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2> 흥행 주역
영화제작자는 어떻게 멘탈관리하나?
◇수억대의 돈이 왔다갔다 하는 갈림길에 서는 영화 제작자들이 받는 부담감은 매우 크다. / *출처=Shutterstock
스크린에 보여지는 사람들은 배우들뿐이지만 영화 한 편이 만들어지는 데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이 들어간다.
그리고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을 총괄하여 실질적인 책임을 지는 사람은 제작자이다.
많은 이들의 노력과 돈의 부담을 안는 제작자는 그만큼 멘탈 관리도 중요하다.
스물일곱 살에 2005년 <왕의 남자> 제작실장으로 참여하며 이름을 알린 비에이 엔터테인먼트 장원석 대표는 tvN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하여 자신의 부담감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는 연극 <이爾>를 보고 영화화를 제안했고, 이것이 국내 사극 영화 최초로 천만 관객을 달성한 <왕의남자>가 되었다.
<왕의남자>를 있게 한 일등 공신 이후에도 계속 영화 제작자로서 일해오며 명작들을 낳았고, 최근 <범죄도시2>로 천만 영화를 또 만들어낸 국내 영화계의 마이더스의 손이다.
◆손해 10억 안고 시작했던 <범죄도시2>
장원석 대표는 올해 천만 관객을 넘겼던 <범죄도시2>가 제작 초반 이미 10억의 손해를 가지고 시작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베트남에서 촬영하기로 하고, 배우들까지 입국한 상태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갑작스레 추방당했기 때문이다.
이후, 도저히 다시 베트남으로 입국이 허용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베트남에서 촬영하기로 했던 분량을 모두 한국에서 촬영하기로 결정이 내려져 영화는 완성되었다.
이렇게 지연되는 동안 작품을 위해 10kg을 증량하고, 태닝까지 마쳤던 손석구 배우는 자신의 몸 상태를 유지하는 데에 노력을 쏟고, 한국에서 찍어도 베트남처럼 보이기 위해서 베트남에서 찍어왔던 현장 배경 소스들을 합성하여 편집하는 등의 노력도 추가되었다.
10억의 손해를 가지고 시작한 것은 누구보다 제작자에게 큰 부담이었다. 제작비가 올라갈수록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위해 모여야 하는 관객 수가 자연히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범죄도시2>는 손익분기점이었던 200만 명의 관객을 훨씬 뛰어넘어 천만이 넘는 관객을 모으는 대성공을 이뤘다.
◆제작자가 견디는 압박
◇비에이 엔터테인먼트 장원석 대표는 tvN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하여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 *출처=tvN '유퀴즈 온 더 블록' 방송 캡처
개봉하기 전까지는 흥행을 점치기 어려운 만큼, 개봉 시기에 제작자들은 피가 마른다고 장 대표가 말했다.
그는 ‘집 앞에 소포가 온다. 이게 폭탄일 수도 있고, 내가 바라는 선물일 수도 있다. 안 뜯을 수도 없고, 무조건 뜯어야 한다.’며 개봉일의 심정을 비유적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위와 같은 불안에만 빠져있으면 아무것도 못하기 때문에 차기작에 몰두하는 것이 압박에서 벗어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라고도 밝혔다.
영화계에만 국한된 말이 아니라 성공 역시 마찬가지이다. 성공이든 실패든 큰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다음 성공으로 향할 수 없다. 성공이든 실패든 보내줄 줄 알아야 하는 법이다.
특히 장 대표는 절대 강자가 존재하기 어려운 영화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정답이 없는 만큼, 감을 잃지 않으려고 꾸준히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왜 잘 되었는지, 왜 잘 되지 않았는지를 생각하며 계속 반성적 태도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장원석 대표는 앞으로도 관객이 지불한 가치를 되돌려줄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며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