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농카이 가는 야간 침대 기차
1월 14일(수) 다섯째 날 맑음
어제 왔던 길을 거슬러 가면 된다. 파삭 강에 도착하니 밤 8시가 넘었다. 하지만 건너 편에 배가 보인다. 소리쳐 부르니 금방 건너온다. 시간이 지났다고 한 사람당 5 바트를 달라고 한다.
기차역은 한산하다.
우리 기차는 21:40에 농카이로 출발한다. 그런데 앞선 기차들이 계속 연착이다. 처음엔 30분, 치앙마이 가는 기차는 1 시간 연착한다. 무작정 차를 기다려야 한다. 규모가 작은 아유타야 역이라 금방 구경거리가 바닥이 난다. 길 건너 서점에 가서 지도를 하나 산다. 근처 인터넷 카페를 찾아보았지만 한글 서비스가 되는 곳이 없다.
처음엔 대합실에서 나중엔 플랫폼에 나가서 기다린다.
태국 술 쌩쏨을 사서 먹는다. 밤 기차 타기 전에 이런 독주를 먹는 게 좋다.
80년대 국내 여행하면서 비둘기 타고 캡틴 큐를 마시던 때가 생각난다. 안주는 마른 멸치. 잔은 생수병을 잘라서 만든다. 도착 시간이 자꾸 늦어지더니 23:15으로 표시된다.
한 시간 반 이상 연착이다. 우리 나라 같으면 승객들이 항의하고 소리쳤을 텐데 이곳에선 아무도 대들지 않는다.
이런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은 모두 다르다.
성원이와 준원이는 뜨개질로 무료한 시간을 활용한다.
상훈이는 잠에 빠져들었다.
드디어 기차에 타서 자리를 잡았다. 객실 차장이 내일 아침 식사를 할 것인지 물어본다. 한 사람당 120 바트다.
윗칸은 아랫칸보다 낮아서 불편하다. 게다가 창문이 없어 전망이 없다. 에어컨을 너무 강하게 틀어 춥다. 옷을 잔뜩 껴입고 눕는다.
1월 15일(목) 여섯째 날 맑음
너무 추워서 세오녀가 에어컨 구멍을 일일이 막았다.
잠이 깼지만 계속 누워 있다가, 화장실에 가기 위해 일어났다.
06:40 아침 해가 붉게 떠오른다.
기차가 서자 아랫칸을 사용하던 외국인 남녀가 차장의 안내로 내린다. 콘깬(Khon Kaen)역이다. 기차는 가지 않고 오랫동안 머문다. 준원이는 다시 뜨개질에 열중하고 있다.
8시가 넘어서 출발한다.
아침이 되면 침대를 해체하여 앉는 자리로 만든다. 아랫침대는 의자로 분리되고, 윗침대는 위로 올리고 가운데 탁자를 설치하여 그 자리에서 아침 식사를 한다.
09:50 우돈타니에 도착한다.
10:48 드디어 목적지인 농카이에 도착하였다. 두 시간 넘게 연착하였다.
그래도 무사히 도착해서 기쁘다.
* 청소년과 함께하는 아시아 문화 체험
-기간 : 2009년 1월 10월-2월 8일, 29박 30일
-참가 인원 : 청소년 5명, 어른 4명
-태국-라오스-베트남-캄보디아
-주관 : 앙코르사람들과의 만남 http://cafe.daum.net/meetangkor
첫댓글 초저녁 잠이 많은 상훈이 기차역에서 졸려서 혼났을겁니다. 에어컨을 어찌나 강하게 켜 놨던지 정말 추웠습니다. 도저히 잠을 잘 수 없어서 우리 팀 침대 마다 찾아 다니며 에어컨을 비닐로 막았습니다. 이런 때 가져간 비닐 유용하게 사용하고 테이프도 유용했습니다. 아이들이 감기 걸릴까봐, 침대에서 떨어질까봐 순찰 돌면서 잠은 자는 둥 마는 둥.....그래도 무사히 기차에서 내렸지요. 경비가 들어 있은 가방은 언제나 내 등짝에서 떨어지지 않았고, 잠 잘 때는 베게로 또는 이불 속에 넣고 잤지요. 벌써 추억이 되었습니다. 준원이와 의석이는 뜨개질 수세미를 완성해서 귀국 할 때 공항에서 상금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