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근처의 산은 안 다녀본 곳이 없다는 기사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70번 도로의 얕으막한 고갯마루에서 택시를 내려 살을 에이는 한기를 느끼며 배 과수원을 관통해 무덤들이 있는 야산 길을 끼고 잡목 숲에 삼각점(평택441)이 놓여있는 용암산(149.6m)으로 올라간다.
막걸리 한 컵으로 추위를 달래고 태양광 시설과 납골당을 지나 공장 절개지의 가시나무들에 찔리며 분뇨 냄새가 진동하는 목장을 통과해서 넓은 임도 길을 끼고 영인지맥과 만나 좁은 공터에 삼각점(평택315/76.9건설부)이 있고 표지기들이 펄럭거리는 용와산(238.6m)을 다녀온다.
송전탑에서 다시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족적이 어지러운 마루금을 보며 도로를 건너 공동묘지를 지나고 공장 왼쪽의 빽빽한 가시덤불 숲과 벌목지대를 힘겹게 통과해 능선으로 붙어 반질반질한 산책로 따라 봉수대를 만나 연암정에 올라 평택 시가지를 구경하고, 무인 산불탑 옆에 삼각점(평택444)만이 외로운 연암산(292.7m)으로 올라간다.
이정표들을 확인하며 임도를 지나고 삼거리에서 능선으로 붙어 마루금이 애매한 무덤지대를 지나 여우고개로 표기된 군도를 건너서 약수터를 지나 천주교 묘지로 올라가니 앞에 낮으막한 둔덕산이 서있고 왼쪽으로는 산성들이 있다는 물한산과 꾀꼬리산이 제법 육중한 모습을 보인다.
거세지는 바람을 맞으며 낙엽이 날라 다니는 능선을 지나 갑자기 까마득한 절개지가 있는 신설 고속화 도로를 만나서 잠시 당황하지만 왼쪽으로 놓여있는 동물 생태 통로를 확인하고는 무덤가에서 어묵과 라면을 끓여 마가목주와 막걸리를 마시며 든든하게 점심을 먹는다.
멀리에서 시설물로 보았던 송전탑 공사 도로를 지나 아무 것도 없는 둔덕산(x226.2m)을 넘고 배수지가 있는 어르목고개를 건너서 한동안 가파른 통나무계단들을 타고 진땀을 흘리며 삼각점(평택446)이 반겨주는 222.8봉으로 올라가면 데크 평상들이 있고 이정표에는 국사봉이라 적혀있다.
두루뭉술한 지형도의 국사봉(x222.8m)을 넘고 이충무공 묘소가 있는 실제 어라산이 아닌 이정표 상의 어라산을 지나서 안부에서 영인지맥과 헤어져 오른쪽의 널찍한 산길을 따라 도로를 건너서 종착점인 고용산을 바라보다 시끄러운 동네 견공들의 환영을 받으며 정상에 자리한 월주사로 향한다.
무덤들을 지나 능선으로 붙어 오른쪽으로 조금 떨어져 있는 월주사를 지나 바위지대에 삼각점(평택447)만이 놓여있는 월주산(190.4m)으로 올라가 한편의 무덤가에서 지나온 영인지맥을 바라보고 돌아와 사면으로 이어지는 편한 산길을 지나 시멘트 도로가 넘어가는 흔치재로 내려간다.
여기에서는 바로 이어지는 109봉을 넘어야 하는데 얕은 꾀를 부리며 왼쪽 사면길로 들어섰다가 변전소에 막혀 돌아가지 못하고 도로로 떨어져 성내리를 시계 방향으로 한바퀴 빙 돌아 기진맥진해서 고개로 올라가 후회를 하며 묘지 가에 앉아 남은 막걸리를 마시고는 한동안 쉬다 추위에 떨며 고용산으로 향한다.
철망 따라 소음을 들으며 공장을 지나고 산중의 외딴 시멘트 집 한 채를 지나서 정규 등로와 만나 곳곳의 바위 전망대에서 지나온 능선과 영인산을 바라보다 철 난간들이 쳐져있는 암릉을 지나 넓은 헬기장에 일등 삼각점(아산11/1985재설)과 정상석이 있고 태극기가 휘날리는 고용산(295.8m)으로 올라간다.
거세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석양에 물들어가는 영인산과 지나온 산길 그리고 아득하게 펼쳐지는 아산만의 정겨운 풍경들을 한동안 둘러보다 추위에 등을 밀려 아쉬운 발걸음을 옮겨서 267봉으로 돌아가 원래 계획했던 고용사가 아닌 교통이 좋다는 백련사로 하산을 서두른다.
뚜렷한 능선 길을 타고 어둠에 젖어가는 아산만을 바라보며 백련사를 지나 석곡마을로 내려가서 택시로 둔포로 나가 사천요리를 한다는 정통 중국집으로 들어가 떠들석하게 회식을 하는 중국인들을 바라보며 국물이 기름진 이상한 짬뽕에 소맥 두어잔으로 뒷풀이를 하고 평택으로 나간다.
이쪽 오신다는 공지 접하고 택배해드리고 싶었읍니다만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쩝~ 고향의 산이면서도 자주 못가는 곳을 추운날 고생하셨고요~ 엇그제 슬음산~양백산을 다녀와 검색해보니 방장님의 글이 눈에 들어와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언제봐도 느낌 살린 담백한 산행기에 감탄할 뿐입니다 다음 고향 근처오실때 함 뵙도록 하겠습니다 ^^
첫댓글 20키로를 10시간이 안걸렸네요. 비교적 빠르게 하신듯 합니다.
영인산이 저리 생겼네요.
길이 좋아요...영인산은 저 근처에서 제일 높으니까요. 그런데 각종 시설물들을 세워놔서 산이 망가졌습니다.
@킬문 고용산은 낮지만 조망이 좋아 박산행으로 또 ㅏ보고픈 산이었음다
고용산을 박산행으로 많이들 가시더군요.
아마도 서해로 가라앉는 일몰을 보려 그러겠지요.
저도 기회가 되면 1등 삼각점도 보고 박산행으로 가봐야겠습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고용산은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산이었습니다. 박 산행 때 한번 초청해 봐요. ^^
나도 다음에 시간날 때 고용산 가서 일몰 보구 싶네요, 박산행으로 가면 더 좋을 듯하네요....
바닷가라 조망이 아주 좋습니다. 야영 한번 가십시요.
이쪽 오신다는 공지 접하고 택배해드리고 싶었읍니다만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쩝~
고향의 산이면서도 자주 못가는 곳을 추운날 고생하셨고요~
엇그제 슬음산~양백산을 다녀와 검색해보니 방장님의 글이 눈에 들어와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언제봐도 느낌 살린 담백한 산행기에 감탄할 뿐입니다
다음 고향 근처오실때 함 뵙도록 하겠습니다 ^^
마음이라도 고맙습니다. 아산이 아름다운님의 고향이군요. 올해는 언제 산에서 한번 뵙죠.
@킬문 평택입니다 ^^
갈 수록 산길 거리가 줄어듭니다.
한 12,3키로 범위만 몸이 견디지ㅡ20여키로 되면 담날ㅡ산행에 하자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선생님 따라 다닐 몸 ㅡ만드는게ㅡ더
급해집니다
ㅎㅎ 자주 같이 하십시다...컨디션은 항상 달라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