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가난자인 거지 앞에서
나의 가난을 자랑하기엔
나의 가난이 너무 가난하지만
신문지를 쫙 펼쳐놓고
더 많은 국물을 위해 소금을 풀어
라면을 먹는 아침
반찬이 노란 단무지 하나인 것 같지만
나의 식탁은 풍성하다
두루치기 일색인 정치면의 양념으로
팔팔 끓인 스포츠면 찌개에
밑반찬으로
씀바귀 맛 나는 상계동 철거 주민들의
눈물로 즉석 동치미를 담그면
매운 고추가 동동 뜬다 거기다가
똥 누고 나니까 날아갈 것 같다는
변비약 아락실 아침 광고하는 여자의
젓가락처럼 쫙 벌린 허벅지를
자린고비로 쳐다보기까지 하면
나의 반찬은 너무 풍성해
신문 지을 깔고 라면을 먹는 아침이면
매일 상다리가 부러진다.
- 함 민복 시 ‘ 라면을 먹는 아침‘
* 마음으로 27년이 된 ’시사랑의 생일’을 축하 축하 합니다. 항상, 고비는 있었지만 나름의 기준과 확고한 신념으로 시사랑과 함께한 운영진과 매순간 애 써온 까페지기들 충고와 고언을 아끼지 않은 선, 후배 ‘시민’들께도 감사 한 마음 입니다. 조금 더 회원의 폭과 깊이가 확장되여 지역별로 시사랑모임이 확장되고, 지역에서 지역으로 모임에 찬조 할 수도 있는 시사랑이 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다시한번, 아직은 푸른 청춘인 시사랑 27 주년을 축하해~
첫댓글 라면이 일상적인 식사마냥 언제 먹어도 맛있고 정겹듯이 시사랑 또한 그러한 듯합니다. 오늘의 밥상에도 시가 있었습니다. 내년 밥상에도 있을 겁니다. 함께 축하합니다~~ 내년 시사랑 생일에는 직접 뵈어요^ 평강을 빕니다^^
시는 항상, 우리가 사는 생활속에 내재 해 있죠. 그것을 시로 받아들이냐는 개인 차이에 있죠. 우리는 시 범람 속에서 시를 읽어 내야 하지요. 다소, 슬픈 현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