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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주 수요일 오후 5시가 되면 대원교회는 동네 어르신들에게 무료도시락나눔 '사랑애굿밥'을 나눠드린다. |
매주 수요일 오후가 되면 성남시 상대원2동에 위치한 대원교회 앞에는 동네 어르신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대원교회가 5시부터 나누어 드리는 무료도시락나눔 ‘사랑애(愛)굿밥’을 받아가기 위해서다. 교회가 준비한 도시락 350개가 소진될 때까지 먼저 오신 어르신부터 드리기 때문에 교회앞은 점심 무렵부터 어르신들로 점령된다.
5시를 기다리는 어르신들로 왁자지껄한 사랑방이 되버린 교회 밖과 달리 교회 안에서는 도시락을 준비하는 봉사자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수월한 조리와 배식을 위해 볶음밥이나 단촐한 국밥을 준비할 수도 있지만 굳이 조리를 해서 국이 있는 1식 4찬 도시락을 만든다. 어르신들이 집밥처럼 드시게 하기 위해서다. 이 지역엔 집밥냄새가 그리운 분들이 많이 산다. 그리고 교회가 여러분들을 귀하게 여기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서다. 정성은 덤이다.
봉사자들이 준비한 도시락이 식당 테이블을 가득 메웠다. 이날 메뉴는 시금치 된장국에 콩자반, 김치, 숙주무침, 그리고 불고기다. 간식거리로 요구르트와 ‘고소미’ 한봉지를 더 담았다. 코로나 예방하시라고 마스크도 하나 넣었다.
5시가 가까워오자 어르신들이 익숙하게 길게 줄을 만들었다. 줄을 세우는 봉사자들이 있지만 가끔씩 새치기가 시도되기도 했다. 그래도 큰소리가 나지 않는 것은 새치기로 인해 도시락을 받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봉사자들도 ‘아이고 할머니~’하고 혀를 찰 뿐 모질게 바로잡으려 하지는 않았다. 봉사자들은 대원교회의 각 기관에서 순번으로 차출된 성도들이나 직원들이었다.
5시 정각이 되자 봉사자들이 도시락을 나눠 드리기 시작했다. 도시락을 받아든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어딘가로 총총이 사라졌다. 무료도시락나눔은 빠르게 진행되어 교회가 준비한 350개 중 300개 정도를 나눠주고 15분여 만에 끝났다. 늦게 오시는 분들이 있어서 나머지도 모두 소진되므로 도시락이 남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코로나 팬데믹이 발생하면서 주위 밥차나 급식사업들이 활동을 중단할 때 대원교회는 오히려 이때가 더욱 밥나눔이 필요할 때라고 판단하고 지난 2021년 3월부터 ‘사랑애굿밥’ 사업을 시작했다. 도시락 100개로 시작한 사랑애굿밥 사업이 소문이 나면서 더 많은 어르신들이 찾아오게 되어 350개까지 늘렸다고 한다. 교회 주방이 준비할 수 있는 분량이 거기까지여서 교회는 당분간 이 숫자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도시락을 들고 집으로 돌아가는 한 할머니는 “집에 가서 영감이랑 나눠 먹을거야. 교회가 참 고마워”라며 뿌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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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학순 목사는 “대원교회 주위에 굶주리는 사람 없어야 한다”고 했다 |
“대원교회 주위에 굶주리는 사람 없어야”
대원교회 임학순 목사는 ‘사랑애굿밥’ 사역을 시작하게 된 동기를 이렇게 말했다.
“코로나가 터지면서 교회에 그 책임을 돌리며 이미지가 나빠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러던 중 코로나 이후 굶는 노인들이 많다는 이야기 듣고 부모님 대접하는 마음으로 이 사역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적어도 대원교회가 있는 이 지역에는 굶주리는 사람이 없었으면 했습니다”
대원교회가 위치한 성남은 본래 경기도 광주군 중부면에 있는 임야와 전답을 개발한 곳으로 1970년대 초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던 청계천과 서울 중심가의 무허가 철거민을 정착시키기 위한 난민촌으로 시작된 곳이다. 대원교회는 그런 격동의 와중인 1971년 9월 임은택 목사(경기연회6대감독)가 개척하여 창립51주년을 맞고 있다. 임학순 목사는 2003년에 이 교회 2대담임으로 부임했다.
지금은 성남시 안에 천당 아래 분당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살기 좋은 분당과 판교가 들어섰지만 구시가지인 성남지역은 여전히 서민들의 도시이고 대원교회가 있는 상대원2동지역은 무의탁 노인들과 독거노인들이 많은 특성을 지녔다. 코로나19 확산은 지역에 경제적 어려움을 더했고 우울감과 고립감 등 정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65세 이상의 어르신 및 노숙인들에게 따듯한 한 끼 식사를 통해 정서적 안정감과 육체적인 건강을 챙겨드리고자 무료도시락 나눔 사역을 시작했다.
사실 대원교회는 이미 6년전인 2016년 부터 지역에 거주하는 학교 밖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저녁식사와 놀이 문화 공간을 제공하는 ‘청소년ㅋㅋ밥차’ 사역을 해오고 있다. 100여 청소년들의 결식 문제를 해결할 뿐 아니라 위기 청소년들에게 적절한 도움을 주고자 연계기관과 연결해주는 허브 역할을 해왔던 것이다.
또 2018년부터는 방학 중의 결식아동들의 위험성을 감지하여 맞벌이 및 위기가정 등 돌봄이 소홀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어린이식당’을 운영해 왔다. 최근에는 방학에만 하던 사역을 확대해 학기 중에도 적절한 프로그램과 식사를 제공함으로써 다음세대가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지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대원교회의 이 같은 사업은 모두 주변의 소외된 이웃을 돌보고자 대원교회가 2012년 설립한 ‘사회복지법인 굿패밀리복지재단’을 통해서 이뤄지고 있다. 임학순 목사가 재단의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박진영 국장과 김빛나래 목사가 실무를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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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봉의 소장, 김빛나래 목사(가운데) 등 상담실 행정실무진들과 상담사들 |
지역사회 돕고자 굿패밀리복지재단 설립
굿패밀리복지재단이 지역사회를 위해 하는 일은 무척 많다. 굿패밀리 오케스트라, 20년간 연 6천만원 규모로 지급하는 굿패밀리 장학사업, 굿패밀리 상담센터, 성남시로부터 수탁받아 운영하는 상대원2동 제2복지회관, 노인주간보호센터, 국공립 상원어린이집, 30억 예산을 움직이는 은행동종합사업복지관, 은행다온장애인 주간보호센터, 성남시 다함께 돌봄센터 그리고 대원교회 초창기부터 운영하고 있는 대원신용협동조합 등등 수를 헤아리기조차 힘들지경으로 지역을 위해 많은 일을 해내고 있다. 덕분에 대원교회는 지역에서 ‘좋은 일 많이 하는 교회’로 소문이 나 있다고 한다.
특히 상담학을 전공한 담임목사 답게 ‘굿패밀리 상담센터’를 설립해 운영하는데 이 곳에서 연 3천건 가량의 상담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상담은 주로 학교폭력, 가정폭력, 성폭력, 알콜중독 등이며 교회는 이 상담사역을 위해 150여평 규모의 건물을 따로 구입해 8명의 상담사와 행정직원을 두어 지역사회의 정신건강을 책임지고 있다. 성남시 위탁으로 위기여성 긴급보호시설을 운영하고 폭력피해여성 보호시설, 상담원 자격교육, 지역 어르신을 위한 인지치료 집단 상담 등도 실시하고 있다. 임학순 목사는 감리회 총회인준기관인 감리교선교사상담센터와 중앙연회 부설 심리상담센터 엔(소장 김화순 목사)의 이사장과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대원교회 임학순 담임목사는 “모두가 어려운 이때에 교회가 먼저 앞장서 어려운 이들의 무거운 짐을 함께 지고 도우며 세상의 희망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어려운 이웃들을 많이 돕고 최대한 헌신하여 세상에서도 존경받는 교회, 품위 있는 성도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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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의 개발과 함께 미래를 준비하는 대원교회 모형. |
대원교회가 있는 상대원2동 전체가 재개발을 앞두고 있어서 대원교회도 큰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대원교회만 남고 뒤쪽으로 5,500세대의 아파트 단지가 조성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임학순 목사는 “변화의 시작점에 선 이 때에 대원교회는 초대교회와 같이 예수 그리스도의 몸으로써 지역과 세계선교를 능력있게 감당하는 교회로 나아갈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지역사회 전체가 다시 한번 변화의 시대를 맞는 대원교회가 어떤 미래를 그리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첫댓글 어려운 이들의 무거운 짐을 함께 지고 도우며 세상의 희망이 되는 교회~♡
한국교회가 다 그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