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한택 식물원]엘 갔었습니다.
미리 계획했던 건 아니고 헬스장에 가서 자전거 타다가 같이 간
선생님더러 느닷없이 물었지요.
"한택 식물원엔 지금 꽃이 다 졌을까?"
"한 번 가 볼까요?"
"그럴까? 그럼 오늘 가자"
그래서 갑자기 집에 가서 옷 갈아 입고 차에 올라 타고는 [네비게이션]으로
한택 식물원을 찾아서 출발했지요.
영동 고속도로를 따라 가다가 양지IC에서 빠져 나가니까 계속 [한택 식물원]표지
판이 나와서 찾아 가기가 쉽던걸요.
도착하니까 12시 반, 워낙 짠순이 아줌마들이라서 사 갖고 간 김밥을 차 안에서
먹고 갖고 간 커피 한 잔씩 마시고는 입장료 7,000원을 내고 들어 갔지요.
첫번째 우릴 반겨 준 것은 [산수국]이었습니다.
보랏빛과 흰빛이 어우러진 꽃잎이 정말 예뻤습니다.
꽃 둘레에 연 보랏빛 꽃잎은 곤충이 날아와서 수정이 끝나면 꽃잎을 오무린다
는 안내원의 설명이 재미 있었습니다.
집에 와서 [한국 식물 도감]을 찾아 보니(이영노 저) 제가 보고 온 산수국은
탐라 산수국이라고 했더군요.
처음엔 솔체꽃, 층꽃나무, 금강초롱,노랑어리연꽃,자주 꽃방망이. 노루오줌,
금꿩의 다리,등을 이름을 익히려고 애쓰면서 올라 가다가 나중엔 그 많은 꽃
이름을 무슨 수로 다 외우나 싶어서 포기하고 그냥 구경만 했습니다. ^^
나리원에서 본 나리꽃들은 참 종류도 많더군요.
그러다가 바위솔 팻말이 붙어 있는 델 가니까 야트막하게 깔려서 자라고 있는
푸른 바위솔이 하도 곱고 예뻐서 한참이나 서서 쓰다듬었지요.
저도 한 번 길러 보고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풍경에 계신 바위솔님 생각이 나서 배시시 웃었지요.
두 시간 남짓 걸어다니다 보니 다리도 아프고 목도 말라서 나무 그늘 의자에
앉아서 빙수를 한 그릇씩 사 먹었어요.팔을 듬뿍 넣은 빙수가 꿀맛이던걸요.
그런데 60은 되어 보이는 늙은 아들이 80은 넘어 뵈는 어머니를 모시고 온 게
보였어요. 늙은 어머니는 힘만 들었지 뭐 볼게 있다고 이딴데를 데리고 왔냐고
계속 투덜 댔고 아들은 연신 땀을 닦아 가며 어머니를 부축하며 걸었습니다.
효도를 하려고 모시고 온듯한데 늙은 어머니께는 힘만 들었나봅니다.
문득 시골에 계신 어머니가 생각 났습니다.
효도를 하려해도 부모님은 기다려 주시지 않는다는게 슬펐습니다.
우리 어머니도 지금까지 구경하나 제대로 시켜 드리지 못했는데 이제 제대로
걷지도 못하시니 어디 모시고 갈 수도 없습니다.
그 넓은 식물원을 골고루 다 돌아 다니며 구경하고 스템프도 찍었더니 예쁜
꽃 엽서 한 장씩 주던데요.
스템프는 금강초롱,한라 구절초,수련,유칼립투스등을 네 군데를 찾아서 찍어야
했습니다.
그렇게 돌아 오니 사진 올리지 못하는 저를 위해서 [그린키]님께서 산수국
사진을 멋지게 올려 놓으셔서 반가웠습니다.
어제 가서 그래도 꽃 이름 몇 가지는 알았습니다.
바위솔, ^^ 노루 오줌, 금강 초롱, 그리고 그레스 트리...
그레스 트리는 가느다란 실같은 잎(?)이 부채살처럼 퍼져 나갔는데 꼭 정수리
머리가 다 빠져서 훤히 들여다 뵈는 제 머릿속같아서 어려운 이름이었지만
외우게 되었지요.
첫댓글 하루를 까먹다... 알사텅처럼 달콤한 시간을 보내셨네요. 부럽습니다.
하루를 먹었으니 온전히 내꺼 만드셨네요. 그냥 보내버리는 사람도 허다한데요. 장 하신 안나님 !!!
허허 참!제 구역을 함부로 침입을 하시고...뭘 주무르셨다구요?? 이왕 오셨으면 전화라도 한 번 주시지 않구요?밉습니다! 자동차 바퀴에 구멍이 났어야 하는건데......외우기 싫으시면 핸펀 한 구석에 입력이라도 해 놓으세요.019-663-6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