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은 답글이다
곽 흥 렬
카페 활동을 하다 보면, 자기가 올린 글에다 꼭 자기 자신이 댓글을 다는 이들을 심심찮게 만난다. 그런 사람들 가운데 더러는 하나도 아니고 두세 개, 심지어 일여덟 개씩의 댓글을 남발하기도 한다.
사전辭典에서는 댓글을 두고 “인터넷상에서, 한 사람이 게시판에 올린 글에 대해 다른 사람이 대답의 형식으로 올리는 글이다.”라고 분명히 정의하고 있다. 이처럼 사전상의 풀이에 기댄다면, 자기가 쓴 글에 자신이 직접 단 댓글은 댓글이 아니라는 이야기가 된다.
이치가 이러함에도 그들은 왜 자기 글에다 셀프 댓글을 다는 것일까. 아마도 사전상의 정의를 몰라서 그러는 것은 아닌 성싶고, 필시 다른 꿍꿍이셈이 있지 않나 하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 아무리 이해해 보려 해도 도무지 수긍이 가지 않는다. 곱게 보아 넘기지도 못하겠다.
그들의 숨은 의도가 몹시 궁금하다. 인터넷으로 카페나 블로그 같은 활동을 하는 이들이라면 고개를 끄덕이리라. 사람은 누구 없이 댓글이 많이 달린 글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게 마련이며, 이것은 인간 존재의 보편적 속성일 터이다. 이런 심리를 이용하여 조회수를 높임으로써 자신의 글을 돋보이게 하려는 얄팍한 술수에 지나지 않는다고 밖에는 달리 설명이 되지 않을 것 같다. 그들을 두고서 짧은 소견으로 ‘관종증 환자’라고 한다면 너무 지나친 표현일까.
‘바이럴 마케팅’이라는 말이 있다. 어떤 기업이나 회사의 제품을 소비자의 힘을 빌려 알리려는 홍보 수단으로, 마치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처럼 입소문이 나는 것을 활용하려는 마케팅 기법을 뜻한다. 그렇다면, 자기가 쓴 글에 자기 자신이 셀프 댓글을 다는 것도 일종의 바이럴 마케팅이라고 부를 수 있을는지 모르겠다.
여하간 이 같은 행태는 다분히 글의 질적 수준을 왜곡시키고 여론을 오도할 소지가 있기에 결코 바람직스럽지 못하다는 생각이다. 자기 글에다 굳이 첨언을 하고 싶으면 댓글 란에다 쓰지 말고 본글의 하단부에 한글로 ‘추신’이라고 적든지, 아니면 영어 약자인 ‘P.S’ 표시를 하여 얼마든지 덧붙이면 될 게 아닌가.
댓글은 자기가 자신의 글에 다는 추신이 아니고 어디까지나 그 글에 대한 다른 사람의 답글인 것이다.
첫댓글
사회정의나 바른말 옳은 자세등으로 글을 올리시는 분,
이번 글에는 댓글문화에 대한 바른 자세에 대하여 잘 읽었습니다.
이미 오래 전에 이 글을 올리고 싶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일이 좋은 말씀이고 바른 글입니다.
댓글=답글이라고 하셨는데
댓글에 대한, 게시글을 쓴 분이 달아주는 것이 답글로 간주했습니다.
인터넷상의 카페의 글은 대체로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게시글에 댓글로 성의를 보이고, 게시자가 답글을 씀으로 해서
방의 분위기를 이끌어 내기도 합니다.
아무리 좋은 글이 올라도 댓글이 없고 답글이 없으면,
on line 위주로 하는 방에는 재미가 없어서 독자들이 찾아주지 않는 것입니다.
게시자가 자기 글에 댓글을 올릴 수도 있겠지요.
지나친 것은 꼬리글이 한둘에 그치면 좋겠으나 꼬리에 꼬리를 무는
님의 말씀대로 관종증 환자가 됩니다.
수필방에서는 그러하지 못하도록 합니다.
수필방을 조심스러워 하는 것 같습니다.
결국 관종증 환자가 많은 방은 싸움도 잘 일어나고
상처도 많이 입고, 재가입 탈퇴를 거듭하는 회원이 많기도 하지요.
인터넷 카페는 꼭 정의롭고 인격있는 분들만 오는 곳이 아니거던요.
꼭 필요한 님의 글, 감사합니다.
말씀처럼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는 사안이니 참 조심스러운 문제인 것 같습니다.
괴질로 어지럽고 혼돈스러운 시절에 부디 건강 잘 챙기시고 행복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