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산은 퓨린의 마지막 대사물이다. 잔틴 산화효소(xantine oxidase)라는 효소를 갖고 있는 간과 소장에서 합성되어 혈장, 체액, 관절액 내에서는 이온화된 형태인 요산염(monosodium urate)으로 존재한다. 이러한 요산염은 20~40% 정도는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배설되고 나머지는 장을 통해 대변으로 배설된다.
그러나 신장과 장의 대사가 원활하지 않으면 체내에 축척되어 혈관을 타고 돌다가 체내에 침체된다. 침체된 요산은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결정체로 굳어진다. 이 굳어진 결정체는 통풍을 일으키는 결절이 된다. 결절의 입자는 날카롭고 딱딱하게 굳어서 신경을 자극하여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필자는 통풍의 대체적인 원인을 단백질과다증후군으로 보고 있다. 즉 잘먹어서 생기는 질병이라고 본다. 요산결절이 결정체가 되어 신경을 자극하고 관절의 변형이나 돌출이 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중년 이후에 많이 발생한다. 그런데 요즘은 젊은층에서도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필자도 젊은층이 통풍에 시달린다는 문의를 많이 접한다. 지나치게 편향된 식사법이 그들에게 통풍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채식보다는 육식을 즐겨하고 또 육식 중에서도 튀기거나 구운 것을 좋아한다. 지나친 단백질 위주의 식사도 문제지만 단백질류의 먹을거리나 건강식품에도 문제가 있다.
특히 남성들은 정력식품으로 고단백질의 음식을 찾는다. 성적저하를 극복하려는 집념이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고 통풍이라는 기형적인 질병을 만들어버린 것이다. 지나친 욕심이 화를 부른 결과라고도 볼 수 있다. 꾸준한 운동과 적당한 땀방울이 정력을 유지시키는 좋은 명약이다. 그런데 노력은 하지 않고 먹는 것으로 대체하다보니 단백질과다로 통풍을 앓게 되는 것이다.
단백질은 우리몸에 꼭 필요한 성분이지만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퓨린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요산이 생성된다. 요산은 소변과 대변으로 배출되는데 다 배출하지 못하면 체내에 남게 된다. 요산은 소변에서 보면 누런 찌꺼기에 해당되며 흔히 지린내를 풍긴다. 오래된 소변기에 낀 노란 이물질이 요산과 함께 섞여서 굳어진 것이다.
요산은 신체를 떠돌다 어느 한곳에 정체되어 점점 결정체를 만든다. 이 결정체가 굳기 시작하면서 점점 세력을 형성한다. 뼈나 관절에 붙어서 날카로운 바늘처럼 신경을 찔러서 견디기 힘든 통증을 유발한다. 지나치게 잘먹은 음식이 오히려 몸속의 날카로운 창이 되는 결과를 만들게 된 것이다.
사람이나 짐승이나 자신과 자신이 아끼는 대상에게 잘 먹이려는 습성이 있다. 특히 사랑하는 가족이나 자식에게 본인보다 더 잘먹이려는 본능이 자리 잡고 있다. 그렇다보니 좋은 것 달콤한 것을 입에 넣어준다. 귀하고 사랑하기에 입을 즐겁게 해주려는 본능이 무의식 속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귀한 자식일수록 그 욕구는 더 강해진다. 어쩔 수없는 사랑의 질병이다.
그러다보니 무한 사랑이 날카로운 창이 되어 사랑하는 사람을 고통에 시달리게 만든다. 예전에 우리네 어머니들이 집안의 가장인 남편에게는 쌀밥을 먹이고 그 자신은 나머지 누른밥을 먹었다. 그 결과로 남편은 일찍 죽고 자신은 장수하는 아이러니를 만들어 냈다. 그 어머니의 마음처럼 사랑하는 사람에게 좋은 것을 먹이고 싶은 것은 당연한 본능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무슨 일이든지 과하면 과부하가 걸린다. 그 과부하대사증후군이 요산결절을 만들고 결국 통풍에 시달리게 하는 것이다. 부드럽고 달콤한 음식들은 고통을 만드는 독배나 다름이 없다. 더구나 오랜 세월 굳어져 만들어진 것이기에 제거도 쉽지 않다. 오랜세월 부식된 쇳덩이와 같다. 이를 부식시켜 완전히 산화시키는데에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자신을 또는 상대방을 사랑하는 마음이 녹슨 쇳덩이를 만들어내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때문에 통풍의 치료는 쉽지 않다. 일시적으로 통증을 제어하는 것만으로는 절대 완치에 이를 수 없다. 딱딱하고 거친 음식을 오래 씹어서 먹어야하는 노력과 꾸준한 인내를 필요로 한다. 무의식 속에 행해진 사랑의 결정체는 그 오랜 시간만큼이나 절제된 인내와 노력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