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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서야 이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100 메가 급과 700 메가 급이 있었는데 드라마의 엉성함을 보니 100 메가 짜리로 받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군요.
현재 38회인가 보고 있는데 느낀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한국사극은 아직도 유치하고 엉성하다
한국사극은 항상 수다쟁이입니다. 웬 말이 그리 많은지...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을 극적인 세련미를 통해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다 말로 내뱉고 싶어하고 그래서 그것을 전달하기 위해 극중인물들은 별 쓸데 없은 말들을 설정에 맞지 않게 조잘거리며 하게 됩니다.
그리고 고증이 힘든 타국등의 씬(scene)들은 은유적으로 혹은 간접적으로 표현하면 좋겠는데 다 그것을 일괄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니... 당연히 엉성하고 유치해 보입니다. 유호정인가?.. 토요토미 히데요시로 나오는 것은 ..압권......
2 쿵푸 이순신
작가들의 짧은 역사, 인류학적 지식으로 넘겨 짚은 다른 나라의 풍습... 여진족이 활쏘기에 약하다.... 헛헛. 그리고 표정들이 왜 그리 유치한지...
언제 부터인가(90년대 초 삼국사기때 인것 같음) 사극은 액션을 중요시하고 액션드라마는 스턴트맨들의 억지스럽고 부자연스러운 경연장이 되었습니다. 그냥 푹 찌르는데 공중제비를 돌며 쓰러진다든지... 스턴트맨들이 자신들의 "기술"과 재주를 자랑하기 위한 불필요한 공연장이 되었다는 것이죠.
그리고 쓸데 없는 액션이 너무 많습니다. 아예 자르는것이 더 좋았을 것같은데 아마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집어넣은 것 같음.
스턴트맨들과 엑스트라를 부르는 데 돈이 많이 드니 본전을 뽑기 위해 과도하고 지루한 전투묘사를 한 것 같음. 문제는 현실적이지 못하고 코미디 같은 분위기 조성이죠. 쿵푸 이순신이라는 제목이 더 나았을 것 같습니다. Everybody Kungfu fighting~~~~~
그리고 중국액션사극영화 일본사극 등에서 베낀듯한 억지스러운 "조선무술" 재현도 문제입니다.
음... 그리고 너무 멋있게 그리려 노력한다는 것. 그런데 그 방법이 너무 유치해서 작가, 감독들의 연령, 교육수준, 인생역경(?!!! 주로 무엇을 보며 청소년기를 보냈는가에 대한)까지 짐작하게 만든다는 것..
3 항상 문제가 되는 고증
A. 이것은 나도 확실하게 알지는 못하지만.. 조선시대의 변방수비대는 직업군인이나 변방의 주민중심으로 뽑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같이 전라도에서 뽑아 북방으로 보내고 하는 일은 드물었던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작가들은 현대의 국군과 비슷했던걸로 착각하고 있더군요. 북방수비대가 전라도 사투리를 주로 하는 폭소유도의 만행을 저지르더군요.
군역은 주로 자기가 사는 지방근처에서 했지요.
그리고 군대의 분위기도 너무 억지스럽게 현대적으로 묘사하지 않았나 합니다.
원산폭격을 한다든지.... 말투도 너무 현대적으로 묘사하지 않았나 합니다.
B. 모두 형님 아우
저는 프로파일에 나온것보다(주민등록 번호가 없어 가명으로 다음에 등록했기 때문) 약간 더 나이가 많은 386세대입니다(프로파일에는 70년대 생으로.. 가지고 있는 번호가 그것밖에 없어서). 우리때만 해도 형 누나라는 말 자주 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친척이거나 아니면 아주 친한경우에만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형누나" 문화에 맞춰 극중 모든 인물들이 쉽게 형님 아우님 하더군요. 화기애애한것 까지는 좋은데 너무 억지 아닌가 합니다.
인터넷에 돌아보니 요즘애들이 어린생각으로 옛날에는 장유유서가 엄격했으니 나이차이가 조금만 있어도 형님등으로 불렀을 것이라며 자못 아는체하며 설명하더군요. 아닐걸요?... 불과 100년전만해도 2살정도는 "자네"라고 부르며 말을 튼 경우가 많았습니다. 신숙주등이 성삼문 박팽년보다 2-3살 어렸지만 친구였지요.
C. 조선 양궁법!!!
이것도 확실하지는 않은데..
드라마 초기에 보면 활을 좀 쏜다하는 사람들은 양궁쏘듯(둘째와 셋째 손가락사이, mediteranean grip 이라고 함) 하고 그나마도 안되는 사람들은 꼬마들이 우산살 꺾어 화살만들어 하듯이 엄지와 집게로 "pinch"해서 쏘는 만행을...
그정도는 고증을 받았을 텐데 생각해서 우리나라 활쏘기법이 다른 동아시아와 좀 다른가 보다하고도 생각했습니다.
30회 넘어 가면서 동양의 전통적인(서양에서는 "mongolian grip" 이라고 알려진) 방법대로 하더군요(엄지로 휘어잡는). 그런데 여기서도 내가 아는 grip 과는 좀 다르더군요. 몽골이나 서아시아 등지에서는 우리가 저급한 욕할때 하듯이 집게가 엄지위로 가는데 극중에서는 엄지 아래로 가더군요. 이것은 우리만의 활쏘기 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D. 항상 엮은 활
우리활은 영어로는 composite reflex bow 라고 하는데 (만궁?이라고 하나요) 안쓸때는 활줄을 걸지않고 반대방향으로 굽히게 두어야 합니다(strung <-> unstrung). 극중에서는 선물로 줄때도 활줄을 걸어두더군요. 무협영화의 사냥꾼이나 무사들이 활을 가지고 다닐때처럼 항상 활줄을 걸어서 뒤에 짊어지고 가는 둥. 1달도 안가 결단나지요.
이것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영국의 장궁도 마찬가지입니다. 꼿꼿한 막대기 처럼 가지고 있다 전투준비하며 활줄을 걸지요.
4 장황한 구성
너무 의욕적입니다.
고뇌하는 한 장수를 그려야하고, 한 여인의 슬픔을 그려야 하고, 군주의 고통을 그려야 하고..
그리고 너무도 상투적인, 술을 퍼마시며 썩은 세상을 개탄하고 미친듯이 웃어대며 자신만이 해탈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투의....
장황하고 너무 상투적이면 유치할 뿐입니다. 작가가 무엇을 전달하려하든 비효과적이죠.
5 불멸의 원균
가장 열받는 대목입니다.
더구나 그 동기가 너무 유치하다는.....
박정희가 이순신을 존경하고 일부에서 생각하기에 신격화 했다는 데 대한 반감으로 386세대들와 475 세대들이 생각해낸 "발랄"한 발상이 유치한 음모론에 근거한 원균명장론입니다.
김탁환, 고정욱 등의 시각과 전통적인(그리고 당연히 사실에 가까운) 관점과의 절충이 이 사극입니다.
날카로운 평가보다는 다 좋고 훌륭한 사람이라는 동네할머니류의 중재적이고 "따스한" 역사왜곡이죠.
지나친 절충, 포용은 유치입니다.
불멸의 이순신은 내가 항상 농담조로 얘기하는 "KBS 역사왜곡억지감동대하드라마"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것 같습니다.
6 신세대 작가들의 한심한 우리말 실력
"규방을 침탈" "고생끝 허영의 시작"
침탈은 침입해서 약탈등으로 빼앗는다는 뜻입니다. 단지 범한다는 뜻이 아니지요. 허영은 글자그대로 헛된 영화나 그에 대한 욕구입니다.
어떻게 대학 나왔는지 의문입니다.
국민학교때(우리때는 초등학교를 이리 불렀음) 공부 못하는 애들이 어려운 말 쓴답시고 잘못 구사하는 단어들을 연상시킵니다.
웃기는 것은 전혀 어려운 단어가 아니라는 것(한국에서 중학교 1년 마친 나도 아는..).
첫댓글 40회에서 closeup 으로 다시보니... 헉!!! 30회 이후를 먼저 찍었나요? 몽골식이 아니라 "우산살 화살"기법이더군요. 엄지와 집게사이에 화살을 끼워넣는... 너무 마구잡이군요.
ㅎㅎ 워게이머님 말씀이 전적으로 옳습니다. 저도 불멸의 이순신 볼적 마다 그런 생각을,,
ㅋㅋ 이거 원 드라마를 즐기기 위해서 보신게 아니라, 한마디한마디 꼬투리 잡으려고 보시는 것 같군요. ^^ 무섭숨다.
지금 68회 보고 있는데.... 으흐흐흐흐흐흑 너무 만화적인 대사 " 이순신, 너의 괴력은 어디까지란 말이냐?". 나 앞으로 3일 동안 계속 배를 잡고 웃느라 여기 못올것 같음.
그랬군요. 웬일로 원균사망을 기록에 가깝게 그렸나 했더니.. 기록에는 도망가다 너무 뚱뚱해서 칼을 짚고 헥헥거리다 죽은걸로 돼있지요. 그래도 도망가다 죽은것은 제대로 묘사했더군요(물론 용감하게 죽은것으로 미화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