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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메인창에 뜨셔서 퍼왔습니다..
드뎌 빛을 보는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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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허달림 | 미러볼뮤직 | 2008-04-10
강허달림의 음악은 블루스를 기반으로 한다. 그러면서도 서양의 장르적 관습을 그대로 따르는 대신, 한국적인 자신만의 고갱이를 녹여낸다. 블루스는 '기교'가 아니라 '정서'라는 점을 체화한 듯하다. 강허달림 1집 [기다림, 설레임]에는 노래를 만들고 부른 이의 진정성이 오롯이 담겨있다. 국내에서 '천연기념물'과도 같은 여성 싱어송라이터의 결과물이란 점에서 더욱 반갑다.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서정민>
강허달림의 1집 [기다림, 설레임]에는 힘이 있다. 힘의 원천은 그녀의 목소리이다. 포장하지 않은 한 사람의 목소리만으로도 음악을 감칠맛 나게 요리할 수 있다는 것, 지금 세대에게 조금은 고루해보이는 블루스 음악이 그토록 매력적으로 들릴 수 있는 것은 7할이 그녀의 목소리 덕이다. 그 덕에 우리는 빗소리가 제법 소리나게 떨어지는 어느 날, 창밖을 바라보며 멜랑꼴리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을 찾은 것이다. <네티즌 오늘의 뮤직 선정위원 이혜진>
강허달림은 서울 재즈아카데미 보컬 과정 1기를 수료한 뒤 페미니스트 밴드 '마고'의 보컬로 첫 음악 여정을 내디뎠다. 페미니즘 운동에 거창한 뜻을 품었다기보다는 그저 음악을 하고 싶어서였다. 이 시절 부모성 함께 쓰기 운동이란 걸 알게 돼, 강경순이라는 본명 대신 강허달림이라는 새 이름을 붙였다. 허는 어머니 성이고, 달림은 '달리다'에서 따왔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이 블루스임을 깨달은 그는 '마고'를 나와 블루스 밴드 '풀 문'을 결성하고 이태원의 '저스트 블루스' 등 클럽에서 활동했다. '블루스 프로젝트 밴드' 보컬로도 잠시 활동했다. 2003년 한국 블루스를 대표하는 밴드 '신촌 블루스'의 엄인호씨 눈에 띄어 보컬로 영입됐다. '신촌 블루스'에서의 1년여 활동을 거쳐 솔로로 독립했다.
2005년 홀로 작사,작곡,편곡,프로듀싱한 첫 솔로앨범 [독백]을 발표했다. '춤이라도 춰볼까', '독백', '지하철 자유인', '버려진 꿈' 등 네 곡을 담은 미니앨범이었다.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평단과 일부 청자들로부터 적잖은 주목을 이끌어냈다. 당장의 성과보다는 앞으로의 가능성에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리고 2008년, 마침내 첫 정규앨범 [기다림, 설레임]을 발표했다.
<이 리뷰는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서정민님께서 작성해 주셨습니다.>
강허달림의 음악을 얘기하기에 앞서, 먼저 그의 살아온 날들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시골에서 가난한 소작농의 육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그는 어릴 때부터 가수의 꿈을 키웠다. 일찍이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여상에 입학한 뒤에도 기타 중창반 활동을 하며 꿈을 버리지 않았다. 학교를 졸업하고 무작정 상경했다. 몇 군데의 직장을 거치며 깨달은 건 힘이 지배하는 사회의 부조리함이었다. 어렵사리 돈을 벌며 두 차례나 서울예전 입학을 시도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대신 그 무렵 막 생긴 서울 재즈 아카데미에 등록했다.
동기들 사이에서 그는 미운 오리새끼였다. 남들이 머라이어 캐리나 휘트니 휴스턴의 매끄러운 목소리를 재현하는 데 몰두하는 동안, 그는 어릴 때 어렴풋이 익힌 판소리 창법을 고집했다. "쟤는 무슨 국악을 하러 왔대니?" 하는 손가락질도 있었지만, 가수 한영애씨는 특강에서 "우리나라 소리에 대해 생각해본 적 있느냐? 자기 본연의 색깔을 낼 수 있는 자기만의 소리를 찾는 것이 보컬이다"라는 말로 힘을 북돋웠다.
구구절절이 읊자면 '인간극장'이 될 테니 이 쯤에서 그만하고, 이제부터는 음악 얘기에 들어가자. 강허달림 1집 [기다림, 설레임]은 블루스를 바탕으로 한 앨범이다. 블루스는 아프리카에서 미국으로 끌려온 흑인 노예들이 목화밭에서 노동을 하며 부른 노래에서 탄생했다. 따라서 블루스에는 그들의 고통과 한이 녹아있다. 강허달림 1집에는 포크 등 다른 장르적 요소도 있다. 그리고 몇몇 곡들은 형식적인 측면에서만 보면 블루스라 부르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강허달림의 목소리 하나만으로 이 앨범은 블루스라는 색채를 온전히 뒤집어쓴다. 스스로 "뽕짝이나 재즈도 내가 부르면 다 블루스가 된다"고 할 정도로, 그녀의 목소리는 블루스적이다.
그의 목소리가 이렇게 된 데는 우선 살아온 삶을 들 수 있다. 어릴 때부터 몸에 익은 가난과 녹록치 않은 사회생활에서의 설움 등은 오래전 흑인 노예들의 심정을 떠올리게 한다. 시공간을 초월해 체화한 블루스의 정서가 목소리에 자연스레 스며든 것이다. 그의 목소리의 또 다른 요소는 판소리다. 판소리와 블루스는 닮은 점이 많다. 하위계급, 민초들의 목소리로 자신들의 삶과 애환을 노래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강허달림 창법의 판소리적 요소는 지극히 한국적인 블루스로 이어진다.
강허달림표 블루스의 특징은 결코 절망과 고통에 빠져 허우적대지 않는다는 점이다. 슬픔을 노래하면서도 절망의 나락에 빠지지 않는다. 그리고 희망을 노래한다. 타이틀곡 '기다림, 설레임'에서 "말없이 보내주고 기쁠 수 있다는 건 바보 같은 일"이라고 읊조리고 나선, 자전적 삶을 노래한 '독백'을 통해 "그래 쓰러져 또 다시 쓰러져도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 웃음 짓고 아무 일 없단 듯이 그렇게 그게 나인 걸"이라고 노래한다. 리드미컬한 '춤이라도 취볼까'를 듣다보면 어깨가 들썩인다.
1집 앨범에는 2005년 발표한 미니앨범의 네 곡이 다시 실렸는데, 완전히 새롭게 편곡한 것이 눈길을 끈다. 사실 미니앨범에 담긴 곡들은 블루스적인 요소들이 한결 약했다. 오히려 포크나 팝 쪽에 훨씬 가까웠다. 그런데 이번 앨범에선 '저스트 블루스' 채수영씨의 블루지한 기타가 더해지고('춤이라도 춰볼까', '독백') 강허달림의 목소리는 골이 훨씬 깊어졌다.
강허달림의 이번 앨범은 직접 만든 '런뮤직' 레이블을 통해 나왔다. 창문 하나 없는 지하 연습실을 거점으로 삼은 1인 회사다. 이번 앨범을 내는 데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짐작케 한다. 방송이나 언론매체를 통한 홍보는 꿈도 못 꾼다. 그저 클럽들을 돌아다니며 열심히 노래할 뿐이다. 그는 그렇게 세상에 끊임없이 손을 내민다. 이제는 세상이 그에게 손을 내밀 차례다. 우선 그의 '독백'부터 들어보자.
<이 리뷰는 네티즌 오늘의 뮤직 선정위원 이혜진님께서 작성해 주셨습니다.>
매주 쏟아져 나오는 여성 솔로 뮤지션들의 음반은 극과 극에 선다. 한껏 기교를 부리고 화려한 코러스로 받쳐져 최대한 포장되어 있거나 무덤덤한 목소리로 가사와 멜로디를 살려 목소리 자체가 음악이 되거나. 명백하게 강허달림은 후자다. 보컬리스트로서의 역량과 실력은 바이브레이션이나 높은 음을 부를 수 있는 능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음악으로서 들을 수 있도록 하고 그 자체가 주요 악기가 될 수 있어야 함에 있다. 오랜 시간 블루스 음악을 해 온 강허달림은 목소리 자체가 음악이고 음악 자체가 매력이다. 그 목소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이 1집 [기다림, 설레임]이다.
2005년 풀로 엮은 집의 푸른 음반 프로젝트를 통해 발매한 EP [독백]을 발매한 이후 3년 만에 낸 1집 앨범은 스스로 작사, 작곡을 하고 Run Music이라는 자체 레이블을 설립하여 발매하였다. Run Music은 달림을 예명으로 쓰는 그녀와 잘 어울리기도 하거니와 그녀의 희망과 꿈을 담은 레이블 명이기도 하다. 레이블이라고 해도 지하 작업실에서 자체 녹음, 제작하였다고 하는데 이것이 더욱 소중하게 생각되는 이유는 시골에서 태어나 음악을 하기 위해 집을 나와 스스로 개척하여 다양한 이력을 쌓고 결국은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앨범에는 2번 트랙의 곡 제목이기도 하고 앨범의 타이틀이기도 한 그녀의 기다림과 설레임이 담겨 있다. 오랜 시간 기다려 자신의 이름을 걸고 낸 이번 앨범에는 EP를 통해 발매한 4곡을 포함하여 총 12곡이 담겨 있다. '춤이라도 춰 볼까'를 시작으로 하여 보너스 트랙 '하늘과 땅'까지 촘촘하게 채워진 셋 리스트에는 여느 기계음이나 기술의 장난 따위는 들어갈 틈마저 주지 않는다. 반복되는 가사가 귀에 박히는 '춤이라도 춰 볼까?'에서 이끌린 귀는 블루스 뮤지션 채수영(Just Blues)과 엄인호의 피쳐링으로 더욱 풍부한 감정을 가지게 해 준다. 이미 발매했지만 새롭게 녹음한 4곡('춤이라도 춰 볼까', '독백', '지하철 자유인', '버려진 꿈')은 EP와 비교해보며 들으면 더욱 색다를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보컬 이상의 어떤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느낌도 있다. 요즘의 빠른 비트와 감각적인 음악에 익숙해진 귀는 때로 비슷하게 반복되는 리듬과 보컬, 너무 나지막하게 들리는 가사에 지루함이나 불편함을 느끼기도 한다.
첫댓글 누군데요?
전에 신촌 공연때 출연 하셨던..분..ㅎㅎ
카페 메인음악에 앨범 수록곡 하나 올려볼께요~느낌좀 말해줘요,,,
너무나 매력적인 보이수스~
아직도 이렇게 좋은 음악을 하는 가수분들이 있으니 우리 나라 가요시장도 비전이 있다고 봅니다...현재 진행형!!! 아주 좋아요..
처음 듣는 이름이지만 노래는 편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