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풀 고음악 시리즈 중 첫번째인 "에스테르하치 궁전의 밤" 공연에 다녀왔습니다
슈클 음악감상회로 미리 준비운동을 하고 가서 그런지 고음악의 매력에 더 한층 깊게 빠지고 온 것 같아요
올가 파셴코 뿐 아니라 다른 연주자들까지 모두 다 놀라운 기량의 고음악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보니
모던 음악과는 또 다른 고음악의 재발견이랄까요
반포 심산 아트홀이 마치 하이든이 궁정악장으로 있었던 에스테르하치 궁전처럼 느껴졌던
고풍스러운 아름다움이 가득한 밤이었습니다
이 공연의 제목이 "에스테르하치 궁전의 밤" 인 이유도 하이든의 작품이 포르테 피아노로 연주했을 때 그 묘미가 잘 사는 곡들이어서 프로그램 중에 하이든 곡이 많았고 그래서 하이든이 궁정악장으로 있었던 에스테르하치가 공연 타이틀이 된 것이 너무 딱 떨어지게 어울렸습니다 관객모두가 그 시절 에스테르하치 궁으로 초대받은 기분이었어요
공연장에 들어가보니 단차가 없는 반포 심산홀은 앞쪽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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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연주자는
포르테 피아노 올가 파셴코
트라베르소 얀 드 비네
바로크 바이올린 김은식
바로크 첼로 강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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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1부> 첫번째 곡은 하이든 트리오 Op. 100, No 2 로 바이올린, 첼로, 트라베르소 세 분이 연주하셨습니다
첫곡부터 트라베르소의 소리가 무척 인상적으로 들리는데 첼로 김효정님이 잘 받쳐주는 위에 바이올린 김은식님의 기량이 대단합니다
그리고 나서 김은식님이 고음악 시리즈 기획을 맡으셔서 올가를 소개하면서 잠시 인터뷰를 합니다
올가 파셴코 영어도 잘하고 말도 조리있게 잘하는데 연주는 더할 나위없이 똑 떨어집니다
올가 인터뷰를 한 김에 프로그램 순서를 바꾸어 올가의 포르테 피아노 독주를 먼저 합니다
하이든의 Fantasia in C Major 를 연주하는데
포르테 피아노의 장점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깔끔하면서도 파워풀한 연주입니다
예습 때 들었던 설명을 상기하면서 들으니 더 포르테 피아노의 음질이 매력적으로 들립니다
레가토보다는 명료하고 섬세한 아티큘레이션이 부각되는,
노래라기보다는 마치 말소리 같다는 말이 수긍이 됩니다
세번째 곡은 하이든 피아노 트리오 <집시> 인데요
예습 때도 인상적이어서 그런지 제일 귀에 잘 들립니다
포르테 피아노가 너무 리듬과 강약도 잘 살리다 보니 바이올린과 첼로와의 합이 척척 맞게 들립니다
특히 3악장은 피아노를 중심으로 박진감 넘치는 바이올린과 첼로의 경합인 듯 화합인 듯 최고의 협주를 보여줍니다
다만 바이올린 음량이 좀 크다 싶긴 했지만요
짧은 인터미션 후에
<2부> 첫번째곡은 하이든 플룻 트리오 D장조인데요
트라베르소, 바이올린, 첼로 세 악기가 딱 들어도 하이든~~ 같은 곡을 연주합니다
트라베르소 소리는 현대 플룻처럼 금속성의 소리가 없다보니 맑은 듯 푸근한 듯 아련한 여운을 남기는 소리로 귀의 저 안쪽을 후빕니다
두번째곡은 바흐의 둘째아들인 카를 필리프 엠마누엘 바희의 플룻 소나타를 얀 드 비네가 올가의 포르테 피아노 반주로 솔로연주를 합니다
맑고 단단한 포르테 피아노 소리를 배경으로 트라베르소의 소리로만 온전히 홀을 울리는데 아 이 소리는 새소리같기도 하고 사람의 속삭임같기도 해서 악기연주를 듣고 있다는 사실을 잊게 만듭니다
오늘 공연 중 두번째로 좋았던 연주였습니다
첫번째로 좋았던 연주는 바로 다음 연주인 올가의 베토벤 선제후 소나타 제2번 F단조 였어요
포르테 피아노가 첫 프레이즈를 울리자마자 아 베토벤~ 하고 알 만큼 오늘 공연 앞서서 들었던 하이든과는
완전 다릅니다 초기 베토벤 곡이어도 베토벤임을 알 수 있는 곡을 올가가 제대로 구현해 냅니다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자마자 바로 반응하여 공명해 내는 소리가 귓전을 때리고 사라지면
다시 저음부의 강렬하면서도 부드러운 음색이 슬며시 다가옵니다
올가는 파워와 부드러움, 강과 약을 한치의 오차도 없이 손가락으로 두드려주는데 소리만 들어도
그녀가 얼마나 영리한 연주자인지가 느껴집니다
이제 마지막 곡 하이든 피아노 트리오 D장조 입니다
이곡은 바이올린 대신에 플룻이 들어가서 포르테 피아노, 첼로, 트라베르소 세 악기로 마지막 대미를 장식합니다
이곡에서는 첼로가 대단히 파워풀한 리듬감으로 저음부를 받쳐준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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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풀 고음악 시리즈가 고음악에 진심인 기획자와 연주자, 그리고 고음악세계에 기꺼이 동참하려는 관객들이 만들어 낸 하모니에 힘입어 많은 공연들 중에서 그 음악적 가치를 발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