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부동산 위기가 심각해지고 있다. 부동산 개발자들의 자금사정 악화로 지금까지 1200건이 넘는 프로젝트가 중단됐다. 업계 단체인 베트남 부동산협회에 따르면 위기의 수습은 아직 전혀 전망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지 신문 보도에 따르면 공사가 중단된 프로젝트는 수도 하노이에서 400여 건에 이르고 최대 도시인 호치민에서도 300건이 넘는다. 베트남 건설부가 공표한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1월부터 5월까지 베트남 전역에서 8만 8000개 이상의 기업이 업무정지에 몰렸다. 그 대부분이 부동산의 개발이나 판매를 다루고 있었다.
위기가 확대된 계기는 2022년 4월 적발된 금융비리 사건이었다. 베트남의 부동산 왕으로 불리던 대형 디벨로퍼 탕호안민그룹이 회사채를 불법 발행해 투자자들로부터 많은 돈을 끌어모았던 것이다.
■ 불법 회사채 발행 업계 만연..."법적 회사채 발행"
베트남 공안부 수사에 따르면 탄호안민은 2021년 7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산하 기업 3곳 명의로 9차례에 걸쳐 사모채를 발행했다. 총 10조 동(약 593억엔)을 조달하였다. 그러나 이 자금은 채권 발행 서류에 적힌 용도로 사용되지 않았다.
사건이 터지자 탄호안민 외에도 다수의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유사한 불법 사채를 발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 영향으로 베트남 회사채 시장은 거래 규모가 크게 축소됐고, 부동산 개발자들의 회사채 발행에 대한 당국의 감독도 강화됐다.
회사채 시장으로부터의 자금 조달이 끊어지자 부동산 개발자의 상당수가 자금 쇼트에 직면했다. 하노이 증권거래소 공시 정보에 따르면 2023년 1월 말 기준 회사채를 약정대로 상환하지 못하는 기업이 54곳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