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nterview
“텃밭을 일구며 소소한 행복과 함께 농부의 마음을 배우고 있습니다”
미용인 1호 전 국회의원 최영희
최영희 전 국회의원은 미용인 1호 국회의원으로서 미용인들에게 무한한 자긍심을 심어주었다. 초선의 국회의원임에도 많은 의정 활동을 통하여 모범적인 국회의원 상(像)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제 의정 활동을 마치고 평범한 삶을 즐기고 있는 최영희 전 의원을 찾았다.
최영희 전 국회의원과 기자의 오랜 인연
최영희 전 의원과 기자는 오랜 세월 동안 인연은 맺어왔습니다. 최영희 전 의원이 중앙회장이 되기 훨씬 이전부터 인연을 맺어왔으니 그 기간이 20년을 훌쩍 넘기고도 남겠습니다. 기자가 뷰티라이프 잡지를 창간한 때가 1999년 7월입니다. 그때 우리 잡지는 ‘공부하는 잡지’를 표방하며 외국에서 미용을 공부했던 젊은 강사들을 중심으로 커트, 업스타일, 컬러, 퍼머, 레게머리 등을 연재 형식으로 게재하여 인기를 얻었습니다. 당시에는 파격적이었습니다.
또한 <뷰티라이프 유명미용인 초청 해외 미용 특강>을 매년 열기도 했습니다. <뷰티라이프 유명미용인 초청 해외 미용 특강>은 50여 명 정도의 국내 미용인들을 모집해 일류강사들을 모시고 해외 즉, 중국 하이난, 북경, 필리핀, 태국, 베트남 등지에서 일주일에 걸쳐 특강을 하고 여행을 하며 미용인으로서의 우의를 다지는 특별한 행사였습니다.
당시 유명 미용강사였던 최영희 전 의원은 제 1회 해외미용 특강 요청에 흔쾌히 응해주셨고 하이난에서 명강의를 해주셨습니다. 잡지의 연재 강사진들과 해외미용 특강에 참여했던 미용인들이 중심이 되어 2001년도에는 <뷰티이프사랑모임>이란 모임을 만들었는데, 뷰티라이프사랑모임 가족(회원)들은 다음(daum)에 카페를 만들어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습니다. 뷰사모 식구(회원)들은 3달에 한 번씩 정모를 하며 모였는데, 그때마다 전국에서 모였습니다. 이때 2시간에 걸친 기술특강과 경영세미나를 같이 열었는데 기술강사로는 최영희, 송부자. 전덕현 강사께서 많은 강의로 도움을 주었습니다.
탁월한 카리스마로 중앙회장이 되기도
최영희 전 의원은 그 당시 미용유명강사로서 명성을 날리고 있었습니다. 1,000회가 넘는 세미나는 물론이고 강의에서 특출난 카리스마를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전국적인 인기를 업고 최영희 강사는 나중에 대한미용사회중앙회 회장이 되기도 했습니다. 중앙회장으로서 최영희 전 의원은 많은 공을 남겼습니다. 헤어월드를 유치하기도 했고, 대한민국이 세계대회 3연패를 이루는 공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유일무이한 4선의 중앙회장으로 미용계의 위상을 높이는데 온힘을 바쳤습니다. 역대 중앙회장 중 카리스마가 가장 가했던 회장으로 미용인들은 주저 없이 최영희 회장을 꼽습니는다. 그리하여 지난 21대 국회에서는 미용인 1호 국회의원이 되기도 했습니다.
최영희 전 의원은 국회 활동 시 보건복지위원으로 활동하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한 법안 발의와 정책 대안에 많은 힘을 쏟았습니다. 미용사회 수장 출신답게 미용업계의 숙원인 미용사법 안을 비롯한 25개 법안을 발의했고, 이 중 8개 법안을이 국회 본회를 통과하기도 했습니다. 미용사법 발의 시에는 여, 야 국회의원 42명의 동참을 이끌어내기도 했습니다.
국회의원으로 재직할 때 보건복지부에 4대 중독(알코올, 마약류, 도박, 인터넷) 중독 정책을 더욱 적극적으로 펼칠 것을 주문하고 의약품 제약주권 실현, 아동학대 문제, 노인 일자리 등의 다양한 보건복지 현안에 대한 정책을 제시하며 대한민국의 더 밝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힘을 썼습니다.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서 그들을 도와줄 방법을 찾아 노력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심성의 문제로 최영희 전 의원은 강한 카리스마와 더불어 따뜻하고 부드러운 여린 마음을 지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점은 중앙회장 재직 시에도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최영희 전 의원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중앙회장을 재직하면서 많은 명언을 남겼다는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모든 미용인은 미용당이다”, “줄탁동시”, “어제도 과거다”, “아프리카 부족민의 기우제” 등등은 지금까지 미용계에서 많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거시적인 안목으로 미용계를 이끌었던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소소하지만 행복한 삶
최영희 전 의원은 요즘 가장 행복한 삶을 보내고 있습니다. 의원직을 그만두고 나서 친구 몇몇과 여행을 다니기도 하고 텃밭을 일구며 삶의 또 다른 행복을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별내에 10평에 이르는 텃밭을 가꾸며 생명의 소중함과 노동의 신성함을 동시에 느끼고 있습니다. 텃밭에는 오이, 가지, 상추, 고추, 배추, 고구마, 수박 등을 심고 가꾸며 농부의 마을을 배우고 있습니다. 가꾼 배추로는 겨울에 김장도 했습니다. 최영희 전 의원의 음식 솜씨는 우리 미용계에 정평이 나 있습니다. 가까운 미용인 치고 최영희 전 의원이 해준 음식을 맛보지 않은 사람은 별로 없을 정도입니다. 미용인들은 손기술이 좋기 때문에 음식도 잘 만든다는 정설을 뒷받침하고도 남는 실력이라는 평입니다.
최영희 전 의원은 미용실 한 켠에 아담한 공간을 마련하였습니다. 소박하나 아름답게 잘 꾸며진 곳으로 특별한 일이 아니면 이곳으로 출근해 독서를 하며 삶의 여유를 즐기고 있습니다. 요즘 몇 군데에서 자리를 만들고 모시고자 하는 곳이 있습니다. 그러나 서두르지 않을 작정입니다. 삶의 여유를 좀 더 느끼고 건강을 보살피며 정신적인 부(富)를 축척하고 있습니다.
가족들과도 모처럼의 여유를 나눠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손자, 손녀들의 재롱은 행보의 근원이 되고 있습니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 말을 실감하며 살고 있습니다. 두 아들은 바위처럼 든든하고 두 며느리는 세상에서 가장 큰 보물입니다. 손자, 손녀들은 두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 모든 것을 얻었으니 행복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가끔 먼저 가신 님이 생각나는 건 인지상정 아니겠습니까.
미용인은 위상을 스스로 높여야
요즘 미용계가 어수선합니다. 불황이야 국가적 상황이니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미용인들의 자존심인 미용회관이 가압류에 설정되어 있다거나, 이선심 회장이 1심법원에서 2,000만 원의 손해배상을 하라는 판결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는 선배 미용인으로서 충고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미용인은 아름다움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인데 미용계 수장으로서는 하지 말았어야 할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이선심 회장은 어떻게 해야 미용계에 부끄럽지 않은 미용인이 될지 현명하게 잘 판단해서 용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는 충고입니다. 미용인의 위상은 누가 높여주는 것이 아니라 미용인 스스로 높여가야 한다는 말씀이었습니다.
미용계의 명강사로 시작해, 카리스마 넘치는 중앙회장으로 미용계의 위상을 높이더니 드디어 미용인 1호 국회의원으로서 미용인의 기개를 한껏 드높여주었던 최영희 전 국회의원은 우리 미용계의 보배임이 분명합니다. 오래 전에 쓰신 자서전 <보물창고를 보여드립니다>는 기자가 지금껏 읽은 자서전 중에서 최고로 치는 명작입니다. 이제 그 후반을 잇는 완성된 자서전이 빨리 나오기를 기대하며 기자는 기쁜 마음으로 오늘의 만남을 오래오래 기억할 것입니다.
<뷰티라이프> 2025년 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