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김병현(22)이 뜻깊은 체험을 했다.지난 25일 귀국한 김병현은 27일 서울 현대백화점 미아점에서 올들어 처음 팬사인회를 열어 소아암과 백혈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사랑의 성금을 전달했다.김병현은 “사인을 할 때는 ‘많은 팬들이 나를 응원해주고 있구나’하는 생각에즐거웠는데,막상 암으로 고생하는 아이들의 부모를 대하니 마음이 찡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후 3시부터 시작된 이날 행사에는 부모를 동반한 어린이와 일반인 등 300여명이 참가했다.추첨을 통해 글러브와 배트,야구공을 받은 이들은 약 1시간30분동안 김병현의 사인을 받고 기념촬영 등을 했다.김병현은 계속되는 사인 요청에 손목이 아파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도 예정된 인원 모두에게 성실히 사인과 기념촬영을 해줬다.
김병현은 현대백화점 임직원이 내놓은 2000만원에 이날 모인 성금 전액을 보태 암으로 고생하는 손종인(3)군의 아버지 손군범(40)씨와 최현희(6)양의 아버지 최학철(37)씨에게 전달했다.처음부터 사인회를 지켜본 손군범씨는 “정말 고맙다.외국에서 고생이 많을 텐데,이렇게 도와줘 힘이 된다”며 감사의말을 전했다.최학철씨는 딸 현희양이 직접 그린 그림을 선물해 김병현을 감동시키기도 했다.‘현희와 병현 오빠와 함께’라는 제목의 이 그림은 최양이병상에서 이틀에 걸쳐 그린 것으로 암 치료로 머리가 없는 최양이 자신의소원대로 머리를 길게 땋은 채 김병현과 함께 눈사람을 만든다는 내용이다.
사인회를 마친 김병현은 상기된 표정으로 “갑자기 내가 지금까지 무엇을 하며 살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생하는 어린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며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