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승을 거둔 기아의 4강행이 탄력을 받고 있다. 그러나 악재도 있다. 유일한 소방수 유동훈이 병역비리로 구속됐다. 4강 굳히기를 앞두고 당장 빈자리를 메워야 된다. 유남호 감독대행은 고심 끝에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강철(38)과 조규제(37)을 내세운 ‘386 더블스토퍼’이다.
유감독은 이미 불합격판정을 받은 김진우를 또다시 소방수로 기용할 생각도 했으나 마음을 접었다. 미련을 갖다간 일을 그르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래도 경험이 풍부한 노장투수들이 미더웠다. 말 그대로 이강철과 조규제는 산전수전 다 겪은 백전노장들. 이강철은 지난 2001년 소방수로 전환해 쏠쏠한 마무리 솜씨를 보여주었고 조규제는 쌍방울 시절 잘나가는 마무리였다.
이들은 14일 광주 한화전에서 한 차례 무력시위를 벌였다. 4-0으로 앞선 8회초 좌완 조규제가 먼저 등판했다. 신종길 데이비스 이영우 김종석 등 4명의 좌타자들을 요리하기 위해서였다. 기대대로 조규제는 삼진 1개를 곁들여 무안타로 처리했다. 매조지는 이강철의 몫. 9회 1사후 조규제에게 마운드를 넘겨받은 뒤 김태균과 김수연을 각각 외야플라이로 처리했다. 깔끔한 릴레이 뒤처리였다.
기아의 ‘386 더블스토퍼체제’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2군에서 구위를 가다듬고 있는 주전소방수(?) 신용운의 복귀가 미뤄지고 있기 때문. 그야말로 팀의 포스트시즌행 뒷문이 고목나무 두 그루에게 달려있는 셈이다.
이강철은 “중책을 맡았지만 (감독이)나이를 믿고 맡기신 것 같다. 후배들과 함께 매 경기 최선을 다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며 “둘 다 마무리 경험이 많은 만큼 별다른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