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눈썹
유영호
외출준비에 머리를 감고
거울 앞에 섰다
내가 내 얼굴을 보는 일이 드물어
천천히 들여다보니
하얀 눈썹 몇 개가 도도하다
마음이 거북해 뽑아내려고
족집게를 찾았지만 보이지 않고
손으로 제거하려니 저항이 드세다
몇 번을 시도 했지만
미꾸라지처럼 요리저리 비켜가고
애먼 검은 털만 몇 개 뽑다가
시간에 쫓겨 포기했다
자동차를 타고 가면서도 자꾸
룸 밀러에 비친 놈에게 눈길이 간다
가늘고 부드러운 놈이
산전수전 공중전으로
철판보다 두꺼워진 내 면상을 뚫다니
그 능력이 울트라 썬 파워
너의 강인함에 경의를 표한다.
# 군더더기
나는 40대 초반부터 머리가 희기 시작해서
그때에 지하철을 타서 자리양보를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러더니 이제 나이를 먹어면서
몸에 있는 털이란 털은 다 흰털이 납니다.
눈썹도 예외가 없더라구요.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격은 철판보다 두꺼운 면상을 뚫고
삐져나오는 힌 눈썹....대단하지 않습니까?....ㅎㅎ
첫댓글 우리는 백의민족이라 했거늘
성스러운 흰눈썹에 경배하진 못할지언정 ㅋㅋ
ㅎㅎ좋은글에머물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