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책에 시선을 떨어뜨렸다. 페이퍼는 뒤쪽으로 나가는 문을 열었다. 그곳은 공터였다.
쓰레기 통이 많이 놓여 있어서 그는 부딫치며 통로로 나가는 출구를 찾았다. 곧 그는 약국의 뒷편으로 왔다. 출입문은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탓으로 나무가 썩어 있었다.
그는 자동차 위로 기어 올라가서 어깨에 힘을 주어 문을 밀었다.
문을 쉽게 열리고 그는 안으로 들어갔다.
암실을 발견하고 들어가 스위치를 누르자 천장에는 붉은 램프가 켜졌다.
그다지 넓지는 않았지만 의외로 시설은 좋아서 확대기는 물론 인화지, 건조기까지 있었고 현상액 같은 것을 넣은 병에는 내용물을 가리키는 종이가 붙어 있었다.
페이퍼는 재빨리 일에 착수했다. 액체의 온도를 정확히 유지하면서 현상 탱크를 흔들고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면서 작업을 진행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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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된 필름은 아주 훌륭했다. 필름이 마르자 그는 곧 확대기에 넣어서 전부 인화지에 한 장씩 확대했다.
그는 현상액 속에서 점차 선명해지는 사진을 보며 만족스러워 했다.
완벽한 사진이었다. 이제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것은 하루종일 머릿속에 있었던 것이지만, 사진이 훌륭하게 완성된 이상 결정을 뒤로 미룰 수는 없었다. 그것은 만약 그가 독일에 돌아갈 수 없는 경우에 어떻게 하느냐 하는 것이다.
그의 지금부터 행동은 극히 위험한 것이다. U보트(잠수함)와 만나는 지점까지 가기 위해 도중의 여행 제한이나 해안 경비의 감시가 있다고 해도 그는 해낼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과연 그곳에 U보트가 와 있을지 알 수 없고, 또 그것을 제대로 만나서 탈 수 있다고 해도 위험한 북해를 잠항해서 무사히 함부르크에 돌아갈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또 그는 이곳을 나서는 순간 버스나 트럭에 치일 수가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가능성을 생각하면, 발견한 비밀이 전쟁에 승패를 결정하는 중요한 것이니만큼 어떻게든 보조적인 전달 방법을 병용해서 이 증거품을 반드시 독일 첩보부에 닿게 하는 방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된다.
물론 현재 영국과 독일간의 우편 업무는 중단되어 있다.
그러니까 우편물은 중립국을 경유하지 않으면 안되는데 이 경우 검열을 받을 것은 틀림없다.
통신문을 암호로 쓴다 해도 사진은 그대로 보낼 수 밖에 없지 않은가.
예전에는 런던 주재 포루트칼 대사관의 한 직원을 통하는 길이 있었다.
그는 본래 독일의 정책에 동조적일 뿐만 아니라 두둑한 뇌물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외교행낭을 이용해서 리스본 주재 독일 대사관에 서류를 보내 주고 있었다.
이 비밀 루트는 1939년 초에 만들 것으로 페이퍼도 카나리스의 지령에 의해서 그 루트를 꼭 한 번 써먹은 일이 있었다.
이 루트가 아직도 존속되고 있는지 모르지만 사진을 보내려면 이 길밖에 달리 방도가 있을 것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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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는 슬그머니 화가 치밀었다. 그는 남들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들은 모두 하나같이 엉성해서 그들을 믿고 일이 잘되기를 바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정보는 어떻게든 전해야 한다. 대사관 편을 이용하는 것도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무선보다는 나을 것이다. 게다가 이 정보를 몰랐을 때 조국 독일이 맞게 될 위험을 생각하면 이런 위험은 아무 것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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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릭 블로그스는 시골에서 불유쾌한 오후를 보냈다.
마을에 다섯 명의 여자들이, 국민 방위군 대원인 남편들이 순찰 나간 후 모두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고 지서에 알려왔다.
그래서 지서의 경관은 그 신통치 않은 머리를 짜서 결국 다섯명의 대원이 무단 직무 이탈을 한 것이 아닐 거라는 결론을 내렸다.
지금까지 군대에도 소집되지 못한 친구들이다. 모두 좀 모자라는 친구들임에 틀림없다.
어디서 길이라도 잃은 것이려니 생각했지만, 경관은 후에 자신이 책임질 일이 생긴다면 곤란하니까 본서에 보고했다.
그러나 보고를 받은 경사는 그 순찰대가 극히 중요한 군사지구를 순찰중이었다는 것을 알고 곧 런던 경시청에 보고했다.
경시청은 즉시 MI 5에 연락하고 동시에 특수임무반의 경관을 1명 현지에서 급파했다. MI 5도 곧 블로그스를 파견했다.
특수임무반의 경관이란 스톡크웰의 살인사건을 다룬 해리스였다.
그와 블로그스는 같은 열차를 탔다. 그런데 그 기관차는 서부극에라도 나올 것 같은 고물로, 철도 피해가 컸던 영국에 미국이 대여한 것이었다. 해리스는 블로그슬를 보다 또 일요일에 식사를 하러 오라고 초대했지만 블로그스는 일요일에도 일을 한다는 이유를 대면서 이번에도 사양했다.
열차가 목적지 역에 도착하자 그들은 자전거를 빌어타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나이가 블로그스보다 10살이나 많고 체중도 20킬로나 더 무거운 해리스는 자전거를 타고 가는 것이 꽤 힘든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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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철교 밑에서 수색대원들과 만났다. 해리스는 이제 살았다 싶은 표정으로 자전거에서 내렸다.
"뭘 찾아냈어요, 시체요?"
해리스가 수색대 경관에게 물었다.
"보트요. 당신들은 누구지요?"
경관이 물었다.
둘은 각각 자기 소개를 했다. 경관 한 사람이 내의 바람으로 보트를 조사하기 위해서 운하 속으로 뛰어들었다. 곧 그는 구멍을 막는 마개 같은 것을 가지고 올라왔다.
"일부러 침몰시킨 것일까?"
블로그스는 해리스의 얼굴을 보면서 말했다.
"그런 것 같은데."
해리스는 대답하고 물 속에 들어간 경관에게 물었다.
"또 무슨 이상한 점은 없었소?"
"이 배는 가라앉은 지 오래된 것 같지는 않아요. 선체에는 상한 곳도 별로 없고, 마스트는 눕혀 놓았지만 부러지지는 않았어요."
"솜씨가 좋구만, 불과 1분간 물 속에 들어가서 그렇게 많은 것을 보았으니...."
해리스가 말했다.
해리스와 블로그스는 다시 자전거를 탔다. 얼마동안 운하를 따라서 둑을 달려가니까, 수색 본대와 만나게 되었다.
시체는 이미 발견되어 있었다.
"다섯 명 다 살해되었어요."
수색 책임자인 경감이 두 사람에게 설명했다.
"랜감 대위, 리 상병, 그밖에 와트슨, 데이튼, 포그즈의 세 일병입니다. 데이튼은 목뼈가 부러져 있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나이프 같은 것으로 살해되었어요. 시체 5구가 모두 얕은 구멍 속에 묻혀 있었어요. 잔인한 살인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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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감은 상당히 충격을 받고 있었다.
해리스는 한 줄로 땅에 놓여 있는 시체를 가까이 가서 살펴보았다.
"프레드, 나는 이와 비슷한 상흔을 본 적이 있어."
해리스가 말했다.
블로그스도 곁에 다가가서 시체의 상처를 보았다. 그리고 중얼거렸다.
"역시 그 놈이야."
해리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흉기는 스틸레토야."
두 사람의 대화를 들은 경감은 깜짝 놀라면서 말했다.
"누가 범인인지 알고 계신 모양이군요?"
"추측할 수 있지."
해리스가 말했다.
"장소는 금지구역의 바로 곁이고, 당신들 특수임무반이나 MI 5가 이렇게 달려오는 것을 보니 이 사건은 보통 사건은 아닌 것 같은데, 내가 알 필요가 있는 것이 또 뭐가 있을까요?"
"
"서장이 우리들의 본부에 보고를 하기까지 당신은 아무 말도 안 하는게 좋겠소."
해리스가 말했다.
"경감님."
블로그스가 경감에게 말했다.
"그밖에 무엇인가 알아낸 것이 있으면 알려 주세요."
"현재 더 범위를 넓혀서 수사중이지만 지금 당장은 아무것도 없어. 저기 있는 옷이 시체를 묻은 곳에서 나왔지만."
블로그스는 그것을 집어들고 주의깊게 살펴보았다. 검은 바지와 검은 스웨터 그리고 짧은 흑색의 항공복 같은 가죽잠바였다.
"야간 행동용이군."
해리스가 중얼거렸다.
"사이즈는 꽤 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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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스가 덧붙였다.
"당신들이 생각하고 있는 사나이의 키는?"
경감이 물었다.
"180센티 이상이오."
"당신들은 우리 수색대원이 침몰한 보트를 발견한 곳을 지나온 것으로 아는데요?"
"아, 그래요. 그런데 여기서 제일 가까운 수문은 어디지요?"
블로그스가 경감에게 물었다.
"상류로 약 6킬로 가면 있어요."
"만약 범인이 보트를 타고 왔다면 수문 관리인이 얼굴을 보았을 테죠?"
"아마, 그렇겠지요."
"그렇다면 관리인을 만나봐야겠는데요?"
블로그스는 그렇게 말하고 자전거가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또 6킬로를 가야 하나.. 아이구 죽어났군."
해리스가 투덜댔다.
"군살이 빠지게 됐으니 잘됐지."
블로그스가 말했다.
운하를 따라 있는 6킬로의 선박 견인로는 자전거로 1시간 가까이 걸렸다.
본래 말이 다니도록 되어 있는 길이니까 노면이 울퉁불퉁할 뿐만 아니라 나무 뿌리나 돌 뿌리가 표면에 삐져나와 있고 물이 고여 있는 곳도 있었다.
수문 관리인의 집에 거의 왔을 무렵, 해리스는 땀을 뻘뻘 흘리며 욕을 해대고 있었다.
수문 관리인은 부드러운 햇볕을 쪼이면서 집 앞에서 파이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말하는 것도 동작도 꽤 느린 중년의 사나이로 자전거를 타고 오는 두 사람을 재미있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해리스는 숨을 헐떡이고 있었기 때문에 블로그스가 관리인에게 물었다.
"경찰에서 왔습니다만...."
"무슨 말썽이라도 생겼나요?"
첫댓글 오늘은 비가 안내렸으니까 종로에 아마 안가셨을꼬야....굿 나잇!! ^^*
ㅎㅎㅎㅎㅎㅎㅎ오후님^^ 막창이 뭔지 함 보여줘 보시죠...ㅎㅎㅎ난 한 번도 못먹어 봤는데...비오는날 이라야 할려나...사계절님,오후님 모두 좋은하루 되세요~~^^*
그 쫄깃쫄깃한 막창맛을 아직 모르신단말이에요 꽃별님? 이론...필히 사계절님이랑 꽃별님이랑 막창 구워가며 백세주 한잔 나눠야겠네요.. 꽃별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쩝! 곱창 보다 빨리 막 먹는데 막창이라나요? 더두 말고 백세까징 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