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
夕
보름달처럼 정다운 당신께
더 애틋하고 특별한 情이 넘치는 명절
사랑의 가족과 함께
밝은 보름달같이
넉넉한 한가위 맞으십시오.
들풀/ 李永日 ◦ 高櫻子 拜上
조부모님 산소 성묘 24년 10월 05일
✺ [漢詩 한 수] 중국 명(明)대 왕수인(王守仁)의 '내 맘속의 보름달'
去年中秋陰復晴(거년중추음복청),
작년 중추절은 흐렸다 다시 갰는데,
今年中秋陰復陰(금년중추음복음).
금년 중추절은 흐리고 또 흐리네.
百年好景不多遇(백년호경불다우),
백년 인생에 호시절은 자주 못 만나는 법,
况乃白髮相侵尋(황내백발상침심).
백발이 차츰 늘어나면서는 특히 더하지.
吾心自有光明月(오심자유광명월),
내 맘속에 원래 밝은 달 간직했으니,
千古團圓永無缺(천고단원영무결).
길이길이 둥근 모습 영원히 이지러지지 않으리.
山河大地擁淸輝(산하대지옹청휘),
산하와 대지가 그 맑은 빛을 품었거늘,
賞心何必中秋節(상심하필중추절).
굳이 중추절에만 즐거움을 누릴 건 아니라네.
―‘중추절(중추·中秋)’ 왕수인(王守仁·1472∼1528)
변화무쌍한 인생살이에 호시절은 너무나 짧고 빠르게 흐른다. 늘그막이 되면 그런 느낌은 한결 더할 듯하다. 하나 시인의 심지는 흔들림 없이 꿋꿋하다. 한가위, 하늘은 맑았다 흐렸다를 반복하지만 시인의 보름달은 영원토록 이지러지지 않기 때문이다. 길이길이 둥글고 청정하기 때문이다. 나의 공명정대한 기개, 청정무구한 심지가 살아있는 한 세상 만물은 나와 더불어 언제나 광명한 정기(精氣)를 발산하리라.
옛 시에 등장하는 달의 풍경은 풍요, 향수, 그리움, 음주, 인생무상 따위로 점철되기 마련인데, 이 시는 드물게 시인의 삶에 대한 낙관과 옹골찬 절조(節操)를 보여준다. ‘인간에겐 슬픔과 기쁨, 이별과 만남이 있고, 달에는 흐림과 맑음, 둥긂과 이지러짐이 있는 법’이라 했던 소동파의 달관 못지않게 더없이 활달(豁達)하다. 이론과 실천, 앎과 삶의 합치를 표방하는 지행합일설(知行合一說)을 주창한 철학자의 기품이 풍겨 나는 노래다.
✵왕수인(王守仁·1472∼1528)은 명대(1368~1661) 중기의 대표적 철학자, 정치가이다. 호는 양명(陽明)이고 이름은 수인(守仁)이다. 명 초기에는 주자학이 지배적이었는데, 이에 대해 그는 독자적인 유학 사상을 내세우고 특히 육상산(陸象山)의 사상을 계승하였다.
그의 사상은 '지행합일'(知行合一), '정좌법'(靜座法), '치양지'(致良知) 등을 원리로 하는데, 이것들은 또한 그의 사상 발전의 단계를 가리키기도 한다. 그의 사상을 통해 일관하고 있는 것은 '사물(物)의 이치(理), 바로 우리의 마음이며 우리의 마음 이외의 곳에서는 그것을 찾을 수 없다(心外無物)'고 하는 말에서 보이는 것처럼, '심즉리'(心卽理)라는 입장이다.
지행합일은 지(知)와 행(行)이 모두 마음의 활용으로 하나라고 하는 것인데, 주자가 지(知)에 중점을 두어 얘기한 '선지후행'(先知後行)에 대립하는 것이다. 정좌법은 인욕을 버리고 하늘(天)의 이를 밝히는 방법으로서 치양지(致良知)에 의해 실천적으로 결합된다. 즉 우리 마음의 양지(良知)는 천리(天理)이고, 인간에게는 선천적으로 선악을 지각하는 마음이 갖추어져 있는데, 이것이 바로 양지로서 이에 의해 '지식을 넓혀 사물의 이치를 연구한다'(致知格物)는 실천도덕이 논해진다.
[참고문헌 및 자료출처 : 〈이준식의 漢詩 한 首(이준식, 성균관대 중어중문학과 교수, 동아일보 2024년 09월 13일(금)〉, Daum∙Naver 지식백과/ 이영일∙고앵자 yil2078@hanmail.net]
첫댓글 손자, 손녀가 아주 많이 의젓하게 성장했어요. 사랑합니다.
완전체네요. 빠진 자녀, 손자, 손녀 하나 없이...자손 모두 대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