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레 쓸라
(Apres cela)
인생은 어디서 와서 무엇을 위해 살며 어디로 가는가?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누구나 한번 쯤 이러한 의문을 가져보았을 것입니다.
인생은 어디서 와서 무엇을 위해 살며 어디로 가는가?
나는 어디서 왔는가?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로 갈 것인가?
이 질문은 동서양의 모든 철학자의 질문이요 모든 인간이 갖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명쾌하게 답을 못했습니다.
프랑스 파리에 있는 한 수도원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큰 돌 비석이 하나 있고 그 비문에는 ‘아프레쓸라
(Apres cela)’ 라는 말이 세 번이나 반복해서 적혀 있다고 합니다.
‘아프레 쓸라’라는 말은
‘그 다음은, 그 다음은, 그 다음은’ 이라는 뜻인데, 그 유래는 다음과 같습니다.
고학을 하던 한 법대생이 마지막 한 학기를 남겨 놓고 학비를 도저히 마련할 길이 없었습니다. 그는 고민 끝에 신부를 찾아가 도움을 청합니다.
그러자 신부는 “마침 조금 전에 어떤 성도가 좋은 일에 써 달라고 돈을 한 묶음 갖다 놓고 갔네.
이건 분명히 자네를 위한 것일세.” 하고는 돈을 세 보지도 않고 이 학생에게 내어 주었습니다.
뜻밖의 도움을 받은 이 학생은 기쁜 얼굴로 봉투를 받아 돌아 나오는데 신부가 잠시 불러 세웁니다.
“한 가지 묻겠는데 자네는 그 돈을 가지고 가서 뭘 하려나?” “말씀을 드린 대로 등록금을 내야지요.”
“그 다음은?”
“열심히 공부해서 졸업을 해야지요.”
“그 다음은?”
“법관이 돼서 억울한 사람들을 돕겠습니다.
“좋은 생각이구만 그래 주면 좋겠네. 그럼 그 다음은?”
“돈 벌어서 장가도 가고, 가족들도 먹여 살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 다음은?”
심상치 않은 질문에 학생은 더 이상 대답을 못했습니다.
신부는 빙그레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그 다음은 내가 말하지. 자네도 죽어야 하네. 그 다음은 자네도 심판대 앞에 설 것일세.
알았는가?”
학생은 집으로 돌아왔지만 ‘Apres cela’라는 신부의 질문이 귓가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학생은 결국 돈을 신부에게 돌려주고 수도원으로 들어가서 수도사가 되었고,
보람되고 귀한 일들을 많이 하며 생을 보냈습니다.
그가 죽고 난 뒤에 그의 묘비에는 그가 한평생 좌우명으로 외우던 세 마디를 써 놓았답니다.
‘Apres cela,
우리들은 일생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계획들을 세워봅니다.
어떤 사람은 돈을 많이 벌어 행복하게 살기를, 어떤 사람은 명예를 얻어 남들에게 부러움을 사기를, 어떤 사람은 권력을 얻어 다른 사람 위에 군림하며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그 다음은,
그 다음은?...
어리석은 사람은 오늘의 삶이 전부인양 현실에만 급급하여 살아갑니다.
그러나 지혜로운 사람은 ‘내 삶이 언젠가는 끝나는 날은 반드시 온다!’ 라는 것을 항상 생각하며 삽니다.
우리의 영혼과 삶이 무기력하게 되는 이유는 종말 의식이 없기 때문입니다.
‘아프레 쓸라’
우리도 늘 기억하며 살아가야 할 단어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우리의 삶이 시한부 이기에 더 소중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언젠가 끝나는 그 날 후회없도록 하루 하루를 의미있게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