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서부새마을금고 산악회 국립공원 계룡산 송년산행
2023년 12월 7일(목) 맑음
박기석 조남혁 박경원 이해욱 임재호 박공우 임관묵 백지영 박순옥 고부순 정윤경 고만재 외 160명 참가
이리 보아도 잘나고 저리 보아도 빼어난 충청의 영산!
1968년 12월 31일 우리나라에서 2번째로 국립공원에 지정된 계룡산은 고스락(정상)인 천황봉(845m)과 쌀개봉(828m)을 비롯한 28개의 봉우리가 산을 장식하고 있어 웅장한 산악미를 뽐내는 명산 중의 명산이다. 천황봉과 쌀개봉은 최고의 전망을 자랑하고 삼불봉, 관음봉, 문필봉, 연천봉, 수정봉, 신선봉, 천왕봉, 황적봉, 장군봉 등은 독특한 멋을 나타내 힘찬 산 기운과 능선 미의 전형을 보여준다.
또한, 바위 절벽으로 성벽을 이룬 자연성릉과 머리봉 바위 능선은 암릉미의 절정을 나타내고 멋진 소나무와 조화를 이루어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이다. 원시의 순수함이 담겨있는 숫용추 계곡, 암용추 계곡을 비롯한 10여 개의 계곡은 선경의 세계에 온 듯 비경이 펼쳐진다.
특히 계룡산은 우리나라 13 정맥의 하나인 금남정맥의 산이다. 금강의 남쪽 산줄기로 전북 진안 주화산부터 충남 부여 부소산까지 도상거리 128km의 금남정맥(필자는 1997년 10월부터 1998년 4월까지 14회차 완주)의 황태자로 불리는 계룡산은 어느 계절 어느 때 찾아도 수려한 산세와 울창한 수림이 산객의 마음을 부풀게 하지만 특히 눈에 덮인 겨울과 단풍에 물든 가을의 계룡산 풍광은 일품이다.
계룡산은 내 마음의 고향인 보문산과 함께 나의 가장 소중한 친구다. 처음 계룡산을 찾은 1966년 봄, 중학교 1학년 때 유성부터 동학사까지는 비포장도로였다. 자전거를 이용하여 동학사 주차장에 와 동학사와 은선폭포를 거쳐 관음봉(766m)에 올라갔다. 이어 금남정맥 능선을 타고 삼불봉(775m)까지 진행하는데 그 당시는 안전시설이 거의 없어 위험한 능선을 기어가기도 하면서 어렵게 진행한 기억이 생생하다.
10번 내외의 계룡산 등산 경력의 어떤 사람은 계룡산이 국립공원에 미치지 못한 산이라고 계룡산을 혹평하며 다 아는 것처럼 말한다. 하지만 이 말은 계룡산의 참모습을 모르고 하는 잘못된 말이다. 200회 이상 계룡산을 답사(공식기록 125회)한 필자는 아직도 계룡산 전부를 알지 못하지만, 나의 안목으론 남한 최고의 명산으로 꼽히는
지리산과 설악산에 견주어도 조금도 뒤떨어지지 않는 빼어난 경관과 빛나는 풍경을 갖춘 아름다운 산이라고
단언한다.
대전서부새마을금고 산악회(회장 박기석 새마을금고 이사장) 송년 산행
대전서부새마을금고는 2023년에도 지역 금융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시행했다. 또한, 지역주민과 어려운 소외계층을 위한 나눔 봉사를 활발하게 전개했다. 박기석 이사장은 고객과 함께 경영하고 수익을 나누며 지역사회 발전에 헌신하는 금고로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해 나가자는 뚜렷한 경영철학을 가진 금융 전문가다. 그의 노력과 목표를 향한 정진으로 높은 이상이 실현될 날을 기대해 본다.
거대한 바위
동학사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한다(8:45). 차도 옆길로 걸어갈 때 웅장하게 솟구친 천황봉과 쌀개봉이 위압적으로 다가온다. 학봉 3교에 이르니(8:49) 남매탑 3Km, 천정 탐방지원센터 0.2km란 푯말이 반긴다. 오른쪽 천장골 길로 조금 올라가 산길 초입에 이른다(8:52). 완만한 산길로 산에 올라가 신기하게 생긴 거대한 바위에 닿는다(9:07). 바위 밑은 짧은 굴로 되어있어 사람이 들어갈 수 있지만, 출입 금지 표지판이 달려있다.
이어 계속되는 천장골 골짜기의 완만한 산길로 남매탑 1.3km란 푯말이 서 있는 문골 삼거리에 이른다. 산길의 경사는 약하지만 작은 돌이 많이 박힌 길이라 주의가 필요하다. 완만한 오르막길이 큰 배재가 가까워지며 조금 가팔라진다. 큰 배재 직전 널찍한 목재데크 계단 길을 잰걸음으로 올라가 계룡산 주 능선인 큰 배재에 닿는다(9:42). 동학사 주차장 2.7km, 남매탑 0.5km란 푯말이 서 있다.
계속하여 주 능선 오른쪽 사면 길로 나아가니 상신 탐방센터 2.6km란 푯말과 그곳에서 올라오는 길이 보인다. 곧이어 주 능선인 남매탑 고개를 넘어(9:48) 이제 능선 왼쪽 사면 길로 보물 1284호인 청량사지 5층 석탑과 보물 1285호인 청량사지 7층 석탑이 위치한 남매탑에 이른다(9:54). 남매탑은 옛 청량사 터에 있는 고려 시대 석조 불탑으로 5층 석탑의 높이는 4.9m, 7층 석탑의 높이는 6.9m이다. 남매탑의 명월은 계룡 8경으로 지정돼 있다.
남매탑을 뒤로하고(9:55) 가파른 돌계단 길로 삼불봉 고개에 올라가 먼저 출발한 3호차의 도안지점 여성회원 4명을 만나 삼불봉을 오르기 시작한다. 잠시 완만한 길로 걷다가 급경사 길과 철계단 길로 삼불봉(775m)에 올라선다(10:10). 부처님 세 분이 계룡산의 천황봉을 향해 서 있는 형상이라 하여 삼불봉 이란 이름이 붙은 그곳에선 가슴이 탁 트이는 감동적인 풍광이 펼쳐져 마치 비행기를 타고 하늘 위에 떠 있는 느낌을 받는다.
계룡산 정상인 천황봉을 비롯한 영봉들이 화려한 경관을 뽐내고 있다. 자비로운 모습의 관음봉, 디딜방아의 쌀개 같다는 쌀개봉, 붓끝처럼 뾰족하게 솟은 문필봉(756m), 산봉우리가 하늘에 닿는다는 연천봉(739m) 등 주 능선이 마치 닭의 벼슬처럼 불끈불끈 솟아 대장관을 이룬다. 계룡저수지는 평화롭게 내려다보이고 쌀개봉에서 황적봉(605m)으로 뻗은 계룡 지맥 산줄기가 한정 없이 뻗어 나간다.
대기가 깨끗하면 국립공원 덕유산과 속리산을 비롯한 모악산, 칠갑산, 오서산, 덕숭산, 광덕산, 구병산, 백화산, 황악산, 민주지산, 천태산, 운장산 등 수많은 산을 전망할 수 있는데 미세먼지로 인해 아쉬운 조망이 터졌다. 또 삼불봉 설화는 계룡 2경이다.
조망의 즐거움을 안고 삼불봉을 뒤로한다(10:20). 급경사 철계단을 새롭게 데크 계단으로 정비하여 한결 편해진 길이지만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곧이어 완만한 길로 금남정맥 능선인 삼불 2봉에 올라선다. 삼불 2봉 바위에서 바라본 계룡산 풍광도 일품이다. 이어 급경사 금남정맥 능선을 타고 금잔디고개로 내려선 다음 왼쪽으로 방향을 꺾어 정맥을 벗어나 산에서 내려가기 시작한다.
금잔디고개부터 갑사까지는 2.3Km쯤 된다. 산길은 거친 돌길에 급경사 구간이라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얼마 후 방광 하는 천진보탑이 있는 신흥암에 내려선다(11:05). 잠시 신흥암을 살펴본 다음 널찍한 길로 갑사 1.1Km란 푯말이 서 있는 삼거리에 이른다(11:14). 이어 왼쪽의 험한 계곡 길로 산에서 내려가 용문폭포에 닿는다(11:25). 물줄기가 가늘어 아쉽다. 이제 갑사까지 0.6Km 남았다. 완만해진 계곡 길로 5분쯤 더 내려가 널찍한 길에 이른다.
갑사 대웅전
곧이어 갑사에 이른다(11:33) 갑사는 이름 그대로, 으뜸가는 절이다. 백제 구이신왕 원년(420년) 아도화상이 창건한 사찰로 연천봉 서쪽에 자리 잡고 있다. 신라 문무왕 때 중수한 뒤 화엄종 10대 사찰의 하나가 되었다가 정유재란 때 왜병에 의해 전소, 조선 선조 37년(1604년)에 재건되었다. 삼신불 괘불탱은 국보 285호이며 대웅전과 철 당간을 비롯한 6개의 유물이 보물로 지정됐다.
‘추(秋) 갑사’란 말처럼 특히 가을 정취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갑사계곡 단풍은 계룡 6경이다. 갑사를 둘러보고(11:38) 아름다운 평지 길로 갑사 주차장에 닿아 즐거운 산행을 마친다(11:50).
송년회가 맛집인 항아리가든서 열린다. 푸짐한 닭볶음탕과 닭백숙에 반주를 곁들여, 전과 묵으로 맛있게 오찬을 한다. 식사가 끝나자, 식이 진행돼 모범 임원과 회원에게 상품을 수여하고 경품추첨도 한다. 여흥 시간으로 들어가 전문 MC를 무색게 하는 고만재 산악부대장이 진행을 맡아 재치 있는 입담으로 귀를 즐겁게 해준다. 1호차, 2호차, 3호차, 4호차의 대표선수의 노래자랑으로 분위기가 무르익는다.
회원들이 맛나게 음식을 먹고 있다.
행복의 조건은 권력도 금력도 아니다. 무슨 일이라도 좋아하는 일을 성실히 하는 것이고 인간관계가 좋은 사람이 행복하다고 한다. 산악회에 나와 참으로 평온하고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을 감상하고 몸과 마음을 단련하며 많은 사람과 우애롭게 지낼 수 있으므로 산악회 날은 항상 행복해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