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고구마 익어가는 소리 / 이헌 조미경
택배를 부치러 가까운 편의점에 들렀더니, 달작지근하면서
고소한 냄새가 난다. 그곳에는 고구마가 보기에도 먹음직스럽게 익어가고 있었다
순간 먹고 싶은 총동이 일었다. 어린시절에는 쇠죽을 쑤는 아궁이에 흙이 묻은 고구마를
넣어 두고, 출출한 저녁에 먹으면 얼마나 맛이 있던지. 지금도 군고구마를 보면 나도 모르게
손이 가고 입안에 침이 고인다.
얼마전 분당 고기동에 갈 일이 있었다.분당 고기동은, 아이들이 어릴 때 자주 다니던 동네인데
봄이면 그곳에서 고사리도 꺾고, 질경이도 뜯고 네 잎 클로버를 찾던 곳인데,
몇 년 전에는 고기동 공터에서 하얀 산토끼를 발견하곤, 잡아서 집에 있는
아들에게 주겠다고 잠시 토끼를 쫓았던 철없는 우리 부부가 산새를 보며 맑은 공기를 마시던 곳이다.
고기동에 가면서 하얀 토끼를 쫓아다니던 시간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 그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우리들은 점심 식사를 했다
점심 식사는 맛있었는데, 식당을 찾아가는 길은 좁았다. 식당에 도착해서 주위 경관을 살피니
그곳은 어릴 적 내가 살던 고향의 동네에서 보던 슬레이트 지붕을 한 오래된 집 한 채가 있었다.
도심에서 벗어나 아직은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길은 질척 거리고
식당 한편에는 아이들 얼음 썰매장을 만들어 두었고
손님들 기다릴 때 지루 하지 않도록 막걸리에 김치가 있었다. 술을 못하는
분들을 위해 가마솥에서는 옥수수차가 펄펄 끓고 있었다.
그리고 식당 마당에는 군구마를 굽는 기계가 있어
어릴 적 군불을 때면서 고구마를 구워 먹던 체험을 하는 곳도 있었다.
식당은 규모가 제법 크다 보니, 대기 손님이 많아서 인지 의자에 앉아 풍경을 볼 수 있도록
의자를 놓아 두었다.
음식 맛도 좋지만 식당 주변에 그득한 장독대가 이 집 식당 분위기를 대변한다.
비록 짧지만 추억을 맛보는 시간 되었는데, 특히 고구마의 추억을 한 아름 안겨준 식당의 운치가 새롭다.
군고마를 먹으며 커피 한잔을 앞에 두고 산새를 보니
마치 고향의 어디쯤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산에 나무들이 정겹게 다가온다.
그러나 다음에 찾으라면 찾지 못할 곳에서 맛있는 추억을 담아 보았다.
첫댓글 고구마는 식성에 따라 다르지만 군 고구마가 제일 맛있는 것같습니다
옛날엔 고구마가 지금보다 더 컸던것 같은데
요즘 조그만 하지요
고구마에 얽힌 추억 감상 잘하고 갑니다
어릴적 안방에 놓인 화롯에
우리 모두 둘러앉아 어머니가 화롯불에
구워 주시던 고구마를 입술이 까맣게
먹으며,
어머님의 옛 이야기를 듯던 그 행복한
밤이 주마등같이 떠오릅니다.
텃밭이 있어
내외가 먹을 만큼 고구마를 심습니다
요즘은,
나무 섶으로 군불을 지피지 않으니
향수 어린 옛 추억은 할 수 없으나
군고구마 굽는 냄비로 대신합니다
좋은 글,
잘 감상하였습니다
군 고구마
긴 겨울에 먹는 맛
딱 알맛는 음식이지요
좋은 글 주셔서 감사 합니다
군고구마는 참으로 맛있죠
군고구마를 사기 힘들어 집에서
에어푸라이어에 구워 먹는 답니다
요즘은 편의점에서도 파네요
군고구마에 대한 추억의 작품 즐감 합니다
오늘은 무척 화창한 날씨네요
아름다운 수요일 되시기 바랍니다^^
설 명일이 가까와 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