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긴 편지* [여태천]
당신이 말했다.
여기는 비가 와요.
거긴 어떤가요.
낯선 말 한마디에도 꿈은 시작된다.
가만히 지나가는 비를
세상의 지붕 위에서 기다리다니
당신은 또 이렇게 말했다.
비가 와요, 비가
혼자 있는 걸 알게 되면
정말 슬프지 않을까요.
나는 빗소리를 기록하는 일에
모든 밤을 쓰기로 했다.
또박또박 초점 없이 떨어지는 비
생각은 그렇게 앓기 시작했다.
무엇을 확인하려는 비처럼
간절히 기다리는 사람처럼
난 약한 사람
들이닥치는 비처럼 숨이 차다.
다정하다는 말이 타인 같다.
* 마리아마 바의 소설
- 감히 슬프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민음사, 2020
카페 게시글
시사랑
이토록 긴 편지* [여태천]
joofe
추천 0
조회 96
26.07.08 12:24
댓글 3
다음검색
첫댓글 시사랑카페의 데네브였던 '비가와'님은 비가 올 때마다 생각난다.
아마도 비가 오기만 하면 '비가와'님이 생각날 것이다.
오랫동안 카페활동을 잘 해주셨는데 어느날 갑자기 소리소문없이 사라지셨다.
오늘도 비가 오니 '비가와'님이 생각난다.
비가 안와도 이 시를 읽으니 비가와님이 생각이 나네요
금란초님이 내려주는 커피는 언제 마실 수 있을까요?
대전이 참 멀게 느껴집니다.
사실 한시간이면 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