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게 되었다. 병무청에서 ‘현역병 지원입영 롤 모델 수기 공모전’ 문자가 온 것이다. 자격?면허 및 전공의 특기를 살려 지원입영 한 사람이 취업이나 학업 등에서 성공한 사례를 공모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취업 할 때 군복무를 했던 계룡대 무궁화 회관에서의 현장경험이 취업에 굉장히 도움이 되었다고 평소 느꼈기에 글 쓰는 재주가 없고 많이 부족하지만 군 전역하고 정신없이 지금까지 지나온 나를 돌이켜 볼 겸 응모를 하기로 결심하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호텔조리과를 다니던 나는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가야하는 병역이행 문제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였다. 군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때 학교에 군 제대 후 복학하는 선배들 중 조리병으로 전역한 선배들이 있었는데 ‘부족하지만 군대에서 대량 칼질이나 요리를 할 수 있고, 자격증 시험도 군부대 안에서 접수하고 응시해서 취득할 수 있어 많은 기회와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이다’라는 선배들의 조언을 듣게 되었다. 나 역시 군대에서 칼질이라도 한 번 더 해보고 내 특기와 전공을 살리기 위해 조리병으로 입대하기로 결심하였다. 조리병에 대한 사전조사를 해보니 지원하려면 자격증이 필요했기에 양식조리기능사 자격증 취득 후 특기병으로 지원하였고 합격하여 2007년 11월 26일 대한민국 육군 조리병으로 입대하였다. 논산에서 5주 신병훈련을 마친 나는 계룡대 무궁화회관으로 전입하게 된다. 조리과를 다니고 있었지만 나는 흔히 어른들이 말하는 ‘먹고 대학생’, 대학생이었으나 조리에 대한 지식이나 스킬이 많이 부족했다. 조리기능사 자격증 1개와 조리과를 다녀서 많은 실습을 했지만 학교에서의 실습은 5-6명씩 1개 조로 나눠서 했던 것이었고 분담해서 실습하는 시스템에 시설도 부족했기 때문에 무궁화회관으로 전입할 때 많은 걱정을 했었다. 계룡대 무궁화회관은 쉽게 얘기하면 군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계룡대 안에 호텔식당이라고 보면 된다. 무궁화회관 안에는 헬스장, 목욕탕, 객실, 연회장 그리고 식사를 할 수 있는 많은 룸과 한식당 등이 있다. 그 중에서 나는 중식부 조리병으로 보직을 받고 2년간의 군 생활을 시작하였다. 중식의 ‘중’자도 모르고 조리에 대해 부족한 내가 조리병 일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긴장도 많이 하고 어리바리하고 정신도 없어서 실수도 많이 하며 칼로 손도 베이기 일쑤인 사고뭉치 이등병이었다. 중식메뉴는 가격대별로 다양하고 코스요리로 나가기 때문에 다양한 음식 재료들을 접할 수 있었다. 계룡대 무궁화회관에는 크고 작은 행사들이 많이 있다. 나는 군인 계급이라고는 이병, 일병, 상병, 병장만 알고 있었는데 어느 날 육군참모총장이 주관하는 굉장히 큰 행사가 있었다. 그 행사에 면과 튀김 등 내가 직접 튀기고 반죽한 음식들이 나갔었는데 육군참모총장님께서 행사에 투입된 병사들을 룸 안으로 불러서 수고했다고 칭찬을 해주셨다. 내가 직접 튀기고 반죽한 요리를 별 네 개의 참모총장이 드시고 맛있다고 하셨다니 나는 정말 너무나 영광이었고 조리사로서 보람을 느꼈다. 전역 전에는 면 반죽과 튀김의 달인이다 할 정도로 실력이 일취월장하였다. 중식 외에도 무궁화회관에서는 일식, 양식, 한식이 코스 요리로 나갔으며 2층에는 한식당도 있어 다른 음식들도 많이 접해 볼 수 있었고 연회행사 출장 가든파티 결혼식 등 다양한 행사도 지원했었기에 정말 너무나도 값지고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조리경험이 있는 조리사이기에 나같이 햇병아리 조리사를 꿈꾸는 이에게는 감히 범접할 수도 없는 분들이고 이런 분들과 2년의 군 생활을 하면서 정말 많이 배웠고 지금 나의 호텔생활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군 생활하면서 자격증 딸 기회가 있었는데 나는 아쉽게도 행사가 많아서 시험에 응시하지는 못하였으나 다른 생활관 병사들이나 육군지원부 식당 병사들은 중식조리기능사 및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한 경우를 본적이 있다. 이는 너무나 좋은 기회이고 미래에 요리사나 호텔조리사가 꿈인 친구들에게 전역 후 사회의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시간이 흘러 나에게도 전역이라는 꿈만 같던 날이 오게 된다. 다시 대학 2학년에 복학하게 되고 2학기 때 나는 요즘 청년들의 화두인 취업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조리과 입학 할 때의 꿈이었던 특1급 호텔의 문을 조심스럽게 두들겨 보았다. 밀레니엄 힐튼호텔과 지금 다니고 있는 JW Marriott 호텔을 지원하였다. 둘 다 서류전형 합격 후 인사담당자와 면접을 보게 되었다. 여기에서 많은 얘기를 하게 되었는데 그때 당시 나의 나이는 23살이었다. 당연히 나는 경력이나 경험이 있을 리가 없었다. 학교와 군대만 갔다 왔으니 말이다. 하지만 여기서 나는 계룡대 무궁화회관에서의 나의 조리병 생활에 대해 정말 많은 얘기를 할 수 있었고 결국엔 JW Marriott에 합격하여 나의 꿈이었던 특1급 호텔에 취업하게 되었다. 23살이었던 사회초년생 조리사가 어느덧 입사한 지 3년 가까이 되었고 후배도 하나 둘 생기기 시작했으며,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에는 산학 실습생들이 오는데 실습생들 중 아직 군 미필인 학생들도 실습을 많이 오고 내가 그 시절 고민하고 생각했던 군 문제에 많이 조언을 구하곤 한다. 나는 학생들에게 내 경험을 바탕으로 많은 조언을 해준다. 학생들이 나와 같이 계룡대안의 회관이나 큰 부대에 배치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그래도 꼭 조리병(특기병)을 지원해서 가라고 얘기 해준다. 병사식당을 가더라도 2년 가까운 시간동안 칼질이라도 한 번 더 할 수 있고 밥과 국, 반찬을 수백 수천 번을 해볼 수 있는 시간이고 자격증을 딸 수 있는 기회도 있기에 앞으로의 조리생활에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이 글이 조리병 특기 외에도 군 입대를 앞두고 어떻게 입대할까 고민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자신의 특기와 전공을 살려 특기병으로 입대하여 자기계발도 하고 2년 가까운 시간이 ‘그냥 군대 갔다 왔다’가 아닌 2년 동안 경력 경험을 쌓았다라고 생각 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이 글을 쓰는 동안 내가 지금까지 달려온 지난 시간들을 회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앞으로 나는 조리병이었을 때의 꿈과 마음가짐을 발판으로 더욱 더 발전하는 조리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
출처: 청춘예찬 원문보기 글쓴이: 굳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