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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후, 형과 나는 더 이상 노인의 간호를 받을 필요가 없어졌다.
형의 팔 한쪽이 부러지기는 했지만, 그리 오래갈 것 같아 보이지는 않은데다, 나는 이미 날아다닐 정도로 몸이 회복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 지긋지긋한 일나카르 산 차도, 침대도 이제 더 이상 나의 생활에서는 안녕이라 이 말씀이야.
그런데... 한 문제가 해결되니 다른 문제가 찾아와 버렸다.
"8일째라니?"
이제 다리가 거의 나아서 형에게 병문안을 온 마리오네가 어이가 없다는 듯 되묻는다. 그래, 안 그럴래야, 안 그럴 수가 없지. 옆에서 차를 마시던 칼리파 노인도 눈을 가늘게 치켜떴다.
"8일째 같은 꿈을 꾸고 있다구요. 맨날 키스할 대상이 없어서 얼음에만 키스하는 그 책에 나온 정신나간 남자가 하던 짓을 그대로 되풀이 하고 있다니깐요? 상식적으로 8일씩이나 같은 꿈만 꾸는 것은 말이 안되잖아요. 안 그래요?"
"상식적이든, 비상식적이든간에 불가능하... 이런, 타나카 오빠!"
마리오네가 대답을 하다 말고 갑작스레 놀란 듯 소리를 질렀다. 그녀가 타나카형에게 포리지를 떠주려다가 내 이야기에 지나치게 열중하는 바람에 그것을 타나카형의 손가락에 부어버린 것이었다. 갑작스레 뜨거운 포리지가 손가락에 닿자 화들짝 놀란 형이 소리를 지르자, 당황한 마리오네는 손가락을 닦아주려다 그것을 접시채 형의 배에 쏟아버렸고, 결국 카론이 형에게 물을 양동이에 떠와서 끼얹어버리는 소동이 발생했다. 부러진 팔이 거의 붙어가던 형은 그 대신 화상을 입어버렸고, 마리오네는 의원을 부르기 위해 황급히 밖으로 나갔다. 아...여신이여... 어째서 세이렌이 병문안을 오게 하셨나요...
"이래서... 마리오네는 부르는게 아니었어..."
형이 절망한듯 신음을 냈다. 나와 칼리파 노인은 형을 황급히 다른 침대로 옮기고, 차가운 물로 그의 배와 가슴 부분을 식혀주었다.
"그러고보니 영감, 몇일전에 해몽해 주겠다는 약속하지 않았어?"
노인은 잠시 멈칫하더니, 형의 배를 물수건으로 적시며 말했다.
"그래...그 약속..."
"약속했던 일주일도 한참 지났어. 이제 슬슬 알려줄 시간도 된 것 같은데?"
노인은 말없이 물수건을 바라보더니, 이내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것은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닐게다. 일단 네 형부터 치료하고나서..."
그 때, 갑작스레 의원과 마리오네가 들이닥치는 바람에 대화는 중단되고 말았다. 마리오네는 형의 살이 자신 때문에 형의 뱃가죽이 익어버릴 것이라며 호들갑을 떨었고, 의원은 그의 과장된 표현에 지친 듯, 형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내 예상인데, 저 의원은 아마 오는 내내 마리오네에게 엄청나게 시달렸을 것이다. 경박스럽긴.
"아주 경미한 화상이네. 물로 찜질을 해준 덕에 그리 큰 상처도 없을테니 너무 걱정하지 말게나."
그제서야 안심한 마리오네는 의원을 데리고 밖으로 나갔고, 노인은 그녀의 황당한 행동에 낮게 웃음을 터뜨리더니 내 귀에 속삭였다.
"오늘 저녁, 산딸기 언덕으로."
저녁을 먹고 나서야 집을 나와 산딸기 언덕에서 날 기다리고 있던 노인과 함께 언덕을 내려갔다. 그는 별말없이 산딸기 언덕 옆쪽으로 우거진 숲으로 들어갔다.
그렇지만 밤에 숲속에 들어가는건 정말 질색인데! 우리 마을 야밤의 숲속에선 오거(Ogre) 무리나 트롤(Trol) 하고 마주치는 경우도 있단 말이지. 물론 우리 마을이 보안체계가 엉망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이 지역은 타국과 매우 근접해 있는 국경지대이기 때문에 첩자나 전쟁을 막기 위해 마법이 걸려있는 몬스터 트랩(Monster Trap)을 설치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거 하나라도 밟는 즉시 끝장이라고, 그 자리에서 바로 악취 풍기는 몬스터들이 튀어나오니 말이야. 고블린(Goblin)부터 시작해서 운이 나쁘면 그리펀(Gripon)까지도 튀어나오는 경우가 있었다. 나는 동네 아이들과 칼싸움으로 단련시킨 알량한(?) 검술실력을 믿으며 비상용으로 가져온 목도를 꽉 쥐었다. 나오기만 해봐라...이걸로 확!!
"어...어디로 가는거야?"
...힘이 들어간 손과 용기가 비례하지는 않나보군.
"마나의 기운이 느껴지는 곳으로 간다."
이게 무슨 말이지, 나는 이렇게 생각하며 그의 뒤를 따랐다. 원래 잘 모를 것 같은 지식은 잘 설명해주던 양반이 왜 이러시지. 얼마나 걸었을까. 아나바데르 하천과 연결되는 숲의 끝자락 즈음에서 갑자기 노인이 걸음을 멈췄다. 나는 순간 그와 부딫혀버렸다.
"왜 멈추는거야?"
내가 살짝 짜증스럽게 말했지만, 그는 말없이 자리에 서있을 뿐이었다. 서...설마!!
"여...영감! 호...혹시...자...잠깐만, 자세부터 좀 잡고..."
"무슨 일 있느냐?"
노인이 의아한 표정으로 나를 돌아보았다. 그래, 나 혼자 바보짓했다 이거지. 미안해요. 미안하다구요. 그는 내가 민망해하면서 검을 내리는 걸 보고 고개를 갸웃하더니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는 자신의 이마에 검지와 중지만 펴든 손을 짚었다.
"엘라바하, 엑샤바흐."
노인의 이마에서 맑은 빛이 흘러나와 공중으로 퍼졌다. 이건...마법? 저 노인네가 어떻게 마법을 부리는 거지? 내가 혼란해하고 있는 사이, 그는 내 머리에도 손을 올려놓으며 주문을 외웠다.
"샤그리테, 임나바흐."
순간 내 머리에서도 맑은 빛이 흘러나왔고, 그것은 아나바데르 하천으로 날아가버렸다. 노인은 주문을 마치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물가에 도착하거든, 절대 눈을 감거나, 그 자리를 떠서는 아니된다. 알겠느냐?"
"아니...그보다...지금 뭘한..."
"아직."
정말 아무 설명도 안해주는군, 이 망할 영감탱이. 나는 다시 노인을 따라서 물가로 나왔다. 밤의 강가에 맴도는 채 가시지 않은 겨울의 여운이 온몸을 흔들어놓았다. 차가운 강물이 길을 따라서 행진하고 있었고, 달빛에 반짝이는 검은 실크같은 강물이 유연하게 흐르다가 일순간 공중으로 튀어올라...튀어올랐어?!
촤르르르-촤라라라락
이...이건 무슨 경우지?
"여...영감...저건..."
떨리는 목소리로 노인을 부르자 그가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그것은 바로 옆에서 들리는 소리가 아닌, 저 멀리에서 울리는 메아리처럼 들렸다.
"절대...그...자리를...떠나지...마라...! 보이는 것을...너무...믿지...-"
뚝-,
더 이상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자, 나는 황급히 몸을 돌려서 노인이 앉아있던 돌덩이를 바라보았으나, 그 자리에 있어야할 돌은 사라져 있었다. 방금 전, 그와 빠져나왔던 숲마저도...사라져버렸다.
"......"
할말을 잃은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이런, 이런 말도 안되는!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모든게 사라진 세상에 표류하는 조각배처럼 둥둥 떠다니는 듯한 야릇한 기분이 들었다.
다시 시선을 소용돌이치는 물기둥에 옮긴 나는 순간 내 앞에 나타난 광경에 눈앞이 아찔해졌다. 분명 물이었다. 그런데, 물에 형체가 있었다. 그것도 바닥에 착 달라붙어있는 사람의 형상... 그것이 입을 열었을 때, 나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게 되었다.
"......!"
"으아아아아아아!"
그 다음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정신을 차렸을 땐, 땀인지 아까 강물인지 모를 액체에 흠뻑 젖은 나 자신을 발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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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왔습니다!
슬럼프 속에 일주일간 잘 쉬었구요 -_-;;
지긋지긋한 슬럼프도 끝입니다...ㅜㅜ
기다리신 분들이...에;;; 있을라나...
읽어주신 분들 사랑합니다. ^^
ps. 몬스터 트랩은 지뢰 비슷한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국경지대에서 첩자라든가 국침을 막기위해 이용되는 것이죠.
삭제된 댓글 입니다.
아예 그냥 다시 써야겠군요;; 이렇게 읽기 힘드시다하니;;
잘 읽고 갑니다. 음... 저도 윗분과 같은 생각인데요. 글자체가 읽기 힘들어요.
알겠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수정할게요.
슬럼프 탈출 축하드려요! 저 같은 경우는 슬럼프에 빠지면 도저히 글이 눈에 들어오지 않더라구요. 예민한 성격은 아무래도 피곤하지요....음,
저는 작가님 글 재밌게 봤습니다. 내용도 좋을뿐더러 스토리도 탄탄하신 것 같아요. 하지만 군데군데 불필요하게 들어가있는 쉼표들이 글에 깊게 빠져드는 것을 방해하는 듯 합니다. 어느정도는 분위기조정에 도움이 될지도 모르지만 짧은 문장 사이사이에는 꼭 쉼표를 넣지 않으셔도 될 것같아요. 저 같은 경우는 글을 읽을때 말이죠. 속으로 모든 문장을 세세하게 따라읽으며 그 호흡도 같이 한답니다. 그런데 매끄럽지 못 한 문장을 만나면 당연히 호흡이 막히게 마련이지요.
따라서 대사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를 쓸때에도 직접 호흡해보고 소리내보는 것이 저는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작가님이 제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잘 알고 계실것이라 생각하고 이만 지겨운 잔소리꾼은 물러가겠답니다.. 주제넘은 참견이었다면 정말 죄송하구요.ㅠ.ㅠ 작가님 발전가능성에 기대하고 있을테니 앞으로도 건필하시구요. 다음편도 기대하겠습니다!
아뇨 충고 감사합니다... 쉼표는 되도록 줄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렇게 공백이 너무나 없는글은 읽으러 들어오셨던 분들도 나가게 할 수 있어요 책하고 달라서 공백이 없으면 눈이 아프더라구요 저는 ^^; 글과 대화 사이에 약간의 공백이 필요할 듯 해요 ~~~
그동안못읽은 나그네를주행하고왔습니다~!!
역시혼조님의글은 몰입이잘되는군요
다른분들이 공백지적많이하시는데 전
모바일로읽어서 편히봤더니 잘모르겠군요 하하
확실히 조금 읽기편하게할필요는 있는거같아요
글이너무붙어있으면 불편하기도하고 압박감이느껴져서.. 혼조님의 훌륭한 소설이 그 약간의 불편함으로
가려지고있는것같아 안타까울뿐입니다^^
다음편도기다릴게요 ! 어서내오세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