고혈압 대처법은 지극히 간단하다. '내버려두라'는 게 전부다. 물론 수축기 혈압이 200 mmHg을 넘거나 심장에 지병이 있는 경우만 예외란다.
언제부턴가 고혈압은 국민병이 되어버렸다. 일본의 경우 5천만 명이 넘는다. 1980년대 후반만 해도 고혈압 환자는 230만 명에 지나지 않았다. 왜 이렇게 됐을까? 혹시 만들어진 병은 아닐까?
저자는 고혈압이 언제부턴가 병으로 둔갑했고, 치료제도 덩달아 활개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건강한 사람을 환자로 만든 주범으로 제약회사 등 의료계를 지목한다.
그가 제시하는 단적 사례가 고혈압 기준치 조작이다. 1987년 당시 고혈압 기준치는 수축기 180 mmHg였다. 이때 환자 수는 앞서 언급한 230만 명. 의료계는 2004년 이 기준치를 140으로 낮췄고, 이에 따라 그동안 멀쩡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환자로 분류되며 그 수가 1천600만 명에 달했다. 그리고 수치가 다시 130으로 낮춰지자 2011년 조사결과 무려 5천500만 명이 환자로 둔갑했다.
저자는 '환자가 늘면 혈압약 판매는 당연히 늘어난다‘고 하면서 고혈압 기준치의 조작이야말로 제약회사에 금덩이를 안겨주는 도깨비 방망이라고 일갈한다.
일단 환자로 분류되면 불안감에 시달리게 된다. 그날부터 혈압약을 죽을 때까지 복용하고 걸핏하면 혈압계에 의존하기 마련이다. 일본에서 20여년 사이에 환자 급증에 따른 혈압약 시장이 다섯 배로 커져 한화로 10조 원 가량에 이른다. 저자는 '고혈압증'을 제약회사가 주도하는 '사기 상술'로 규정한다.
그렇다면 고혈압이란 과연 뭔가? 그저 방치해도 되는 것인가? 앞에서 이른 바처럼 고혈압은 전혀 걱정할 게 못 된다는 게 저자의 결론이다. 혈압이 높아지는 건 자연스러운 신체현상이지 질병이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혈압약을 먹으면 암이나 치매 등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경계한다.
인체의 모든 반응에는 반드시 목적이 있다는 게 저자의 지론이다. 혈압은 신체 여건에 따라 수시로 등락을 거듭하는데 그 중 하나를 놓고 질병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잘라 말한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혈압이 올라가는 것도 지극히 당연하다. 이치는 이렇다. 나이를 먹으면 혈관도 유연성과 탄력성을 잃어 딱딱해진다. 동맥경화는 그래서 생긴다. 동맥이 딱딱해지면 확장과 수축이 힘들어지고, 그만큼 혈액을 멀리 보내기도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심장은 뇌나 손발 끝까지 혈액을 보내기 위해 혈압을 높여 피를 내뿜는다. 이런 상황에서 약을 투여해 억지로 혈압을 낮추면 혈액순환이 안 되어 건강에 해로울 수밖에 없다.
저자는 현대의료는 이 같은 나이를 아예 무시한 채 20대든 80대든 구별없이 130만 넘으면 누구나 고혈압으로 진단해버린다고 비판한다. 그러면서 혈압 기준을 극단적으로 낮춘 현재의 기준치보다 옛날처럼 ‘나이+90'으로 계산하는 게 훨씬 합리적이라고 덧붙인다. 콜레스테롤 또한 혈압과 마찬가지로 오해를 사고 있다며 그 수치가 아무리 높아도 괜찮으니 만들어진 질병에 기죽지 말고 웃으며 편히 살라고 권고한다.
소금은 공인된 소염제이며 소화제이다. OECD 34국 중 대한민국은 항생제 남용 1위이다, 인산 선생은 ‘질병은 자기 집에서 자기 힘으로 고쳐라.’며 자연 치유 능력, 자연 방어 능력으로 고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고 인생을 훌륭하게 살려면 건강하게 살아야 한다. 영적인 성숙을 이룩해야 한다. 내 몸을 건강하게 정신세계를 수련하라.
암이나 고혈압과 같은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음식섭취와, 운동, 마음 가짐 등 건전한 생활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였다. 일단 암에 걸리면 초기엔 수술이 가장 빠른 길이며 말기에 이르면 수술보다는 자연치유 방법이 더 유효하지 않을까 가정해 보았다. 고혈압에 대하여는 혈압약부터 먹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좋겠다.
죽염공장 견학
유황을 먹이면 다른 동물은 죽으나 3개월 된 오리에게 먹이면 죽지 않는다. 2년을 기르려면 보리 사료 20만원 어치가 들어간다. 오리는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대나무에 천일염을 넣어 구우면 유황이 생성되어 만병통치약이 된다. 죽순은 60일 동안 30 m 자란다. 대나무의 성장력은 유황성분 때문이다. 우후죽순(雨後竹筍), 파죽지세(破竹之勢)라는 말이 있다. 대는 나무가 아니라 풀이다. 대는 100년에 한 번 꽃을 피운다. 융점은 800°C, 융해점은 1,200°C이다.
1회 죽염은 7.3PH, 젓갈, 김장, 장아찌, 김치를 담는다.
3회 죽염은 약알카리성이며 요리에 쓴다.
9회 죽염은 고혈압, 당뇨, 암환자들이 치료용으로 쓴다. 제조에 25일 걸린다. 식히는데 20시간 걸린다.
제조 원가는 대나무 가격, 소나무 가격, 인건비, 천일염 가격 순이다.
상림공원
고을 태수였던 고운 최치원이 1,100년 경 인공림을 조성하여 홍수를 예방하기 위하여 물길을 돌리려고 지방을 쌓고 활엽수를 심었다.
저녁에 모여 합동으로 고희잔치를 하였다. 하도 재미있게 웃고 떠들다가 목이 쇠고 많은 눈물을 흘렸다.
둘쨋날(2015. 10.21)
아침에 일어나 산책을 하였다. 산속에 들어가 밤을 주었다. 두 개를 주어 친구에게 가만히 주었다. 모과나무 사이에 가로등이 켜 있다. 나무도 쉬고 숨을 쉬어야 하니 등을 옮기거나 꺼두는 것이 좋겠다. 저절로 나서 자란 감나무에 고용감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이 열렸다. 크리스마스 때의 촛불을 보는 것 같았다.
인산연수원에서 세 끼의 식사를 하였다. 밥과 죽염김치와 나물, 생선 1도막만 먹었지만 맛있고 든든하였다. 반찬을 많이 먹어도 물이 쓰이지 않았다. 죽염은 분명 건강을 지키는 식품이다.
아침 식사 후 버스를 탔다. 단풍은 더 빨갛고 은행나무 잎은 샛노랗다. 뒷산은 두 겹으로 안개 속에 파묻혔다. 온 산하가 안개 속에 들어갔다. 한참 지나 안개가 걷히면서 동편애서 해가 산 위에 두둥실 떠 있다. 함양을 지나 남원에 들어섰다. 초록, 노랑, 주황, 적색 나뭇잎이 섞이었다. 계단식 논에 벼 수확이 끝나 그루터기만 쓸쓸히 서있다. 감나무엔 감들이 주렁주렁 한국의 정서가 깃들었다. 안개 속을 차가 달린다. 안개 속에서 은화 같은 태양이 하얗게 빛났다. 하느님의 따스한 입김이 온 누리에 고루 퍼진다. 양쪽의 풍광, 단풍 길이 정답다. 구불구불 굽이굽이 자동차가 돌고 돈다. 기사는 솜씨도 좋다. 감식초공장을 지났다. 이제 해는 계속하여 우리를 따라와 햇살이 우리 얼굴에 환하게 비춘다. 사과나무마다 지주를 세웠고 빨랫줄 같이 한 줄로 묶어놓으니 울타리 같이 보였다. 새로운 재배법인 것 같다. 개천엔 바위와 돌 틈으로 물이 흐르고 소나무 기둥이 열병식을 하고 있다. 산은 세 겹도 되고 네 겹도 되어 안개 속에서 수줍고 엄숙하게 앉아 있다.
뱀사골 자연관찰로를 한 시간 동안 산책하였다. 마침 뱀사골 단풍 축제기간이다. 올려다보는 풍광은 각도에 따라 많이 다르다. 녹·황·주·적, 노·장·청의 조화, 하느님의 신비이다. 돌과 물이 부딪쳐 사랑을 속삭인다. 나뭇잎 사이로 햇빛이 통과하는 단풍잎을 쳐다보면 눈이 느끼는 맛이 특이하다.
어떤 여류시인이 남편의 상여 앞에서 자작시를 완창하니 듣는 이 중 울이 않은 이가 없었다고 한다. 핏빛같은 단풍, 빨치산과 군경, 그리고 그 사이에서 억울하게 죽어간 혼백들의 한과 원이 하늘과 땅과 골짜기에 깃들어 있는 것이 아닐까. 거울 같은 계곡수를 한 모금 마시니 뱃속이 시원하다. 심원마을 800m 고지 뒤 반야봉은 처녀 젖가슴처럼 두 봉우리가 볼록하였다. 상봉엔 잎이 벌서 다 떨어져버렸고, 단풍 사이로 기어 올라가는 자동차도 있었다.
다시 버스를 타고 성삼재에 이르렀다. 성삼재에서 무넹기 폭포까지 왕복하였다. 무넹기에서 화엄사까지는 5.7Km, 노고단까지 1.1Km, 성삼재까지 1.8Km이다. 다시 차를 타고 광양시 진원면 망덕리 까지 달렸다. 망덕포구는 남해안과 섬진강이 만나는 곳이다. 오문악 친구의 사촌언니가 경영하는 한가람 횟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싱싱한 날로 썬 전어회, 전어구이, 전어무침 등을 고루 맛보았다. 포식하니 만족스럽다. 막걸리 맛도 좋다.
순천만 국가 정원을 둘러보았다. 전국 각지에서 관광객이 많이 모였다. 언제 가 봐도 좋은 곳이다. 순천만 갈대밭을 걸었다. 전망대까지 다녀왔다. 전망대에서 저물어가는 석양빛을 바라보았다. 순천시에서 개발하려던 것을 환경단체의 반대로 보존하였다고 한다. 이젠 순천시의 보물이 되었다.
오늘 꼭 5시간을 걸었다. 동창회장과 직전 회장이 가장 빠르게 걸었다. 꼭 다람쥐보다 빨리 달리는 것 같았다. 뒤를 따라다느라고 애를 먹었다. 저녁에는 벌교까지 가서 짱뚱이탕을 먹었다. 순천에서 친구들을 내려주고 광주로 돌아왔다. 재미있고 의미있는 합동 고희잔치였다. 회장과 총무 그리고 모든 친구들이 참으로 정답고 감사하였다. 스트레스를 확 날려버리는 기쁨이요 즐거움이었다.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다.
첫댓글 마르코폴로의 동방견문록에 비견할 장봉화 친구의 함양견문록-
출발에서 되오기까지의 여정을 섬세하게 그려줘 참여 못한 이 들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었네
특히 윤영세 회장 특강은 건강에 관한 우리들의 고정관념에 신선한 충격을 주네
걸음걸이 다람쥐 회장.직전회장 ,누구보다 건강해서 봉사희생을 감당하고 있쟎을까-
모두모두 고맙네. 가을과 겨울의 교차로에서 감기에 당하지 않도록 주의하세
이 말 쓴 나는 몸살 감기에 애먹고 있음 ㅎㅎㅎㅎ2015.11.2 <동산>
고생 많이하면서 다듬어 이곳에 올리느라 징하게 애썼네 그려!
또 재빠르게도 이곳에 방문하여 댓글을 올린 남수호님의댓글 또한 일품이네 그려. 놀라울뿐이네. 그리고 고맙네
마르코폴로의 견문록은 못 읽어봤지만 그 바쁘고도 짧은 시간에 메모를 잘하고 인용한 '고혈압은 병이아니다' 부분의 상세한 자료는 어떻게 찾아내어 이곳에 올렸는지 탄복 탄복했네.
나하고 함께 천년송까지 가보지못해 천년송에 관한 내용을 이곳에 올리지 못함이 옥에 티 같은 아쉬움이 있긴 하나 기막힌 기행문 두고두고 이 곳에서 영원히 빛을 발하기를 염원 하네.
자세하게도 힘들여 쓴 작품 올려 주셔서 고맙고 감사하네. =====두암거사 (류춘열)=====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