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1. 21. 달날. 날씨: 비가 오더니 그치고 줄곧 흐리다.
아침열기-노인복지관 가기-점심-청소-글쓰기-시우 생일잔치-마침회-상담
[노인복지관]
산책길에 밀싹을 쟀는데 지난 주보다 4cm가 더 자랐다. 원서는 어제 늦게 진도에서 올라왔다고 오자마자 졸린다는 이야기를 한다. 비가
오는 바람에 지난 주 또랑 벼를 베기로 한 걸 못해 아쉽다. 숲 속 놀이터에 가득 쌓여가는 메타세콰이어 나뭇잎이 있어 푹신한 느낌이 난다.
토요일 아버지들과 함께 치운 마당과 새로 지은 작은 창고도 보기 좋다. 조한별 선생이 하루 쉬는 날이라 1, 2학년이 같이 산다. 아침 공부로
노인복지관에 가는 날이라 다 함께 아침열기를 짧게 마치고 모둠마다 공부를 한 뒤 10시 30분에 노인복지관으로 떠난다. 지난주 담은 김장김치와
텃밭에서 캔 고구마를 삶아 가져간다. 늘 고구마 맛탕, 튀김처럼 고구마 음식을 만들어가곤 했는데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 찐고구마를 들고 가서
아쉽기는 하나 아이들이 보여줄 공연이 있으니 괜찮다. 갈 때마다 어르신들이 바뀌어 있어 안타까운데 이번에도 그렇다. 아이들 노래와 공연에 손뼉을
치고 춤을 추시는 할머니와 아이들이 어깨 주물러 주는 것도 반갑게 응해주셔서 고맙기만 하다. 1,2학년은 노래, 3,4학년은 피리, 5,6학년은
사물놀이, 다 함께 민요를 불러드렸다. 해마다 두 차례 가는 우리를 복지관 근무자들이 기억을 하고 고맙다는 인사를 건넨다. 노인복지관에서
제공해준 차를 타고 과천동사무소 노인정에 내렸는데 노인정에 어르신들이 없다. 지난 주에 오늘 간다고 약속까지 했는데. 어쩔 수 없이 학교로 다시
들어온다. 다음에 따로 김치도 갖다드리고 공연도 할 계획을 잡는 수밖에. 예상보다 일찍 학교에 들어오게 되어 모둠마다 배움잔치
초대장을 쓴다.
낮공부는 본디 몸놀이 시간인데 날이 좋지 않아 뒤로 미루었다. 낮에는 초대장을 마무리하고 5, 6학년은 배움잔치에 들어갈 글을 쓰고 모둠마다
시간을 갖는다. 날마다 두 쪽 풀고가는 수학 셈 익힘 책은 이제 아이들이 알아서 늘 꺼내들곤 한다. 날마다 하는 버릇이 이렇다. 뭐든지 꾸준히
일관되게 버릇처럼 하면 배울 게 많고 익힘이 자연스러워진다. 누리샘 자람여행 비용을 마련하려고 담은 산딸기효소는 따로 팔 일이 없어 학교에서
먹을 거 남겨두고 아이들마다 조금씩 가져간다. 맛있다고 집에 갖고 가서 형도 주고 어머니도 주고 싶다는 성범이와는 달리 원서는 학교에 그냥
놔두고 먹는다고 한다. 재미있게도 가져가라는 선생 말에 마지못해 가져간다는 투다.
학교 마치고 다음 주부터 출근하는 허아람 선생님과 출근에 필요한 이야기를 한참 나눴다. 다음 주부터 일곱 선생이 아이들과 지내니
생각만해도 풍요롭다. 새식구가 가져올 새로운 기운과 문화가 설레게
한다. 아이들 자람을 더 눈여겨 보고 마음이 훌쩍 자라도록 선생들이 애쓸 게 많은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