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LG 최종준 단장(49)은 언제나 여유롭다. 밝은 미소가 끊이지 않고 낙천적인 면모가 얼굴 가득하다.
그래서일까. 행운의 여신이 유독 그를 따라다닌다는 느낌이다.
최단장이 안양 LG에 부임한 것은 지난해 10월. 정확히 13개월 만에 정규리그 우승이란 감격을 맛보는 행운을 안았다. 우승을 경험한 몇 안되는 단장 명단에 자신의 이름 석자를 올려놓은 것이다.
최단장은 원래 프로야구에 일가견을 가진 행정가. 배재고-성균관대를 졸업하고 77년 LG상사에 입사한 뒤 ‘스포츠 천국’ 미국 뉴욕지사에서 6년간 근무한 그는 90년 LG그룹의 야구단 인수팀장으로 발령받았는데 창단 첫해 우승을 경험하며 ‘러키맨’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이후 94년 우승에 이어 97·98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오르며 프런트로서 최고의 영예를 안은 바 있다.
최단장의 부임으로 안양축구단은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과감한 투자로 우수선수를 스카우트했고,LG그룹 임직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이끌어냈으며 철저한 성과급제로 선수들의 성취동기를 부여하는 등 구단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또한 타구단의 전훈예산 두 배에 달하는 3억여원을 들여 키프로스 전훈을 실시하는 등 명문구단 재건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다.
집안일에 소홀했던 그는 우승이 확정되던 날(15일) 첫째 아들인 형진군(배재고 3년)이 수능시험을 치른다는 사실조차 잊었다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지만 “밖에서 일이 잘돼야 안에서도 평화롭다”는 지론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