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수라(阿修羅)의 압수수색
김완
한 사람이 세상을 등진 이유를 알기란 불가능하다 비눗방울이 꺼지듯 홀연히 세상에서 스스로를 지워버린 이유가 겉으로 보이는 단순한 이유 때문일까 한 인간이 삶의 절벽 끝에서 겪는 어두운 심연 속으로 제3자가 들어갈 길은 없다 아수라(阿修羅) 출두를 앞두고 있다가 갑자기 세상을 등진 전 청기와집 특감반원 사건을 보면 더욱 그렇다 아수라가 ‘고인의 휴대폰을 강탈하듯 압수수색했다’라는 소식은 우리를 경악과 분노를 금할 수 없게 한다 살아 있는 참고인의 휴대폰도 함부로 압수수색할 수 없는데 어찌 저세상 사람의 휴대폰을 뒤지겠다는 것인가 하늘 나라 사람의 휴대폰을 뒤질 권한은 애초부터 땅 위의 아수라한테는 없다
'정확한 혐의 입증을 위하여 압수 수색은 불가피하다'라고 설명하는 아수라여! '김 모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의혹사건'에서 경찰이 신청한 압수 수색 영장을 아수라는 모두 기각한다 고래고기 환부사건에서 경찰이 불법 고래고기 유통업자 쪽 담당 아수라의 선임자인 해당 변호사의 사무실과 계좌 등을 압수 수색했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아수라는 경찰이 신청한 압수수색 영장을 모조리 기각한다 이 모든 것이 '아수라의 영장 청구권 독점'이라는 잘못된 제도 속에서 합리화되고 있다
이 사회에서 무차별적인 압수수색을 당하고 온전히 살아남을 개인과 조직이 얼마나 될까 지금 아수라 수사 주역들의 사무실과 휴대폰을 압수 수색해 들여다보면 어떤 결과가 튀어나올까 세상을 뒤흔드는 판도라의 상자가 될 것이다 '약 좋다고 남용 말고 약 모르고 오용 말자'라는 말을 기억하자 세상의 이치가 그러하듯 압수수색의 오남용은 아수라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오게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