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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백술 시집 『복숭아나무를 심다』(詩와에세이, 2015)
●도서명_복숭아나무를 심다 ●지은이_성백술 ●펴낸곳_시와에세이 ●펴낸날_2015. 7. 15 ●전체페이지 144
●ISBN 979-11-86111-08-6 03810 ●국판변형(127×206) ●값_8,000원 ●문의_(02)324-7653
■ 표4
여기, 지나치게 정직하고 순수한 사람이 있다. 이래 갖고 세상을 어떻게 사나, 걱정이 되는 사람이 성백술이다. 그의 시도 그렇다. 그 어떤 기교도 상징도 은유도 역설도 찾아보기 어려우므로 반(反) 모더니즘 시라고 할까. 그런데 감동을 준다. 삼라만상에 미만해 있는 생명체 생로병사의 아픔을 전해주기에 가슴이 찡하고, 인간세상 희로애락의 비의를 전해주기에 코끝이 시큰하다. 소통불능의 시가 양산되는 요즈음에는 시를 읽다 피곤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그의 시는 역설적으로 우리에게 따뜻한 위안을 준다. 촌놈의 우직함과 솔직함이 우리에게 살아갈 힘을 불어넣어 준다. 1980년대, 그 질풍노도의 시절에 시인은 대학과 대학원을 다녔다. 시대의 모순을 누구보다 가슴 아파하면서 학문의 전당에서 ‘운동’을 했던 것도 그가 지닌 정직함과 순수함의 발로였다.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실상 혼탁하기 이를 데 없는 이 시대에 성백술 시인의 청정무애한 시는 묘한 울림과 떨림으로 우리의 영혼을 정화시킬 것이다._이승하(시인, 중앙대 교수)
■ 차례
제1부
새벽길·11/산막리에서·12/눈 오는 밤·14/불어라 봄바람·16/너를 만나러 가는 길·18/취업시장·20/대추를 씹으며·22/라면과 수제비·24/자본의 굴레 1·26/자본의 굴레 2·28/산불감시원·30/가을날·33/무량산·36/집·38
제2부
꽃이 질 때·43/눈병·44/돌·46/뻐꾸기 우는 유월·48/그리운 모텔·50/중환자실에서·52 /로또복권·54/청춘 시절·56/돌싱을 위하여·58
/지상의 방 한 칸·60/마음의 감옥·62/어두운 기억의 저편·64/조동댁·66/낯선 플랫폼·68/고향가든에 와서·70
제3부
진달래·73/공중목욕탕에서·74/거름의 향기·76/복숭아나무를 심다·78/개망초꽃·80/귀향·81/겨울 골짜기·84/우리 시대의 희망 혹은 사랑·86/인력시장·88/누님의 편지·90/아버지의 외출·92/시와 노동·94/귀환·96/왕개미집·98
제4부
장맛비·103/산길·104/막걸리·106/고추 모종·108/낫을 갈면서·110/노루·112/빨갱이·114/기다림·116/산판 가는 길·118/성장기·120
창·122/새·124/우리의 겨울·126/꽃 앞의 자멸·128
발문·131
시인의 말·143
■ 시집 속의 시 한 편
오늘은 산비탈 묵정밭을 일궈
복숭아나무를 심었습니다
당장은 무슨 복숭앗빛 꿈이
주렁주렁 열리는 것도 아닌데
우거진 칡덩굴이며 가시나무들을 쳐내고
깊이깊이 구덩이를 파내면서
돌무더기에 손발이 긁히고
팔 다리 허리 안 아픈 곳이 없었습니다
꽃이 피고 지고 새는 또 울고
한 해 두 해 세 해 몇 년을 자라야
잘 익은 금빛 복숭아 탐스러운
무슨 도원의 결의 같은 굳은 열매
바구니가 무겁도록 따 담을 수 있을는지
그런 것 지금으로서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단지 지금은 먼 내일을 위해
한 그루의 희망을 심어야 하는
바람 시린 봄날
거세게 몰아치는 바람은
어지러운 황사를 자욱이 몰고 와
입술이 푸르도록 부르트게도 하지만
아직 조그만 눈망울을 닮은 애기나무들
줄기를 키우고 잎을 피워올릴 수 있도록
잘 썩은 밑거름과 함께
땅속 깊이 뿌리를 다져넣었습니다
그깟 산비탈 밭의 복숭아나무
하루아침에 희망이 행복이
찾아와주리라고 믿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꿈이라든가 희망이라든가
먼 훗날을 위해 심고 가꾸어야 하는
복숭앗빛 향기 가득한 미래
당신의 부푼 젖가슴 같은 탐스러운 열매를 위해
오늘 하루종일 복숭아나무를 심었습니다
―「복숭아나무를 심다」 전문
■ 시인의 말
시인은 이슬을 먹고 살아야 한다. 아침 햇살에 빛나는 지독한 외로움, 지독한 그리움의 생채기에서 흘러내리는 그 투명한 수액을.
나의 시는 몇 개의 중독으로 이루어졌다. 알코올중독, 니코틴중독, 애정 결핍 그리고 지독한 가난과의 싸움.
내 시는 그 몇 가지의 중독이 남긴 결과물 즉 배설물들이다. 내 죽어 몇 개의 사리는 남기지 못할망정 여기 이렇게 살았다는 영역 표시를 해보는 것이다.
지천명의 나이에 첫 시집을 내면서 마음이 한없이 초라해지는 건 나의 깊은 중독증으로 인한 설사를 너무도 많이 한 탓이다. 더럽고 치사한 이 세상을 갈아엎지도, 뒤집지도 못한 탓이다.
이제는 가슴속의 새들을 꺼내어 하늘 높이 날려 보내려 한다. 부디 높고 멀리 비상하여 자유와 평등의 세상을 노래해다오. 사랑과 평화의 새가 되어 아름다운 노래를 해다오.
2015년 한여름 산막리에서
성백술
성백술
충북 영동에서 태어났다.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및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다. 2014년 『시에티카』로 등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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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성백술 시인의 첫 시집 『복숭아나무를 심다』 출간을 축하합니다. '시에 후원회' 선생님들께는 다음 주 월요일 발송예정입니다. 오는 18일(토) 오후 3시 영동 큰마루식당에서 열리는 성백술 시인의 출판기념회에서 축하의 마음 나누겠습니다.
성백술 시인과 함께 오늘에야 시에문학회 회원님께 시집 발송하였습니다.
성백술 시인님, 청정무애... 중독의 배설... 자유와 평등을 향한 비상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그날 좀 일찍 기차타고서리 영동 가야쓰겄다.
성백술 시인님, 첫 시집 『복숭아나무를 심다』 출간을 또또 축하합니다.
시집 출간을 마음담아 축하드립니다 ~ ~
축하합니다. 보내주신 시집 읽고 감동했습니다.
시집 상재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한국문학사에 빛나는 시인이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