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심은 어디서 오며 어떻게 다스려야 하나
근심의 원인
뒤집힌 정신상태(顚倒夢想) 중에서
가장 불건전하고 위험한 것은 장기적인 근심이다.
왜 사람은 근심할까? ‘자아라는 망상’ 때문이다.
인간존재보다 저열한
거의 모든 동물들은 본능이 행동유발의 동기가 된다.
고도이 사유력과 직관력을 가진 인간은 그렇지 않다.
합리적인 지성으로
자기 보존을 위해 영원한 자아라는 관념을 만들어 내었다.
인간 정신사에서 가장 독특한 지위를 가진
불교는 이점에 대해 자아 또는 그 영혼이란
그 실체와는 전혀 무관한
한낱 개념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자아에 대한 믿음으로 [有 身 見]으로
인간은 ‘나’, ‘내 것’이라는 잘못된 견해{邪見}와 함께
갈애와 이기적인 욕망. 자만과 자존심,
그 밖의 불선(不善)한 생각들을 키워나간다.
‘자아’라는 관념은 개인적인 갈등에서부터
국가 간의 전쟁에 이르기까지 모든 문제의 근원이 된다.
이 자아관념에서 출발하여
불멸의 육신이라는 허구의 개념에 대한 믿음,
육신은 만족을 얻어야 한다는 믿음으로 때로는
그 정도가 지나쳐
육체적 욕구를 만족시키려는 극단까지 이르게 된다.
바라고 갈구하는 것이
완전히 충족되지 않는 두려움 때문에
인간은 근심하고 애를 태운다.
그러므로 근심은 세속적 즐거움에 대한
이끌림에서 오는
부정적인 마음상태과 다르지 않다.
사물에 대한 이끌림이 강할수록
이것을 얻지 못할 두려움은 더 커진다.
하나의 욕구가 충족되면
이어 재빨리 또 다른 욕구가 일어난다.
마찬가지로 바라지 않던
일을 당하게 되거나 닥치지 않을까 두려워한다.
즐거운 느낌에 대한 이끌림과
괴로운 것에 대한 혐오로 근심이 일어난다.
때로는 극단적인 경우,
그 자체로는 전혀 해로운 것이 없는 특정한 대상이나
상황에 처하게 되거나 이에 이끌려 두려움이 일어나기도 한다.
암흑 공포증, 폐쇄공간 공포증이나 무한 공간 공포증, 고소공포증,
동물에 대한 공포증, 악마나 귀신에 대한 공포,
도둑, 적대자, 주술에 대한 공포,
누가 등뒤에서 몰래 공격하거나 살해하려들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등이 이러한 공포의 예로 알려져 있다.
근심과 인간이 겪는 괴로움은 유위 변전하는
세상의 여러 조건들과
이기적 욕구의 상호작용 외에 다름이 아니며
수많은 괴로움은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하는데서 온다.
마음을 수련하여 인생의 진정한 본질과 그 성격을 아는 사람만이
괴로움을 극복하는 진전을 이루어 낸다.
그는 행복과 사랑하는 사람을
여의고 잃게 됨을 피할 수 없는 것임을 안다.
이러한 일은 인생 초기, 중년기,
노년기에서까지도 어느 때이건 일어날 수 있다.
불확실한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확실한 것은
일체는 모두 종말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기는 필수불가결한 인물이며,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자기는 모든 일에 형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더 이상 그런 처지가 되지 못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가 없으면 한동안 주위에서 서운하게 생각하고
그의 빈 자리를 느끼겠지만
이 세상에 필수 불가결한 인물이란 없는 것이기에
그가 없어도 세상은 여전히 그대로 흘러갈 것이다.
그렇다면 왜 건강을 해칠 따름이며 인생 여정의 종점
―죽음―의 길을 단축시키는 것 밖에 되지 않는
가상의 두려움을 안고 그렇게도 근심해야 하는가!
이별은 괴로움을 낳는다.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버리면 상실감과 낙담,
절망과 좌절을 느낀다. 이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사랑이 거절당하면
모두 괴로움을 겪는다.
치유할 시간을 가지고
이 괴로운 상황에 대처할 방법을 찾아보지 않고
실연 사실을 마음 속에
몇 번이고 되새기며 낙담으로 무력감에 빠져
상처받은 마음을 되돌릴 수단과 방법을 찾다가
폭력적인 방법으로 분노와 좌절감을 나타내는 사람도 있다.
출처 > 도서>[현명한 사람은 마음을 다스린다]
<두려움과 근심> 편에서
담마난다 K. Sn Dhammananda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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