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하고 맛있는 가을찬 열일곱번째, 호박말랭이 볶음입니다.
호박을 말린것인데, 보통은 '호박고지'라 부르거나, '호박오가리'라 하는데, 왜? 말랭이일까하고 궁금하죠?
호박고지는 짤막하게 편썰어 말린것을 가리키고, 호박오가리는 아주 길쭉하게 돌려깍아 말린것을 가리킵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말린호박은 위의 어느것에도 속하지않아 말랭이라는 이름을 썼습니다.
기본은 호박고지에 가깝지만, 호박고지는 보통 속살까지 썰어 말린다면, 호박말랭이는 속살이 익어버려 겉살만 말린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쫄깃한 식감이 배나 높습니다. 하여, 무말랭이만큼이나 식감이 좋아 호박말랭이라는 이름을 빌려왔습니다. 또, 볶아 두고먹는 찬으로 너무 좋아서 가을찬으로도 소개합니다.
작년 여름갈무리하는 시기인 초가을에 너무 비가 잦아 호박말리기를 비롯한 말리기작업을 다 망쳐버렸습니다. 이에, 서둘러서 늦여름 볕이 짱짱하다 못해 맹렬히 뜨거울때부터 말리기 시작했습니다. 호박도 무척 더웠던지, 속이 익은것이 많았습니다. 여린 호박으로 주로 말리는데, 겉은 늙지않았으나 속이 잘 익어버린 호박을 사오게 되었습니다. 속을 보지않는한 얼만큼 익었는지는 사실 잘모르는데요. 보통은 크기가 작으마하고 아담한것이 여린것들이고 조금 크기가 크다 싶으면 속이 익었다 여기면 됩니다.
근데, 이번에 속이 익어버린 여린호박을 말려서 먹어보니 일부러 사다 말려야겠고나 싶었습니다.
밑반찬으로 아주 끝내줍니다. 오돌거리는 식감도 좋고 두고먹기에도 아주 좋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무말랭이보다 한수위가 아닐까싶은데요. 한번쯤 도전해서 말려두었다가 요긴한 밑반찬으로 챙기면 아주 좋을듯 하니다.
얼마나 쫄깃쫄깃 오돌오돌 맛난지 모릅니다. 말리면 호박도 단맛을 내어주는데다가 양념맛까지 더해져서 별미찬이 됩니다. 거기다가 한끼만 호로록 먹는것이 아니라 밑반찬으로 두고 먹을수 있어서 든든하기까지합니다.
호박말리기를 한창 하고 있다면, 한번쯤 고려해서 속이 익어버린 여린호박도 잘 말려 든든한 찬으로 챙기시길 바랍니다.
호박말랭이 볶음
재료: 호박말랭이 두줌, 대파약간
밑간: 국장장1큰술, 조청1/2큰술, 들기름1큰술, 고춧가루1큰술, 비정제설탕1큰술, 다진마늘1작은술
양념: 현미유 약간, 물3큰술, 양조간장1/2큰술, 조청1/2큰술, 통깨약간
호박말랭이 볶음은요,
속을 빼고 말린 호박으로 만들어야 맛이 살아요! 안그럼 속살이 불려지면 부드러워져서 말랭이식감이 안나와요. 참조
속살을 빼고 겉살을 도톰하게 편썰어 볕에 바싹 말려줍니다. (무말랭이처럼 생겼습니다.)
보통은 물에 불려 물기 꽉짜서 준비합니다만, 물에 살짝만 불렸다가 물 약간 붓고 보관팩에 담아 냉장고에서 하룻밤 정도 불렸습니다. 최대한 적은 수분기로 탄탄하게 불려주었습니다.
기본 불리기는 만졌을때 딱딱한 부분이나 느낌이 없어야 합니다. 부드럽다 느낄때까지 불려주면 됩니다.
수분이 많다 싶으면 물기를 꽉 짜주면 되구요.
준비한 양념에 밑간해준후, 팬에 볶아주기만 하면 됩니다.
볶으면서 수분보충이나 모자란 간을 추가하면 됩니다.
늦여름에 산 '조선호박'인데요. 요호박이 여릴때는 이런 초록빛이 였다가 익으면 짙은(검은빛)초록색으로 변한다고 해요.
공처럼 동글동글하게 생겼어요. 퉁하고 반을 써니, 속이 휭하니 비어져있지 뭡니까!
요즘은 길쭉한 조선호박을 사다가 속살까지 통으로 퉁퉁 썰어서 주로 말리는데요. 작년까지만해도 일부러 속살을 제거해서 말리기를 했었습니다. 하여, 잘되었다 하문서 속을 박박 긁어 내주고, 길쭉하게 퉁퉁 편썰어 말렸습니다.
볕에 짱짱하게 말리고 나니, 무말랭이같은 거여요. 어떤맛을 내어줄지 궁금해서 말리자 마자 요리했습니다.
우선, 넉넉한 물에 불리지말고 최소량의 물로 불려서 오돌거림을 더 좋게해보자는 생각에 슬쩍 물에 담갔다 촉촉해진 느낌이 들자 지퍼백에 담고 약간을 물을 부어주고 냉장고에서 하룻밤 정도 충분히 불려주었습니다.
(사실은, 궁금함은 하늘을 찌르는데, 당장 요리할 여건이 안되어.. 냉장고에서 불린거여요. 날도 하도 더운때였기도했고..)
다음날 지퍼백을 열어보니 오동통하니 아주 잘 불려졌습니다.
볼에 담아, 국장장1큰술, 조청1/2큰술, 들기름1큰술, 고춧가루1큰술, 비정제설탕1큰술, 다진마늘1작은술 을 넣고 버무려 놓습니다. 양념이 배여들 시간을 조금 줍니다. 5-10분사이 정도.
그리고, 팬에 기름살짝 두르고 볶아줍니다. 식감이 너무 오독거려서 물 3큰술을 넣어주고, 모자란 간도 보충해주면서 볶아주다가, 대파넣고 통깨뿌려 마무리~
자~
그릇에 담습니다.
아오~~이거 너무 괜찮은 초가을 밑반찬입니다. 무말랭이보다 더 맛있습니다.
무말랭이 좋아하시는 분들은 아주 좋아하실낍니다. 무말랭이보다 부드러운듯, 무말랭이보다 오독거리는듯.
이거 상상이 되십니까? 더 부드러운면서 더 오돌거리는 식감이라니..ㅎ
호박은 말려두면, 주로 나물로만 챙겨먹곤하는데, 밑반찬이 뚝딱 만들어지니 이거 신기하기도하고, 재미나기도 합니다.
나물용말고 밑반찬용으로 이렇게 말려서 초가을찬으로 두둑하게 준비하면 아주 좋을듯 합니다.
너무 슴슴하게만 간하지않으면, 두고먹는데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기본 짭조롬 달큰하니깐 그 누구의 입맛에도 잘 맞을낍니다. 거기다가 오돌오돌거리는 식감까지 있어서 맛있는 소리에 초가을밥상이 들썩 들썩 거립니다.
한창, 말리기에 신경쓰고 있다면, 호박종류도 통달하셨으리라. 속이 일찍 익어버리거나 늙기(누렇게 변하기) 전단계인 호박을 사다가 말리면 됩니다. 아님, 여린호박을 사다 속을 제거하고 말려도 됩니다. 재주껏! 취향껏! 욕샘내보시길.
요즘 '말리기'를 하면서 새삼스럽게 여름식재료에 대한 사랑에 흠뻑 빠졌습니다.
호박은 정말 기특한 식재료입니다. 그 지독한 여름볕에도 아랑곳하지않고 꿋꿋하게 우리밥상을 채워주었는데, 말려서도 든든함을 한껏 안겨줍니다. 아마, 이렇게 말린것들은 겨울- 내년봄까지도 채워주리라 여기니, 호박은 보배덩어리입니다.
아무리 기상변화와 날씨변주가 요란해도 '호박'만큼은 우리곁을 떠나지않고 불안한 우리밥상을 잘 지켜줄것 같습니다.
'호박'을 사랑하는일, 별거아니지만 우리맛을 배우는 기초의 기초가 아닐까싶었습니다.
여린호박은 초가을 중턱까지 맛보고, 초가을부터는 늙은 (잘익은 누런)호박이 우릴 기다리고 있습니다.
늙은호박은 또 겨울내내 든든한 먹거리를 제공할 것입니다. 잘 익을수록 영양도, 달큰함도 한가득이 되는 호박, 어찌 아니사랑합니까! 1년내내 가지각색으로 소중한 맛을 내어주니 진짜 복덩어리!!!!
이렇게 사랑하는 식재료가 하나씩 하나씩 늘어갈때마다 밥상이 풍성해짐을 느낍니다.
소중함을 배우는 것이 어찌보면 '건강한 밥상'을 채우는 기본임을 다시한번 '호박'을 통해 배웁니다.
초가을도 말리기를 통해 '호박사랑'에 한껏 빠져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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