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도와주십시오. 저희는 무엇이 옳고 무엇이 나쁜지 알 수 없는 지경이 되었습니다. 훔치지 않으면 손해 보게 되었고, 꼼수를 이용하지 않으면 멍청이라 부릅니다. 양보와 배려는 철이 없는 것이고, 속임수와 사기는 현명한 것이 되었습니다.”
어느 날 노래방 사장인 김남우에게 깐또삐야 별에서 온 외계인이 찾아온다. 그동안 몰래 김남우의 모습을 살펴봤는데 그가 하는 행동이 너무 정직해서 그 정직함을 자신의 별에 와서 가르쳐 달라는 것이었다. 외계인이 김남우가 정직하다고 한 이유는 김남우가 사은품 증정하는 것을 여러 개가 아닌 정해진 개수인 1개만 가져가고, 손님에게 실수로 더 받은 돈을 돌려주고, 주인 없는 지갑을 훔치지 않고 경찰에서 가져다주는 행동 때문이었다. 그 외계인은 김남우를 자신의 별에 데려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말만 해주면 큰 보상을 준다고 했다. 결국 김남우는 깐또삐야 별에 가서 물건을 훔치면 안 되고 거짓하면 안되는 등 자신이 생각하는 정직함에 대해 줄줄이 설명했고 그걸 들은 외계인들은 최면에 걸린 듯 김남우의 말에 복종했다.
책 속에서 김남우가 정직함에 관하여 했던 행동들이나 생각에 대해 다 적지는 않았지만 오늘날 우리가 당연하다는 듯이 하고 있는 행동들과 생각이다. 현재 지구에서는 모두는 아닐지 몰라도 대부분의 사람이 저 정도의 정직함은 가지고 살아가는 것 같다. 이런 정직함에 대해서 강의를 하며 우주를 돌아다닐 수 있다면 거의 모든 지구인이 가능할 것 같았다. 하지만 이야기의 결말은 이랬다. 그 외계인들은 미래에 지구인들의 모습이었다. 미래의 지구인들이 정직함에 대해 배우기 위해 과거에서 지구인을 데려온 것이었다. 하나 더 소름이 돋았던 것은 이런 상황이 아예 생기지 않을 불가능한 상황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글을 읽는 내내 작가가 글을 쓰며 상상했던 지구의 미래가 궁금했다. 어떠한 모습을 상상하고 있으면 이런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지.
지금은 상황은 왜 이렇게 되었을까?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이웃이라는 단어가 어색해지고 대부분의 행동과 생각이 개인주의로 변화하고 있다. 행동은 점차 소심해져 가며 지나가는 사람들과 농담을 주고받았던 옛날의 모습은 찾아볼 수도 없다. 계속해서 발전하는 기술 때문에 사람들은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고 대화하는 것보다 인터넷 화면으로 대화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고 그 화면 뒤에 있는 인터넷 세상에서 얼굴 조차 모르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마음대로 표출한다.
과연 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것이 우리에게 좋은 것일까? 사실 나도 답을 잘 모르겠다. 기술의 발전을 여기서 멈추자니 이미 너무 많은 편리함과 새로운 세계를 경험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발전을 계속 하자니 사람들이 지금보다 더한 개인주의가 될 것 같고 또 어떤 잔인하고 상상할 수 없는 범죄와 상황을 가지고 올지 몰라 두렵다. 발전한다는 것은 편리함을 가져오지만 그 편리한 만큼의 사건사고를 가지고 오는 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에서 발전을 멈추는 것은 불가능해 보이기에 무궁무진하게 발전하는 세상 속에서 미래의 지구인들의 모습이 깐또삐야 별의 외계인들의 모습은 아니기를, 계속 평범한 사람도 깐또삐아 행성에서 훌륭해질 수 있는 모습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