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시간여행 이야기
생각보다 날씨는 그리 쌀쌀하지 않았습니다.
양평 고래산임도 걷기 구둔역 그리고 지평 의병. 전투기념관을 돌아보는 여정이었습니다.
걷기와 함께 역사와 문화의 시간여행이었습니다.
겨울의 차가운 날씨를 녹이는 감성 여행이기도 하였습니다.
구둔역(九屯驛).
열차가 다니지 않는 폐역이다. 방치 아니, 그냥 버려진 역이다.
벼려진 역사(驛舍)에 70여년간 달렸던 철마(鐵馬)는 사라졌고
무성한 풀들과 쓰레기가 흔적을 덮었단다.
그 역에 문화의 꽃이 피고 있다.
그 어느 젊은이가 다시 삽을 들고 들것으로 치웠다.
고뇌의 손으로 의지의 발품으로 오늘의 새로운 공간을 열었단다.
김영환, 필연의 운명였을까.
떨림의 철학이었을까.
감성의 망치와 흙손으로 일군 오늘의 구둔역.
신의 계시와도 같은 숙명으로 오늘을, 아니 내일을 스케치한다.
멈쳐버린 구둔역.
그보다 더 만나고 싶은 사람. 김영환을 보기 위해서도 구둔역을 찾았다.
동절기 휴업~ 그에게는 재충전의 방학기간이다.
떼를 써서 서울에 그만의 시간을 갖는 그를 불렀다.
한걸음에 달려왔다. 블루진 바지에 노란 헤어 스타일이다.
진솔하고도 구수한 말투에서 그의 어제와 내일을 읽는다.
그리고 그의 바람이 더욱 펼치지기를 기원한다.
구둔역-김영환, 김영환-구둔역은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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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간은 무왕3리 마을회관에서 출발하는 고래산 임도 걷기.
아예 사진을 안 찍기로 작심했다.
출발전 인사 나눔 때 몇분께 오더(?)를 내렸으니까 걍 편히 걸으려 했다.
5.5km의 임도를 걷고 왔던 길로 되돌아가야 하나 내친김에 12km를 완주 할까 고민도 했다.
일정상 걷기는 더 이상 어려움을 판단하고
개와 함께 산책을 즐기는 노부부께 여쭈어 마을로 가는 하산길을 안내 받았다.
단체 사진을 촬영 후 가파른 길로 내려왔다.
경사도 심했지만 낙엽이 쌓여 길이 보이지 않는다.
몇몇분의 볼멘소리를 귓전에 흘리며 강행했다.
진행자의 고독한(?) 결단을 따라 준 일행께 감사한다.
한 분도 다치지 않고 내려와 천만다행이었다.
순순히 따라 주신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그래서도 하산 장면과 빙판길을 담았다.
철길에 서면 호흡도 멈춘다.
멈춘 레일을 보면 가슴이 떨린다.
그리고 두개의 선이 저기 어디선가에서 하나로 이어질거라는 상상을 한다.
이 상상은 20대였을 때나 지금도 같다.
이 비 과학적인 상상의 날개가 어디 나 혼자 뿐이랴.
김영환 구둔역지킴이와 여성회원들이 한 줄로 섰다.
김영환님은 1시30분에 도착해 무려 한 시간 이상을 우리를 기다렸다.
점심을 같이 하자고 했으나 사양했다. 그래서도 지각 도착이 더 미안했다.
구둔역의 어제와 오늘을 설명한다.
그의 해맑은 영혼이 느껴진다.
그의 설명을 귀담아 들으며 그를 다시 한번 읽는다.
그는 40의 중년의 모습이 아니다. 앳된 총각과도 같은 표정이다.
주먹을 쥔 표정을 본다. 의지대로 구둔역의 내일을 기대한다.
어린아이와 함께 온 부부가 셀카를 찍는 모습이 밝고 진지하다.
가족이, 연인이 철길을 오간다.
그림자 또한 길게 늘어서며 따라 간다.
중년? 여기서는 소년이다.
옛날 어느 연인과의 추억을 떠올리는지 모르겠다.
검은 썬글라스 너머 그의 시선은 몇 년전을 응시하는지...
10인10색? AIone&Together?
앞으로, 다시 뒤돌아 철길을 걷는다. 그리고 또 걷는다.
걸음걸음에 아련한 추억도 그림자처럼 따라간다.
둘이서 손을 잡고 웃으며 걷거나...
벤치에 앉아서 구경을 하거나...
철길을 뛰어 넘거나...
외줄을 타거나...
방금 찍은 사진을 드려다 보며 속삭이거나...
셀카로 인증샷을 하는 카플이나...
갸우뚱 맘대로 걷기가 어렵거나
호흡 조절을 하며 안전 걷기를 하거나...
보호자(?)또는 조교가 되거나...
집에서는 절대 못하는 고백을 받고 웃거나...
눈 맞추고 손 맞추며 사랑을 나누거나...
구둔역의 9나 사람의 9나...
미녀들에 둘려쌓이면 쫄아야 하는데도...
가족 사진을 찍거나...
뒤 느티나무의 새들의 보금자리도 찍히거나...
(요 장면은 철길 바닦에 완죤 누어서 힘들게 찍었음 ㅠㅠ)
로따도 찍히거나(김영환님 촬영)...
엘로우 리번의 전설을 알거나 모르거나...
희망의 리번 사연을 읽었거나 지나쳤거나...
구둔역의 아홉9와 사나이 9.
구둔역 지킴이 김영환님과
오늘 하루 핸들을 잡으며 수고한 박종욱기사님 포함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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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 의병 전투 기념관 이야기
을미의병으로 불리는 민초들의 항쟁
그리고 한국전란시의 중공군 퇴치의 지평전투 이야기입니다.
2년전 열은 지평 의병 전투 기념관.
정운학 실장님이 반갑게 맞으며 안내 말씀을 하셨다.
숙연한 자세로 귀를 세운다.
한국전쟁시 앳된 나이로 전투에 팜가했던 역전의 용사 김이민 어르신께서
기념관 안내와 해설을 하십니다.
의병이 봉기했던 단초가 된 명성왕후 시해 사간 영상이다.
을미의병은 왜놈들과의 싸음이었다. 민초들의 궐기다.
지평 전투 당시의 전황과 지휘자의 사진이다.
한겨울 눈이 쌓인 전장터.
죽고 죽이는 이 싸움터에 붉은 피가 흘렀으리라.
어린 소년병의 외마디 울음도 들렸으리라.
어머니~ 마지막 외침도 있었르리라.
전쟁은 이기고 짐을 떠나 참혹하다. 비극이다.
꺼지지 않는 촛불 하나. 아니 꺼져서는 안될 기억이다.
녹슨 총알과 총검. 더 이상 녹슬 수 없는 아픔의 유물이다.
영상을 통해 참상을 본다. 그리고 다시 기억한다.
주인 없는 K16. 그리고 구개 숙인 철모.
옥상에 올라 평온한 마을과 밭과 산을 본다.
처연했던 그 자리다.
계단을 내려오며 빛바랜 사진들과 마주한다.
사진은 말한다. 잊지 말아라. 그리고 기억하라고.
오늘 기념관에서 해설을 해 주신 역전의 용사 김이만 님 사진.
철도 기관사로 근무하시다 퇴직하셨다.
왕년의 젊은 시절의 이 사진을 비롯 7개가 현재 구둔역에 있다고 합니다.
옥상에서 찍은 기념비.
1925년이라고 하던가.
오랜 역사를 가진 지평막걸리 공장. 대를 이어 3대로 이어왔다.
지평전투시 지휘부가 자리했던 곳이다.
옛 건물 뒤로 새로운 공장이 들어선다.
올 11월께 문을 연다고 한다. 그때에는 개방하여 견학을 할 수 있다고 한다.
가을에 구둔역을 비롯 이곳을 다시 찾으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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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감성여행길에 도움을 주신 분들이 계시다.
동절기 휴무 공지하고 서울에서 일 보시다 한걸음에 달려와 맞아주신
구둔역 지킴이 김영환님을 비롯하여
전체 일정을 잡는데 큰 힘을 주신 최OO님과 송OO님 부부님.
기념관 정운학실장님과 김이만 노병님.
고래산 임도 들머리를 친절히 가르켜 주신 무왕3리 마을회관 할머니.
주일 휴무를 깨고 맛난 식사를 하게 해주신 망미손두부식당 사장님.
고래산 임도에서 빠른 하산길을 알려주신 구OO어르신.
25인승 버스 박종욱기사님. 오간 길 다시 오가며 안전 운행해주셨구요.
대기자까지 동행토록 카풀을 해주신 삼루타님.
그리고 또 그리고 오늘 여정에 한마음으로 함께하신
우리님들의 고운 마음 또한 오래오래 기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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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음악은 철도원(1958년 흑백영화 )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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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번 도보는 로따님의 기지와 순발력을 요하는 길이였음에도 모두들 크나큰 의미와 보람이 있었어요.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편하게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주셔서 오래도록 잊지못할겁니다. 감사합니다.
만년소녀님의 진짜 소녀다운 감성을 엿보았답니다.
가을에 우리 프로그람 잘 짜서 공연해봐요. 만소님 특별출연하시구요.
후기에서도 지기님의 깨알같은 유머감각이 녹아있네요.
사진도 일품이고 후기도 너무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사진도 예쁘게 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사진보고 형님들이 난리났습니다.
동서는 아직 신혼이네 카면서요 ㅋㅋ
저희가 9남매 막내거든요.
구둔역의 구요. ㅋ
그냥 난리였다면 안되는데... 성님들 모시고 함더가셔요.
필립보스님도 지갑열며 수행하구요. 다 모이시면 굉장난리부르스일거네요.ㅎ
고래산을 임도로 편하게 걷다가 갑자기 90 각도의 길을 다리 벌벌 떨면서 극기훈련도 하고
구둔역가서는 지킴이님의 탁월한 재능으로 죽어가는 역사를 예쁘게 살리는 모습 보고 감탄사 연발
지평 마을 주민들의 노력으로 만든 기념관에서 지평리전투를 영상과 강의로 보고 듣고 우리의 근대사 역사 공부도 하는 여행길이었답니다
로따님과 호수님 덕분에 편하게 힐링되었답니다
맞아요.이번 여정은 냉온탕을 오간 시간이었어요.
꾸밈없는 철로위의 예술(?)멋지셨어요. 소녀틱한 그 연출과 얙션.
잘 기억 되거나 안되거나
로따님 덕분에 공부 많이했습니다.
오랜만에 찬샘님과 뜻깊은 여정에 함께해 즐거웠습니다.
슬금슬금 셔터를 누르시던데 숨겨진 실력좀 내놓으셔용.
로따님의 후기를 처음에는 즐겁고 잼나게 우리길님들과 같이 도보를 하다가 끝으로 가면서 눈시울이 붉어지고 가슴이 메임은 저만일까요. 집안일로 참여는 못했지만 함께 한 것 처럼 생생한 후기 잘 봤습니다.-()-
함께하셨으면 엄청 좋았을텐데 ㅠ 아쉬웠답니다.
덕분에 뜻깊은 감성여행 잘하였지요. 다음을 꼭 기약하겠습니다.
구둔역에서 우리님들모습 참 순수하고 예뻣습니다 로따님은 옆집착한오빠모습같아보였어요 ㅎㅎ 우리님들 중심잡고평행걷기 다 합격입니다 달려야만하는시간 잠깐내려놓는 멈춤에시간 도 좋은 여행이었어요 지기님 감사드립니다
구둔역에서 호수님은 꼭 보호자같은 모습이더라구요.사진보니까는.ㅎ
일총보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노고에 감사드립니다.
로따님의 소설 한편을 읽는듯합니다. 사진도 잘찍으시고 글도 잘 쓰시고 재미있게 글을 쓰셨네요. 아시는 지인들과 통화하시며 여러분들의 해설까지 여러모로 수고하심에 저희들은 행복한 감성여행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