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네이버 블로그
나 중학생 2학년 때, 도덕 선생님께 들은 이야기야.
선생님 집안은 선생님 어릴 때부터 설날이 지나면 특이한 제사를 지냈다고 해.
고무신, 운동화, 군화 등 각종 신발을 음식 상에 펼쳐놓고
선생님의 아버지만 다락방에서 혼자 제사를 지내는 거지.
국민학교 시절, 선생님은 신발 제사가 너무 궁금해서 다락방을 항상 기웃거렸는데 크게 혼쭐이 나고 그 후 다락방 근처도 가지 못했다고 해.
세월이 흐르고, 대입 수험을 끝낸 날. 가족들과 축하하는 자리에서 선생님은 이제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으니까
아버지께 진지하게 물어봤대.
"아버지. 그 이상한 제사는 왜 하는 거예요?"
선생님 아버지는 술 한 두잔에 취해 입을 쉽게 여셨대.
선생님 아버지는 6.25 시절 징집되어 휴전 때까지 군에 복무하셨는데,
전쟁 중 낙동강까지 밀리다가 인천 상륙작전이 성공하면서 북으로 북으로 진격하시다가
중공군의 기습으로 선생님 아버지가 속한 부대가 거진 와해됐대.
선생님 아버지를 포함한 11명의 부대원들만이 산길을 타고 남으로
남으로 걸어 내려오시게 되었는데
워낙 급작스럽게 공격 받은 시절이라 공급이 원할하지 못해서 항상 먹을 것이 부족하셨대.
그래서 산길을 따라 걷다 보면
추위와 굶주림 속에서 한명, 한명이 버티지 못하고 죽었는데
그때마다 죽은 병사의 군화를 벗겨내서 군화 윗부분에 말랑한 가죽을 조각내어 물에 삶아 먹고
그 힘으로 동네까지 내려오셨대. 무려 국군을 만날 때까지 말이야.
국군을 만났을 땐, 선생님 아버지를 포함한 부대원 3명만 고작 남았었고...
아무튼 모두들 무사히 전역하고 결혼도 하며 평범하게 살고 계셨대.
그런데 어느 날부터 선생님 아버지가 같은 꿈을 반복하여 꾸셨는데
함께 후퇴할 때 죽어나간 7명의 부하들이 맨발 차림으로 꿈에 차례차례 나타난 거야.
선생님 아버지는 죄책감과 그리움에 동료들에게 우리집에 가서 따스한 밥 한끼 하자고 손 내밀었는데
부하들은 한결같이 도리질 하며 이렇게 거절했대.
"저는 저승에 가야 합니다... 하지만 신발이 없어서 가지 못합니다.. 이를 어찌합니까?"
선생님 아버지는 그때부터 마음이 불편한 거야. 그래서 설 다음날 신발과 함께 제사를 지내신다고 하셨대.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씀은, 내가 죽으면 너희들이 그 제사를 이어라. 부탁하셨다고.
그런데 임종 직전 병원에 모인 가족들을 보시며 환하게 웃으시더니
신발을 신은 부하들을 보았으니 더이상 제사는 안 해도 될 것 같다고.
이렇게 말씀하셨대. 그리고 다음날 떠나가셨대.
첫댓글 허... ㅠㅠㅠ.............
ㅠㅜㅠㅠ 슬프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평생 죄책감에 사시다가 자유롭게 가셨구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ㅠㅠㅠ모두 좋은 곳에서 행복하고 따뜻하게 지내시길 기원합니다
ㅠㅠㅠㅠㅠㅠ
슬프다 ㅠㅠㅠㅠ 눈물 맺혔어 ㅠㅠ
아이고 ㅠㅠ
뭘 신을지 몰라서 다 올리셨구나...
슬프다 ㅠㅠ
ㅠㅠㅠㅠ슬프고 정성스러운제사네..
아..진짜 너무슬프다..가시는길은편안히잘가신거겠지. .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편하게 좋은 곳 가서 쉬시는 거면 좋겠다
아ㅠㅠㅠㅠ넘슬프다
ㅠㅠㅠㅠㅠㅠ
평안하세요ㅜㅜㅜ