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허리 펴고 숨 고르기
농사일이란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만 여럿이 해야 하는 일도 적지 않습니다. 이를테면 이랑에 멀칭을 하거나 농작물의 지지대를 세우는 일은 세 사람이 손을 맞춰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농작물의 덩굴이 타고 오를 수 있도록 지지대에 그물망을 씌우는 일도 혼자서는 할 수 없습니다.
지난 3월, 제가 관계하고 있는 법인의 탄현교육관 텃밭에 거름내기를 한 뒤 여럿이 힘을 거들어 멀칭을 하고, 농작물 지지대를 세웠으며, 또한 그물망을 씌웠습니다. 그동안 숨 가쁘게 열심히 일했습니다. 이제는 여럿이 해야 하는 일들을 모두 마쳤으므로 잠시 허리 펴고 숨 고르기 할 때가 되었습니다.
4월 두 번째 일요일인 4월 10일에는 법인의 임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이 탄현교육관에 모였습니다. 그래서 오이 덩굴 지지대에 그물망을 씌우고, 완두콩 덩굴 지지대를 세웠습니다. 그리고 텃밭에 제비콩을 심고, 꽃밭에 한련화, 봉숭아 등 화초의 씨앗을 뿌리는 한편 텃밭 둔덕의 잡초를 뽑았습니다.
앞으로 농작물에 웃거름을 주거나, 김을 매는 일은 쉬엄쉬엄해도 될 것입니다. 가지런히 정리된 텃밭 이랑을 쳐다보노라면 공연히 마음이 뿌듯해집니다. 잠시 숨을 고르는 동안에는 이제껏 모두가 텃밭에 매달려 일하느라 소홀했던 꽃밭과 연못, 그리고 뜨락의 나무들을 돌보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